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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빈둥빈둥

얼음공주 대신 겨울임금님 : 독일 하이델베르크

by 거지이모 2013. 12. 27.

2013년도 다 가고 독일에서 연말을 맞이하게 돼 기념(?)으로 거지고모 혼자 시부지기 가까운(?) 하이델베르크로 나들이 좀 가볼까 했더니 오랩이 같이 가주겠다고 한다. 하이델베르크는 지난 여름에 갔지만, 그 땐 오후 늦게 도착해서 걍 다리만 건넜.. 아니네, 다 건너지도 않고 반만 건넜네? ㅎㅎ 이번엔 하이델베르크 성도 가보고, 철학자의 길도 한번 걸어보고, 괴테가, 칸트가, 헤겔을 떠올려 볼까 했지..



2013년 12월 27일 금요일  Landstuhl-Heidelberg

한번 와봤다고 낯설지가 않았어. ㅎㅎ



하이델베르크 성에 올라가기 전에 뭘 좀 먹어둬야겠다 싶어서 식당엘 들어가 간단하게 브런치를 잡쉈다.



물론 맥주도 빼놓을 수 없음. 놓치지 않을 거야! ㅋ



성령교회(Heiliggeistkirche)는 여름이나 겨울이나 똑같네.



하이델베르크 성(Heidelberger Schloss)에 올라가기 위해 등산열차(Bergbahnen)를 탔다. 끄트머리에 타서 역방향으로 올라가는데 갑자기 속도가 쑥 올라가면서 조금은 무서웠다고 한다. 롤러코스터 타고 올라갈 때 느끼는 공포가 1초 정도 다녀간 기분.



성으로 가는 출구(Ausgang).



겨울이라 황량하기 그지없었다.



땅만 보고 걷는 사람을 위한 표식. ㅋㅋ



하이델베르크 성은 문헌상으로는 12세기경부터 있었다고 한다. 하나씩 둘씩 그리고 정원이 추가로 생겨났다. 하지만 벼락이 치는가 하면 30년전쟁이 일어나고, 프랑스랑 전쟁등등 복구할만 하면 전쟁이 일어나며 훼손된데다 1764년 벼락이 치면서 일어난 화재 이후 주민들이 돌이나 자재들을 가져가는 등등등 바람잘날 없었다. 하지만 그런 역사를 고스란히 이겨내서 이렇게 솔솔솔 돈을 물어다 주고 있지. ^_^V



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팔츠의 선제후(Kurfürst von der Pfalz), 보헤미아 왕(König von Böhmen) 프리드리히 5세(Friedrich V)가 여기 주인이었지.
부인덕후였던 그는 정원 만들어줘, 문 만들어줘, 자식도 13명이나 낳고.... ㅎㅎ 근데 부인복만 있었던지 팔츠에서는 14년, 보헤미아는 2년 만에 쫓겨났기 때문에 겨울임금님(Winterkönig)이란 별명을 얻었대...ㅎㅎ 무튼 헤이그로 망명간 뒤 네덜란드와 영국부인님나라이 주는 돈으로 평생 먹고 살면 좋았겠구만, 스웨덴 국왕 따라 다시 독일로 전쟁나갔다가 운명하셨다.



한편 프리드리히 5세는 자기 선조 중에 좀 중요하겄다 싶은 사람들의 조각을 새겨넣었다.
이 사람은 프리드리히 1세(Friedrich I. der Siegreiche).



 

이 아즈씨는 아부지인 프리드리히 4세(Kurfürst Friedrich IV. von der Pfalz).
그 외 사람들이 궁금하면 여기를 가보시오.




가운데 아즈머니는 뭐 익히 예상되는 바다. 단디 안하면 직인다? ㅋㅋ




매년 6월부터 8월까지 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맞춰서 방문해보자. 그러나 그 때 갔던 거지고모는 왜 못 봤지? ㅠㅠ
그리고 약제박물관이며 괴테의 비석이며 기타 등등 볼 게 많았지만 사정상 패스!




네카(Neckar)강이 유유히 흐르는 하이델베르크 전경이 한 눈에 보여서 좋았지만, 바람이 겁나 불어서 거지고모의 안면을 자꾸 강타하는 거야. ㅠㅠ 그러게 지난 여름에 올라왔어야....




사진 좀 찍어주겠다는 오랩의 말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냅다 찍었.. ㅋㅋ




지하에는 세계에서 제일 큰 와인통이 있는데 사람이 많아서 걍 다른 데서 찍었다. ㅋ
참, 그 통 앞엔 페르케오(Perkeo) 목상이 있는데, 하루에 18리터씩 15년을 마셨대. ㅎㄷㄷ




폐허 비스무리하게 보이는 성터. 한여름 밤에 귀신놀이 하면 딱! ㅋㅋ




등산열차가 아니면 저 길을 걸어 오르내렸겠지. 여기랑 철학자의 길을 왕복하면 진짜 다리 덜덜 떨리겠지?




아잉, 좋아~ ♥




오랩네가 가을에 가서 찍은 사진이 참 이쁘던데, 이 참에 거지고모도 봄여름가을겨울 찍어봐? ㅋㅋ




다시 등산열차를 타고 내려갔다. 내려갈 때도 손잡이 꽉 잡고 덜덜덜..




내려오니 어느새 날이 어둑어둑해져 거리엔 조명이 켜졌다.








어두컴컴한 성령교회 앞 광장(Marktplatz). 그 흔한 닭둘기 한 마리 없어.




여름에 이어 겨울 하이델베르크도 정ㅋ벅ㅋ




언니네 환자가 감사의 의미로 핫초코스푼을 선물로 줬는데, 거지고모가 홀라당 마셨거든? 맛나드라고.




뜨거운 우유에 저 숟가락을 휘휘 저어서 초코를 녹여 먹으면 된다.




거지고모가 돈만 좀 있으면 한국에 들여오고 싶다곡! ㅎㅎ




2013년 마지막 주말이라서 그런지 추운 날씨에도 쇼핑나온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더라.




쇼핑에 눈 뜬 남편님 때문에 추운 길바닥에 쭈구리고 앉아 아기 우유 챙기는 무려 의사선생님.. 아....! ㅠㅠ
이렇게 오랩 흉이나 보면서 훈훈하게 나들이를 마쳤다. ㅋ
괴테며 칸트며 헤겔이며 베버며 야스퍼스 프롬 기타 등등은 또 다음 기회에~ 공부하고 오라는 뜻인가?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