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故 정기용 건축가를 기리는 버스. 올해는 제주로 달려왔다.
2016년 3월 13일 일요일 일도2동 기적의 도서관-한림읍 귀덕리-동홍동 기적의 도서관
잔뜩 흐린 가운데, 거지이모를 두 팔 벌려 맞이하는 제주시 기적의 도서관
조용하고도 클래식하게 잠시 추모하는 자리.
자리가 자리이니만큼 도서관 위 사무실 공간도 개방해주셔서 잠시 올라가봤다.
천창의 모습은 나중에 확인할 수 있었고.
유아들을 위한 그림책방에서 본 도서관의 모습
밖으로 나와 둘러보는데, 롱샹성당에서 보았던 빗물받이가 생각나서..
역시 책을 읽는 곳은 따뜻한 햇살이 많이 들어야 해.
잔디가 푸르르고 날씨가 따뜻해 지면 이 곳에 사람들도 넘쳐나겠지?
아까 사무실 입구에서 보았던 천창의 모습
거지이모에게도 도서관은 언제나 공부하는 곳일 뿐이었는데, 이제는 책, 그 자체에만 주목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니 그게 바로 기적이 아닐까.
어딘가를 응시하시던 교수님 도촬 ㅋ
아마도 여기서 보는 건 이게 마지막이겠지. 고마웠습니다.
버스를 타고 점심식사를 하러 생전에 제주 오실 때마다 갔다는 식당엘 갔다. 원래는 일요일에 영업 안 하는데, 오늘 이 행사를 들으시고 흔쾌히 받아주셨다고 해.
섬에 와서 몇 번 갈치국을 먹은 적이 있었느데, 여기가 제일 맛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고추도 썰어넣고 고춧가루도 더 첨가해서 드시던데, 거지이모 입엔 이대로가 딱! 적당하게 칼칼해서 좋더라. 앞으로도 종종 찾을 것 같아.
이제 한림읍 귀덕리로 이동해서 마을을 둘러보았다. 김석윤 선생님께서 이런저런 에피소드들을 들려주셨어.
교수님과 창민이. 뭘 저렇게 열심히 보시는 건가 했더니,
너였나? ㅋㅋ
잡종견이지만 다부져보이는 입매며, 탄탄한 몸통까지 너란 녀석, 매, 매력....적인데?
이제는 사라져가는 올레의 흔적이지만 이곳은 아직도 남아 있어서 좋은 공부가 되었다.
아무렇게나 툭 올려놓은 듯한 돌담 위로 빗줄기는 무심히 흩어지고..
언제 봐도 신기하고 아름다운 제주의 돌담
이제는 사라져가는 올레의 흔적이지만 이곳은 아직도 남아 있어서 좋은 공부가 되었다. (2)
이제는 뭐 섬 구석구석까지 미치는 현장. 막을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되지만 원래의 모습과 조화로운 공존을 모색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 살아가는 이 풍경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주차의 달인! 이보다 더 가지런히 종류에 맞게 착착 댈 수가 있을까!
마지막으로 서귀포시 기적의 도서관을 찾았다.
도서관 내부의 숲속 이야기 나라. 날씨 좋을 땐 여기 나와서 읽으면 더 없이 좋을 것 같은데..
책 찾는 아이가 귀여워서 교수님이 다가가셨는데, 무심히 모른 척(?) 하던 교육 잘 받은 아이 ㅋ
거지이모는 故 정기용 건축가와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 너무나 유명하신 분이고 책이나 다큐나 전시회 등으로만 알던 분이니까. 그런데 해마다 이렇게 그 분을 기리고 함께 하는 자리가 지속된다는 것만으로도 인품이나 살아온 삶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돌아오는 길에 우스갯소리로 20년 뒤에 교수님 버스도 운행하자고 그랬는데, 과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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