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빈둥빈둥

크리스마스 마켓 II : 독일 장트벤델

거지이모 2013. 12. 15. 21:00

어제와는 다르게 좀 더 큰 마켓으로 가보자 해서 또 나왔다. 근데 크리스마스 마켓이라고 다니긴 하는데 딱히 사는 건 없어. 양재동 코슷흐코에 가느라 차에 치이고 사람에 치여놓고 구경만 하고 오는 격? ㅋ



2013년 12월 15일 일요일  Landstuhl-Sankt Wendel


조카느님 어여쁜 리본도 달아주시고 기분이 나쁘지 않았어. 평소엔 머리에 뭐가 올려진 느낌만 나도 막 치우거든. 모자는 물론이요, 머리띠, 핀 등등 홱 잡아빼버린단 말이지.




집에서 한 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장트벤델은 인구 2만5천의 작은 소도시이다. 여기 태생의 유명한 사람으로 무려 칼 마르크스의 하녀이자 정부, 헬렌 데무스(Helene Demuth)가 있다. 맑스의 사상을 부정하고 싶은 자들이 공격하기 좋은 소스로 쓰이기도 한다. 살아서도 지못미 죽어서도 지못미 ㅠㅠ




마켓으로 들어가는 문. 우리가 도착했을 무렵 마침 퍼레이드가 지나가고 있었다. 거지고모, 매의 눈으로 동선을 캐치! 조카느님을 퍼레이드에 참가시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으나, 아빠는 주차하느라, 엄마는 유모차 챙기느라 사진을 찍지 못했어. ㅠㅠ




어제의 마켓은 잊었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떠밀려서 떠밀려서 걸어다녔어.
겨우 조금 한적한 골목에서야 사진찍는 여유.




가족 단위로 많이들 나왔더라고.




중세 복장으로 싸돌아댕기는 자들. ㅋㅋ 아닌게 아니라 마켓의 일부에선 중세시대로 재현해서 눈요깃거리를 제공했지. 그런 축제도 있다고 하는군.




골목길 사이로 벤델리누스 바실리카(Wendalinusbasilica)가 보이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는 있기 마련인데, 바실리카까지 가는 작은 골목길에도 예수님 탄생과 관련된 사건들을 모형으로 재현해놓거나 또 이렇게 사진찍으라고 배려해줌. 근데 아무도 안 찍더라고. 허나 우리는 사진에 열광하는 한국사람이라지만 거지고모만 한국사람 나머지는 미국사람 이니께 ㅋ




벤델리누스 바실리카(Wendalinusbasilica)는 15세기경에 지어졌고 수도원장이었던 성 반델리누스(Saint Wendelin or Wendelin of Trier)의 무덤이 있는데, 해마다 10월이면 이곳을 순례하는 행사가 열린다고 함. 도시 이름만 딱 봐도 답 나오잖아.
이곳을 지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옷깃이 닿았던가.. 걍 떠밀려 떠밀려 가게 되더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성당 뒤에서 추러스 흡입. 성당 주위는 다 먹는 장사였음.




가만! 이 영감님은 뭐지?




아이들에게 사탕 나눠주시는 성 니콜라스(Saint Nicholas).
산타 영감님이랑 사진찍을 수 있대서 거지고모는 뻘건 옷 입은 영감님만 계속 찾았더니, 성 니콜라스였던 거야?
근데 얼굴을 곰곰히 보아하니 거지고모보다 한참 어.....




길 따라 내려가니 본격 광장(Am Schloßplatz)이 나왔다. 여기서 공연도 하고 먹기도 하고 뭐 그런.




독일 아줌마, 초상권 미안. ㅋ




이제 크리스마스 마켓의 정체를 알았다. 걍 사람구경 하다가 글뤼바인이나 마시고 군것질 하는 날! ㅋ
대도시는 몰라도, 이런 지방 소도시에 뭐 즐길 거리가 있나. 우리처럼 당구장이 있길 해, 노래방이 있나. 걍 다방이나 빵집만 있지. 심지어 군것질 할 문방구 하나 없음. ㅋ 그러니 이런 장이 열리면 우르르 몰려들 수 밖에 없을 것 가틈.
그렇다면 옥토버페스트도 이런 거......?




이렇게 또 독일 시골 마을을 한번 다녀 감. 헌데 주가 다른데 왜 카이저슬라우테른(Kaiserslautern)이 찍혀있나. ㅎㅎ
암튼 이제 시골은 고만 다니고 싶다, 도시가 그리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