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보다 가깝고 서울보다 싼 : 일본 쓰시마 히타카츠
다음 학기 복학이니, 기숙사니 이런 저런 걱정거리로 정줄을 놓기 3보 직전에 직면한 상황을 잠깐이나마 잊어보고자 떠난.....?
은 개뿔, 꼴랑 반나절이라도 또 가고 싶어진 탓에 이번엔 이즈하라의 반대편, 히타카츠로, Go!!! ㅋ
2012년 7월 2일 월요일 부산-比田
이즈하라 행과는 달리 배 시간이 오전 9시라 여유로운 편. 7시 반까지 오라는 문자가 있었지만 고작해야 승선권과 귀국 승선권 교환권을 수령하는 것일뿐, 거기다 지난 번에 보니 굳이 제 시간에 따박따박 도착할 필요를 못 느끼겠어서 집에서 느긋하게 출발했더니 중앙동역에 내릴 즈음 독촉(?)전화가 온 듯(무음으로 해둔 걸 깜빡해서 온 줄도 몰랐음).... 그래봐야 열분 늦었는뎅.. 힝~
하지만 도착해서 승선권 받기까지 5분 만에 일사천리~
시간은 여전히 남아 돌고 할 일은 없어 2층 여자사람 화장실 구경하던 와중에 거지이모 면상 대공개!
라고 해봤자 아무도 찾지 않는 유령 같은 거지이모 블로그. ㅎㅎㅎ (2)
근데 왜 이리 자태가 늠름하지??? -_-;
거지이모의 승선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비틀. ㅋ
이로써 한국 부산-일본을 오가는 배 종류는 다 타봤다. 고속선은 여러 번 탔었는데 어쩌다 보니 계속 코비만 탔네 그려.
보아 하니 광양과 시모노세키를 오가는 노선은 없어진 듯 하고, 동해-마츠에 노선은 시마네 현이 독도를 두고 다케시마라는 되도 않는 소릴 하는 한 타지 않을 생각. 시마네 현은 일본에서도 낙후한 지역인데 저따위 동네에다가 우리가 먹고 사는데 도움을 줄 필요가 있는지...
근데 모지로 가던 세코마루는 아직도 댕기는가? 그 배가 제일 깨끗해서 좋았는데..
모처럼 바깥나들이에 나선 엑페. 이 녀석네 박대리는 몇 년이 지났어도 참 인내심 많은 터라 가끔 이렇게 GPS 신호 잡을 때 써먹곤 하지. 이 놈보다 한참 뒤에 나온 블베네 박대리는 인심이 박해도 너무 박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급가출을 하곤 하지. 엑페네 박대리 아녔음 어쨌을 거야..? ㅋㅋ
창 밖으로 보이는 조도, 해양대학교. 건물이 참 많이도 늘었다.. 여기 다니던 친구랑 걸어가면서, 전시에는 산이 갈라지면서 뭔가가 나올 지도 모른다고 그랬는데.. 아, 옛날이여~
다르빗슈의 선발 경기를 보며 시간을 보낸 새 이렇게 섬에 점점 접근해 가고...
배가 정말 일직선으로 곧장 달려왔음.
세종대왕께서 정벌 이후에 더 신경 좀 써주셨음 저 길은 국내선이 되는 건데..
히타카츠 항의 출입국 사무소 건너편 모습.
히타카츠 항 터미널 건물. 아, 정말 지금 우리나라 어딜 가도 저 정도의 공공건물은 찾아보기 힘든데..
히타카츠 시내(?)로 가 볼까?
카미쓰시마가 거지이모를 완전 환영한다는 문구. ㅋ
집도 있고 차도 있고 배도 있는데, 사람만 없는 곳.
집도 있고 가게도 있고 차도 있는데, 사람만 없는 곳. (2)
조금 걷다가 발견한 빵집. '하, 7080 스퇄이라니! 이런 곳도 있구나' 하면서 지나갔는데....
갓 구어낸 빵 냄새가 거지이모의 발길을 붙잡아, 다시 돌아가서 빵을 샀지.
근데 가게 이름이..? 빵의 시?
허나 빵 종류도 몇 개 없고 비주얼도 그닥이라 포기하고, 대신 스파게티빵이랑 야끼소바빵을 각 300엔에 구입.
맛은.......................?
배가 고팠으니 다 괜찮아....-_-;
가도 가도 사람은 보이지 않아.
거지이모, 유령도시에 온 걸까? 이곳은 데스밸리??? ㅋ
이곳은 경찰서. 그러고 보니 경찰도 못 봤음. ㅋ
쓰시마는 일본에서 3번째로 큰 유인도라고는 하지만 작디 작은 동네라 경찰들도 한가할 듯 함.
시내의 종착이라 할 수 있는 버스정류장.
사람이 없다 없다 하지만 심지어 승객마저 찾아볼 수 없었음.
이대로 걸어서 밸류마트를 갈까 하다가, 날이 너무 더워서 한 시간을 더 걷다간 미춰버릴 것 같아 유턴!
분명 날씨예보에는 23도에 구름이었는데, 도착하고 보니 이건 뭐 30도는 될 법한 찌든 더운 날이었지.
오른쪽 골목엔 십팔(?)은행과 식당 몇 개, 세탁소, 문구점, 서점, 식육점 기타 등등이 있음.
좀 걸었다고 배가 또 고파진 거지이모, 어딜 갈까 하다가 선택한 야에식당(八曺).
큐슈 100선이라는 저 간판, 칭찬 일색인 블로그들이 많아 과연....?
실제로 식당 내부에는 표창장도 있고, 한국어 메뉴도 있지만 이건 뭐 이 섬에서 장사하는 집이라면 다 있음.
정신산란한 메뉴들.
정신산란한 만화책들.
솔직히 식당 내부가 너무 지저분하고 테이블 청소 상태도 그닥..
오래 돼서 낡거나 허름해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곳은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깨끗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잖아?
암튼 각설하고,
여기는 짬뽕이 맛나네, XX우동이 맛나네 등 후기가 많지만 거지이모는 특별, 매진이라는 단어에 혹 해서.. ㅋ
실은 돈짱정식을 먹으려고 했는데 팔지 않는다고 함. 이거 먹으러 히타카츠 온 건데!!!! ㅠㅠ
잘못된 정보에 두 번 우는 거지이모.. ㅠㅠ
그, 그, 그런데....
어지간해서는 음식을 안 남기는 거지이모지만....
몇 숟갈 뜨는 둥 마는 둥 하고는 조용히 계산하고 나왔다. 아까운 내 돈 800엔.
800엔을 날린 것도 억울하지만, 거지이모의 소중한 점심을 이렇게 망쳐버렸다는 것에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또 다른 식당을 찾아나섰는데....
바로 카이칸 식당(かいかん食堂).
여기도 정신산란한 만화책들. (2)
짬뽕을 주문하고 일본어 메뉴를 구경하는데, 아니!!!! 돈짱정식(とんちゃん定食)이 있는 거다!!!!!!!!!!
돈짱은 쓰시마식 양념돼지갈비라나? 아무래도 우리나라와 교류가 잦다 보니 자연스레 전파된 거겠지.
쓰시마 부산사무소 웹진에서 알게 돼 반드시 먹으리라하여 찾아온 거지이모에게 드디어 한줄기 광영이!
거지이모의 몸매만 출중하였어도 아르키메데스처럼 유레카!를 외칠 뻔 했다는....ㅋ
양도 어마어마한 돈짱정식 보통! 거기다 아사히 생맥주도 하나 추가.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배가 불러 흐뭇한 거지이모! ㅋ
뭐 그렇다고 해서 막 숨넘어갈 정도로 맛이 뛰어나다거나 한 건 아니지만 시원한 생맥주와 함께 맛나게 참 잘 먹었다.
거지이모가 이걸 맥주와 함께 흡입하는 걸 본 앞 사람이 우리말로 맛있냐면서 사진찍어준다는 걸 고맙지만 정중하게 사양했지. 입에 가득 있어서 볼이 터질라 했거덩. ㅋ
혹시나 다음에 또 히타카츠로 가게 된대도 다시 먹을 생각이야. 이번엔 안 남기고 다 먹을 거임!!!!
토할 정도로만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아지로의 연흔을 찾아 나선 길.
잠시 뒤 타고 가게 될 비틀. 그 앞에는 후쿠오카로 가는 배.
다음에 시간 여유가 좀 있다면 부산-쓰시마-후쿠오카-모지-고베-오사카-부산을 배로 찍어 볼까?
참 작디 작은 어촌이란 단어가 주는 어감이 제격인 곳.
조금 걸으니 아지로 표지판이 땋!
헌데 뜨거운 땡볕에 맥주까지 마신 뒤라 다리가 후들후들한데 연흔인지 뭐시캥인지는 보이지도 않고..
하트스톤인지는 다음에 보기로 하고 다시 돌아와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었다.
근데 롯데삼강 양반들, 빠삐코란 이름, 표절한 거유?
무더위에 엑페도 뻗었는지, GPS를 요상하게 찍어주셨다. 이제 이 녀석을 놓아줄 때가 온 건가..
귀국을 위해 다시 히타카츠 항으로...
승선권 바꾸고 남는 시간에 거지 같은 블베 녀석과 놀았다.
귀국의 아쉬움을 기념촬영으로 달래는 사람들.
거지이모도 다음엔 저렇게 찍어주리라 다짐하며 무사히 돌아왔다.
다음 번엔 자전거나 자동차를 좀 빌려서 시내를 벗어나 좀 더 둘러보고 싶구나.
아무래도 초저려미한 대마도 당일치기는 계속 이어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