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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빈둥빈둥

같이 도는 섬 한 바퀴 II

by 거지이모 2013. 3. 18.






2012년 10월 8일 월요일

타시텔레에서 고품격 아침식사를 먹은 뒤 길을 나섰다. 이 날은 2시부터 전공수업이 있기에 오전 밖엔 여유가 없어서 숙소에서 가까운 김영갑 갤러리를 가기로 했다.




오천년이 넘는 제주의 역사에서 짧은 생을 살아가는 그 무수한 사람들 가운데, 자신의 이름 석자를 길게 남기는 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뜻을 알아주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것도 축복이다.










몇 권의 방명록을 뒤적거리던 중 발견한 친구 이름 석자. 섬에 친구 한 명 없어 외로웠는데, 이렇게 이름이라도 남겨진 걸 보니 너무 반가웠다. 김영갑 선생님, 감사합니다. (__)

이후 갤러리를 나와 학교에서 수업듣고, 시청에서 저녁먹고, 숙소에서 숙면으로 마감.



2012년 10월 9일 화요일


일정상 잠만 자고 나온 절물자연휴양림.
절물오름도 있고 제주건축문화대상 수상작인 산림문화휴양관도 있어서 꼭 다시 가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만 과연 언제나..? ㅠㅠ




쇠소깍 가는 길에 널리고 널린 효돈의 너므 집 귤밭.
거지이모가 무사히 졸업하게 되면 이후에 섬에 남을지 떠날지는 모르겠다만, 귤밭은 꼭 가져보리라! ㅋ




어쩌다 보니 매년 타러 오게 됐네?




대기가 많아서 이름 걸어놓고 이중섭 미술관에 잠시 들렀다.
가장 힘들었던 그 때가 가장 행복했다는 야마모토 마사코 여사의 말에 먹먹했던 게 생각났다. 마침 이중섭 생전에 사용했던 팔레트를 기증했다고 하니 조만간 서귀포로 행차해야겠다. 간김에 모닥치기도 곁들이고 ㅋ




이중섭거리의 카페에서 만난 한가한 냥이. 부러운 녀석. ㅋ




다시 돌아온 쇠소깍.




이번에는 혼자 타지 않았다만, 노 젓는 건 여전히 거지이모 몫. 담엔 힘쌘 남자를 덱꼬 와야겠다! -_-b




중문, 테디베어 박물관.




제주니까 당연히 바다와 해녀가 빠질 수 없지.




엄마아빠 혼을 빼놓을 기념품 가게. 몇 년 뒤 유라가 와서 거지고모 지갑을 털어가겠지? ㄷㄷㄷ




중문은 뭐 이정도로..




숙면은 이곳, 루시드봉봉에서.



2012년 10월 10일 수요일


용궁정식을 먹기 위한 사투가 시작된다!




배에서 본 산방산과 한라산과 그 외 오름.
한번쯤은 헬리콥터를 타고 올라가 설문대할망과 그 아들들의 흔적을 보고 싶다.




청보리축제 때 가보고 싶었지만 과제의 압박으로 가을에야 오게 됐다. 청보리는 못봐도 용궁정식은 남겠지. ㅋ




저 멀리 보이는 마라도.
넌 배삯이 비싸서 못간거다. 짜장면보다 용궁정식이 더 땡겨서 안간게 아니란다!!!




조금씩 보이는 마을.
거지이모 걸음이니 배를 같이 타고 온 사람들은 이 때쯤 벌써 저~~~기 매점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음.




제주 본섬의 돌담과는 또 이렇게 달랐다.




용궁정식에 부풀어있던 거지이모의 기대는 방문객의 부상으로 급짜식....
이런 거지이모의 마음을 하늘이 알아준 건지 가려고 했던 식당이 제주시로 옮겨왔단다. 마감치고 거나하게 한번 달려줘야겠다. 붙을 사람은 010-OOOO-O890으로 연락바람.




대신 황금룡버거를 먹었다.
일단 크다.
크다. 크다. 크다. 크다.
이 말 밖엔 달리 할 말이 없다......-_-;




거지이모 껄 낼름 낼름 잘도 받아먹던 냥이. 고마워~ 윙? ㅋㅋ





급마무리한 여행은 협재해수욕장에서 바라본 비양도 사진을 대신으로 거지이모도 쓸쓸히 퇴장.
남은 건 산더미처럼 널린 과제, 과제, 과제.
그래도 재밌게 한바퀴 돈 기억으로 무사히 제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