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h Groban singing "O Holy Night" at the Christmas tree lighting ceremony at the Rockefeller Center in NYC on December 4, 2002
그래, 그래도 저 아이 노래 참 잘 불렀던 걸로 기억된다. 저거 말고도 더 불렀었고, 다른 가수들도 있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네. 여자였는데..
어쨌거나 돌아오는 내내, 오래비 말을 듣지 않은 걸 후회했다. 행여나 자리 뺏길까봐 저녁도 안 먹고 기다렸었는데 트리가 너무 볼품없잖아! 안 이뻐! 남들처럼 스케이트나 탈 걸.. 돈많은 이들은 스케이트장 옆 레스토랑에 예약해놓고 거기서 보든데 가난한 거지이모는 그저 예약석 구경만 할 뿐이고....엉엉..
한 명, 낚이기만 해봐라! 내 혼자 크리스마스 트리에 낚일 순 없지, 암. 덱꼬 가서 스케이트도 실컷 타고 맛있는 식사도 하면서 열까지 헤아릴거야!

뭐랴 캐롤을 들으며 휘여사 앨범을 뒤지던 중 이 아이의 동영상이 불쑥 튀어나왔다. 아, 낯익은 풍경이로고..
2002년 12월 4일.. 록펠러 센터 트리 점등식 보러 나간다니 오래비가 관광객 티 낸다며 놀래댔지만 내는 아랑곳하지 않고 디카만 쟁여든 채 나섰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도 자리잡아 보느라 새벽에 나갔는데 오후 그 몇 시간 기다리는 것 쯤이야 하고 나섰다가 옴팡지게 덜덜덜 떨며 보던 기억이 난다. 두 번이나 밖에서 후덜덜하게 떤 탓에 휘여사가 팬사인횐가 뭔가 한다고 했던 날은 결국 안 나갔지. 지금 생각해보면 땅을 치고 통곡할 노릇이었다만..
크리스마스 트리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밤이 되면 카운트다운을 외치고 트리에 불이 켜지면 다같이 환호하며 즐거워하는 광경을 상상하고 기대하며 나갔지만 현실은 바리케이트 뒤에서 오돌오돌 떨 뿐이고, 재미없는 크리스마스 트리에 관한 비디오만 틀어댈 뿐이고, 제일 잘 보이는 자리는 방송국이 찜해둘 뿐이고, 블룸버그는 카운트다운 5분 전에 와서 얼굴 비추고 휑하니 갈 뿐이고, 땡 하기가 무섭게 사람들인 뿔뿔이 흩어지며 쓰레기를 버려댈 뿐이고..
그래, 그래도 저 아이 노래 참 잘 불렀던 걸로 기억된다. 저거 말고도 더 불렀었고, 다른 가수들도 있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네. 여자였는데..
어쨌거나 돌아오는 내내, 오래비 말을 듣지 않은 걸 후회했다. 행여나 자리 뺏길까봐 저녁도 안 먹고 기다렸었는데 트리가 너무 볼품없잖아! 안 이뻐! 남들처럼 스케이트나 탈 걸.. 돈많은 이들은 스케이트장 옆 레스토랑에 예약해놓고 거기서 보든데 가난한 거지이모는 그저 예약석 구경만 할 뿐이고....엉엉..
한 명, 낚이기만 해봐라! 내 혼자 크리스마스 트리에 낚일 순 없지, 암. 덱꼬 가서 스케이트도 실컷 타고 맛있는 식사도 하면서 열까지 헤아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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