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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빈둥빈둥

도서관 간객 : 독일 슈투트가르트

by 거지이모 2014. 2. 17.

<도서관 산책자>의 강예린/이치훈 소장님을 섬에 있는 한 도서관에서 잠깐 뵌 적이 있었는데, 책에 관한 이야기 말고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살짝 들었다. 소강연 덕분에 싸인도 받고! ㅋ 암튼 그 책을 읽고 거지고모 반성이라고 해야 하나, 한번쯤 고민해볼 문제가 아닌가 했다. 거지고모도 도서관이라고 하면 가서 책 빌리고 공부하는 곳이라고 밖에 여기지 않았다. 아마 대부분 그럴 거야, 그치? ㅎㅎ
그래서 그 이후로 일부러라도 도서관을 조금씩 가봤다. 책에 소개된 곳 일부, 가까운 동네 등등. 그런 연유로 지난 여름에 왔을 때 독일사람들은 도서관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좀 가보고 싶었는데, 오랩넨 도서관이 다 뭐야, 사람도 잘 안 보이는데! ㅋㅋ 그러다가 재독 건축가가 설계한 슈투트가르트 시립도서관에 대한 기사를 봤고 그 근처까지 갔었는데, 조카느님이 우셔서 부득불 거지고모도 차를 돌리며 울었지. ㅠㅠ



2014년 2월 15일 토요일  Colmar-Stuttgart


독일과 프랑스, 다시 독일을 넘나드는 여정.




도로를 잘못 타서 프랑스로 내내 달리다가 독일로 넘어왔다. 독일어는 할로와 츄스, 당케쉔 밖에 모르지만 어쩐지 더 반갑고 푸근하고 편안한 건 뭐짘ㅋㅋㅋ




가다가 휴게소에서 쉬다 가다를 반복했더니 어느새 슈투트가르트에 도착했다. 뜻하지 않은 재방문!




거지고모가 지난 여름부터 가고 싶었던 곳이다. 지금 이 주변은 슈투트가르트 21 이라는 거대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대한 논의는 둘째치고, 그렇기 때문에 좀 어수선한 느낌이 먼저 들었다.




Stadtbibliothek Stuttgart am Mailänder Platz, Yi Architects Köln, 2011
판테온을 다녀왔다면 익숙한 느낌이 날지도 모르겠다.




2013 올해의 도서관(Bibliothek des Jahres 2013)에 빛나는 슈투트가르트 시립도서관.
다른 무엇보다도 24시간 운영이라는 게 너무너무 맘에 든다.




그러게. 거지고모는 여길 왜 왔을까?




온 김에 책도 좀 보고 갈까?
BUT.. 독어를 모름. 까막눈이나 진배없음. ㅋㅋ




서서 읽어도 허리 아프지 않게 쿠션이 장착(?)돼 있다. 저 뒤는 책상이다. 서서 읽어도 앉아서 읽어도 부담없는 곳.




ㅁ자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서 가운데 홀이 비어있고 그 주변으로 열람실이 둘러싸고 있다. 그리고 각각 4개의 출입구가 있어서 계단을 올라가면 다른 층으로 오르내리게 된다.




서가 곳곳에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숨어있다. 의자나 책상의 형태도 다양해서 골라 앉으면 돼.




물론 커플도 있다. 책보러 와서 눈꼴시는 걸 덤으로 볼 수도 있다. ㅋㅋ




스탠드가 마련된 공동책상. 책도 읽지만 공부하는 사람도 있다. 뭘 하든 자유다. 우리는 밸런스가 너무 붕괴돼서 문제인 거지, 도서관에서 책으로 공부한들 잘못은 아니잖아.
이런 열람석 말고도 그룹 단위로 스터디가 가능한 규모의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완전 맘에 들었던 서가와 책상. 이런 건 보통 자기 집에나 있는 거 아니냐며....




4층으로 나오면 또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ㅁ형태는 동일하지만 1층부터 3층까지는 닫혀 있다면 4층은 전이공간, 5층부터 8층까지는 열려 있다.












환상적인 내부공간만큼이나 인상깊었던 게, 층마다 분주히 움직이는 흡사 로봇같이 움직이는 기계가 있다. 자동으로 반납되는 각종 책이나 자료들이 자동시스템에 의해 분류되고 이동되는 거다. 처음엔 기계실이 오픈되어 있구나 싶었는데, 좀 더 관찰해보니 반납시스템 중 일부였던 것. 그렇기 때문에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거였어.
짧은 시간 있었기에 제대로 다 못봤지만 그 와중에 아쉬운 점은 엘베와 화장실.




8층 엘베 앞에서 본, 지금 거지고모의 꼬라지. ㅉㅉㅉ




책은 동서고금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삶의 곳간이다.
특별한 열쇠가 없이도 아무나 다녀갈 수 있는 곳간을 만드는 공부를, 앞으로 더 계속하고 싶다.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