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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빈둥빈둥

황제의 욕장 : 독일 트리어

by 거지이모 2014. 6. 23.

평일이고 주말이고 계속계속 시골에만 쳐박히는 건 아니지 않나 싶어 지도를 보던 중 트리어 발견! 마침 버스도 있고 해서 혼자 조용히 다녀오려고 했는데, 집주인 가족이 동반해주신대.

 

 

 

2014년 6월 22일 일요일   Trier

 

 

차창 밖으로 보이는 모젤 강. 라인 강의 지류로 프랑스에서 룩셈부르크를 지나 독일로 흐른대. 여기 와인이 맛나다고 하니 시내 구경 할 때 한 병 사가지고 올까 말까 쓸데없는 고민 잠시.

 

 

 

 

모젤 강 유역에 트레베리 족이라는 게르만 족이 갈리아로 이주해 온 부족이 살고 있었는데, 기원전 16년에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이들 부족의 중심지에 아우구스타 트레베로룸(Augusta Treverorum)를 건설하면서 지금 트리어의 원형이 됐다고 함(그러나 기원전 3,000년 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라고). 암튼 갈리아 전쟁으로 로마의 속주가 됐으니 로마인의 흔적이 너무나 많이 남은 것은 당연한 거고, 이후에 유럽은 물론 전세계를 강타한 어떤 인물이 태어난 곳이기도 한 이 곳에 거지고모의 발자국을 조심스레 남겨봄.

 

 

 

 

고대 로마 제국 시절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미니어처로 관광안내소 앞에 만들어 놨다. 한 가운데 있는 게 트리어에서 볼 수 있는 3개의 목욕탕 중 카이저테르멘(Kaiserthermen). 뢰머 다리도 깨알같이 표시해놓음.

 

 

 

 

도시를 방어하던 성벽의 출입문이었던, 포르타 니그라(Porta Nigra), 검은 문이라는 뜻이래.

 

 

 

 

높이 30미터의 이 거대한 포르타 니그라는 로마 제국의 7대 성문 가운데 하나로 당시엔 높이 7미터짜리 성벽과 함께 건설됐다고 함. 흰색의 사암이 검정색으로 변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건들이 있었을까..

 

 

 

 

포르타 니그라를 등지고 조금만 걸어가면 마르크트 광장(Haputmarkt)이 나온다. 그런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시내가 너무 한산(?)했다, 문 연 곳도 거의 없고. 갑자기 사람이 좀 많아지길래 뭔고 했더니 교회에서 예배가 끝났 거였어. 정말로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의 모습이 낯설긴 한데, 나도 쉬고 너도 쉬는 건 좋다고 봐. 근데, 그럼 다들 어디서 쉬는 거유?

 

 

 

 

광장 한 가운데 있던 페트루스 분수(Petrus brunnen)인데, 열쇠차고 성경책 들고 많은 이방인(?)을 천국으로 낚은 천상 낚시꾼.

 

 

 

 

쾰른, 마인츠와 함께 대주교가 있던, 독일 3대 교회 트리어 돔(Trier Dom).

걍 보기만 하면 스케일 감이 느껴지지 않아.

 

 

 

 

쾰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ㄷㄷㄷ

 

 

 

 

어둠이 있어야 빛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게....

 

 

 

 

베드로 오빠, 잘 부탁드려용. 담에 열쇠도 한 번 빌려주시면.....

 

 

 

 

평범하디 평범한 한 주택이지만,

 

 

 

 

칼 마르크스(Karl Marx)의 생가, Karl-Marx-Haus이다. 1818년 5월5일에 태어났대, 민번 앞자리 18180505 ㅋ

거지고모가 읽는지 거지고모가 읽히는지 모를 <자본론(Das Kapital)>, 아직도 책장 구석에서 숨쉬고 있는 <공산당 선언(Manifest der Kommunistischen Partei)>의 글 좀 쓰는 남자! 유럽을 배회한다는 유령이 전 세계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지. 근데, 유령은 유령일 뿐.... 인간의 해방이라는 게 과연 가능한 건지도 의문이다. 윤회에 빌면, 죽어서도 불가능하지 않나.

 

 

 

 

그런 쓰잘데기 없는 고민들이야, 여기서 걍 씻어버릴까?

 

 

 

 

황제의 욕장, 카이저테르멘(Kaiserthermen). 콘스탄티누스 대제를 위해 지은 거라 그렇단다.

 

 

 

 

4세기 경에 만들어진 이후 로마인들이 물러간 뒤에는 성을 쌓았단다.

 

 

 

 

좁고 긴 통로가 미로처럼 구불구불 얽혀있다. 지하라서 으스스한 기분은 덤이요~

 

 

 

 

중간중간 이런 방들이 있다.

 

 

 

 

지난 겨울에 스플리트를 다녀와서 그런지 낯익은 아니, 도라에몽이 어디로든 문을 줬나? 싶을 착각이 들었다.

 

 

 

 

아베 히로시의 영화 <테르마이 로마이(テルマエ ロマエ)>(원작보다 낫더라 ㅋㅋ)를 굉장히 재밌게 봤기 때문에 이 곳 어디엔가 루시우스가 있지 않을까, 어디선가 성악가의 선굵은 노래가락이 들리고 있다~~ 고 상상하면서 둘러봤다.

 

 

 

 

카이저 스트라쎄(Kaiser Straße)를 따라 모젤 강 쪽으로 내려갔다. 바람도 산들산들 부는 가운데 유모차를 끌며 걸으니 기분이 참 좋았는데, 조카느님이 갑자기 똥투척하셔서.. ㅋㅋ

 

 

 

 

규모가 제법 컸다는 바르바라테르멘(Barbarathermen). 내부는 공개하지 않아서 걍 울타리 밖에서만 보고 말았는데, 모르고 갔으면 걍 누구집 뒷마당으로 착각했을 거야.

 

 

 

 

독일에서 제일 오래됐다는 뢰머 다리(Römerbrücke), 152년에 만들어졌대.

 

 

 

 

당시엔 저랬대.

 

 

 

 

다리 위에서 본 모젤 강. 너무 이뻐서 별장 하나 사고 싶었어..?

 

 

 

 

잘 보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