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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빈둥빈둥

시내버스로 강릉에서 서울가기

by 거지이모 2014. 3. 25.

강릉에서 서울까지 간 사람들, 참 많더라. 하루 만에 다녀간 사람도 있고. 다들 대단대단..



2014년 3월 19일 수요일  강릉-원주


거지이모에게 따뜻한 잠자리를 제공해준 찜방. 수면실에 칸막이도 있어서 참 좋던데 목욕탕은 좀 작은 듯 하여 아숩.




강릉시 옥천동 교보생명 → 강릉시 왕산면 고단 : 508번  1,080원(카드)  05:38-06:16(38분)
고단가는 버스는 507번과 508번이 있는데 삽당령을 넘느냐 마느냐의 차이. 둘 다 새벽 아님 오후라 이렇게 이동하기에는 참 애매하다. 그리고 강릉 고단과 정선 임계를 연결하는 버스 역시 하루에 2대 뿐인데 낮12시 20분과 오후 6시. 고로 이 구간은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 뭐, 기다렸다가 타도 되긴 하지. ㅎㅎ 어쨌든 그래서일까? 이 코스보다는 양양-속초로 넘어가는 걸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버스타고 올 때만 해도 날이 어두워서 제대로 걸을 수 있을지, 괜히 잘 가는 운전자 깜놀래켜 사고라도 유발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도착하니 날이 훤히 밝아오고 있어서 안심하고 걸어갈 수 있었다.




정선가는 이 길 이름이 하필 백두대간로라 지레 겁먹게 되더라. 어느 고개를 또 얼마나 걸려서 올라야 하는 걸까..




하지만 얼마 걷지 않아 내리막이 나와서 새벽부터 기분이 좋았다. 룰루랄라 노래도 흥얼거리고 사진도 막막 찍어가며 씐나게 걸었다. 허나 대신 반대의 여정이었으면....?




저~~~~ 아래 임계면이 보인다.




어디선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져서 뭔고 싶어 줌을 땡겨보니....




매의 눈 아니, 개의 눈으로 째려보고 있는 犬님. 알겠어, 아니온듯 조용히 지나갈께~




강릉시 왕산면 고단리 → 정선군 임계면 임계버스터미널 : 도보  3.1km  06:17-07:16(59분)
임계버스정류장은 농협 옆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걸 몰라 한참을 두리번 거렸네. ㅎㅎ




정선군 임계면 임계버스터미널 → 정선군 정선읍 정선시외버스터미널 : 군내버스  4,800원(현금)  08:20-09:11(51분)
농어촌버스는 간혹 시외버스가 시내버스 역할을 대신 하기도 한다. 임계에서 정선가는 버스가 10분 전에도 있었는데, 하마터면 그거 탈 뻔 했지. 그랬으면 시, 실..패....? 직행은 딱 100원만 더 내면 됨. ㅎㅎ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정선으로 들어가려면 다리를 건너야 해, 정선제일교. 시장에서 내릴까 하다가 어차피 다음 버스까지 시간 많으므로 사치스럽게 다니려고. ㅋㅋ




장날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만 둘러보니께 거의 준비중이거나 닫혀 있거나.
원주에서 버스 시간이 안 맞아 오늘 안에 서울 가기는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다른 수를 내보려고 궁리하다 포기하고, 대신 원주에서 잘 곳을 찾아 검색하는 새 버스탈 시간이 됐다.




정선군 정선읍 읍사무소앞 → 정선군 신동읍 신동읍사무소 : 군내버스  5,120원(카드)  13:23-14:13(50분)
생각없이 함백이요 했는데 내릴 곳은 신동읍사무소. 제대로 말했으면 요금을 덜 냈을까. 정선군을 지나기 위해 버스를 2번 탔는데, 만원 가까이 썼다. 그래도 적자를 면하기 어렵겠지, 이용객이 절대적으로 적어서.




예미역을 지나왔을 기차가 영월 방면으로 가더니 갑자기 후진을 한다. 얘만 그러는 게 아니라 오는 족족 다. 스위치백,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본 건 처음이라 정말 신기하더라. 기차도 후진할 때 음악소리 나오는 거냐며....ㅋ 기관사도 후진할 때 더 멋있는 거냐며....ㅋㅋ




정선군 신동읍 신동읍사무소 → 영월군 영월읍 삼성전자 : 군내버스  2,650원(카드)  14:35-15:01(26분)
정선과 영월을 지나면서 산이란 산은 구경 실컷 한 듯 하다.




내린 자리에 그냥 있다가 버스탈까 하다가.. 서부시장 구경하고 영월터미널도 한번 보고.




영월군 영월읍 터미널사거리 → 영월군 주천면 주천초중고앞 : 56번  3,350원(카드)  15:52-16:33(41분)
주천으로 가는 길에 한반도면 정류장이 있어서 내리고 싶은 마음 굴뚝 같았지만 주천에서 원주가는 버스가 마지막 한 대만 남은 상황이라 그럴 수가 없었다. 다음엔 시내버스로 이동만 하는 게 아니라 여행도 좀 해보고 싶은데 어떨지....




주천이 어떤 동넨고 싶어서 걷다 얻어걸린 주천 아름다운 골목. 그런데 꼭 화가 천경자의 그림이 생각나는 게, 거지이모 눈이 이상한가 싶고 오마주인가?......가 아니라 이상하겠지.. ㅎㅎ




주천이 은근 교통의 요지인 게 제천, 원주, 평창, 태백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 오나전 신기.




영월군 주천면 주천버스정류장 → 원주시 관설동 차고지 : 25번  1,790원(카드)  17:57-18:43(46분)
오늘 마지막 여정길인 원주행 25번. 이 버스가 한 10분 정도만 일찍 가주면 어떻게든 서울에 도착할텐데 말이지. 하긴 원주에서 양평으로 가는 버스가 막차시간이 당겨지는 바람에 당일치기가 무산된 거긴 하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버스타고 이동하기엔 더없이 악조건. 혹시나 아즈씨께서 좀 달려주시지 않을까, 그래서 좀 일찍 도착해줬으면 하는 기대가 산산히 부서졌지. 그냥 조용히 원주역에나 가서 좀 쉬자.




원주에서 지내기로 한 모텔이 원주역 인근에 있더라. 후기도 괜찮고 가격도 나쁘지 않아서 찜해놨는데, 원주역으로 가보니 있을 만한 동네가 아니었.... 여태 그런 곳들이 학생들도 많이 다니는 번화가 가까이에 있다는 게 좀.... 하는 수 없이 다시 찜방으로..



2014년 3월 20일 목요일  원주-서울


이제 경기도가 멀지 않았다.




원주시 단계동 봉학로사거리 → 양평군 양동면 양동역 : 58번  2,160원(카드)  07:40-08:32(52분)
버스를 기다리며 빗소리를 듣는데, 통학버스가 제법 지나갔다. 학생들로 가득차 있던데, 오고 가는 그 버스 안에서 사춘기 감성 폭발할까? ㅋㅋ
한참을 잘 가다가 역 부근에 정차하길래 벌써 양동역에 도착한 줄 알고 살펴보니 간현역. ㅎㅎ




양평군 양동면 양동역 → 여주시 홍문동 여주종합터미널 : 988-2번  1,800+300원(카드)  09:40-10:18(38분)
양동역 근처에 국밥 괜찮은 곳이 있다길래 갔지만 그 아침에 할 리 없.. 편의점에서 간단히 해결한 뒤 여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가는 도중에 한강도 보이고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분에 조금씩 맥이 풀리기도..




여주시 홍문동 여주종합터미널 → 이천시 중리동 터미널신둔홈 : 111번  1,800원(카드) 10:58-11:36(38분)
터미널에서 삶의 고뇌를 일시 해소하느라 버스 한 대를 놓쳤더니 환승도 놓쳐버렸다. ㅠㅠ




이천시 중리동 터미널신둔홈 → 광주시 곤지암읍 곤지암터미널 : 114번  100원(환승)  11:49-12:19(20분)
정류장 이름이 참 독특한 것 같다, '터미널 신둔 홈'이라니. 검색을 해보니 이천에 신둔면이라는 지명이 있긴 한데, 터미널 하고는 거리가 꽤.. 대체 어떤 사연인 거지????




광주시 곤지암읍 곤지암터미널 → 성남시 서현동 서현역 : 300번  600원(환승)  12:22-13:24(62분)
곤지암에서 어디로 갈까나 노선을 보다가 오랜만에 서현역을 가보기로 했다. 얼마만에 가보는 건가.. 두근두근




뭐 딱히 변한 건 없더라. 분당재생병원을 물으며 여행자 기질이 눈에 훤히 보인다던 그 분들도 여전히 계시더라곸ㅋ 오랜만에 왔다며 감상에 잠시 젖어서 그 분들인 걸 깜빡했지 뭐야. ㅋㅋ




성남시 이매동 이매촌한신/서현역/AK프라자 → 서울 잠실동 잠실역(1번출구) : 101번  300원(환승)  13:45-14:31(46분)
지난 4일 간의 여정 중 마지막 버스다. 잠실까지 가는 내내 '많이 변했구나' 하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성남에 2년+ 정도 살다 내려온 게 6년 정도 밖에 안 됐는데..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이 있긴 하지만 계속 바뀌는 게 좋은 건지 모르겠다.




뉴스에서나 보던 제2롯데월드. 여기나 부산이나 하는 짓 보면 참.....
아, 맞다! 이런 감정이 아니라 드디어 도착했다~~~~~~~~~아!!!!!!!! 라고 만세를 불러야 하는데! ㅋ
강릉에서 서울까지 가는 2일 동안 버스 12대를 25,850원으로 508분을 탔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대서 부산에서 강릉찍고 서울까지 가는 4일 동안을 계산해보니, 버스  27대를, 47,480원 내고 1188분(19시간 48분)동안 타고 갔다. 결론은, 빨리 갈거면 비행기를 타고, 싸게 갈거면 고속버스를 타고, 돈과 시간이 어중간하면 기차를 타자! ㅋ

시내버스로 부산-서울, 부산-광주, 광주-서울, 부산-강릉, 강릉-서울을 다녀보니..
대중교통요금 참 싸고 노선도 비교적 촘촘하다. 하다 못해 옆나라 일본에서라면 버스요금 내다 파to the산 할지도.....ㅎㄷㄷ
그리고 구석구석 다녀볼 데가 참 많다는 것. 그래서 펜션이 그리 난립한 걸까? ㅎㅎ
그러나 도시와 농어촌 간 인구대비가 너무 극명하게 보인다. 이러다 빈 집 말고 빈 마을이 점점 늘어날 것 같아..

이제 더는 시내버스여행은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노선버스로 '대륙일주 할 수 있을까?' 라는 미친 생각이 드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