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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빈둥빈둥

잠시 스쳐가는 경유지 I : 서울

by 거지이모 2017. 8. 24.

러시아와 스리랑카의 그 중간쯤 며칠 시간이 남아서 서울에서 잠시 대기했다. 발권 시기가 다르고 항공사가 달라서 어떻게 붙일 방법도 모르겠고, 그 무거운 짐을 지고 계속 이동하는 것도 힘들어서, 걍 숙소에서 체력 보충.

 

 

 

 

2017년 8월 4일 금요일    서울

 

 

인천공항에서 리무진 타고 가니 아스라히 보이는 서울.

종로쪽에 잡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잠부터 잤다. 실습 막판에 계속 밤새고 여행 다녀오고 그래서 너므 피곤한 것.

 

 

 

2017년 8월 5일 토요일   서울 익선동

 

 

길만 건너면 익선동인 숙소 근처에서 지내는 과 후배를 만나 4.8평 우동집에서 우동과 유부초밥을 먹었다. 오랜만에 먹으니까 맛있더라. 오뎅도 큼직하니 먹는 맛도 나고. 근데 그래도 대구에서 먹던 우동맛은 여전히 잊을 수가 없다. 빨리 대구 가고 싶어!

 

 

 

 

핫플이라는 익선동을 거닐다가 에일당에서 맥주 한 잔씩, 이야기 한 모금씩 나눴다.

 

 

 

 

그 어느 시기에도, 그 어떤 공간에서도, 그 누구와 있을 때에도 항상 자신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충분했으면 좋겠다. 너도, 나도.

 

 

 

 

 

또 핫하다는 식물에서 미쳐 못 다 나눈, 꾹꾹 숨겨둔 이야기를 다시 꺼내 놓았다.

 

 

 

2017년 8월 6일 일요일   서울

 

 

하늘만 봐도 텁텁한 무더운 여름날. 이렇게나 더운 게 힘든데 싱가포르, 스리랑카, 태국에선 어떻게 버티나!

 

 

 

 

서울 한복판에 이런 숲이 있다는 게 신기함. 그렇지, 도심 속 숲이 좋은 거지 거지고모는. 섬 같은 자연만 가득한 곳에서는 살기가 힘들어. 물 속을 벗어난 물고기 같아. 숨쉬기 너무 힘들어. ㅠㅠ

 

 

 

2017년 8월 7일 월요일   서울-인천

 

 

리무진 타고 공항가면서 멍하니 창 밖을 보다가.... 거지고모도 저렇게 아름답게 끝을 향해 달려가는 인생이 되어야 할텐데 싶었다. 제프리 바와는 38세에 건축을 시작했다는데, 거기에 비하면 음청 빠른 거 아님? 근데 또 그만한 재능과 능력이 없으니 이번 생이 망하는 건 필연인가 싶고. 뻔히 알면서 왜 시작했을까 거지고모가 거지이모에게 한없이 궁금하기도 하다.

 

 

 

 

체크인 하면서 배낭 무게를 재보니.... 이걸 한달이나 지고 어떻게 다니지? 분명히 다니다가 보면 3-5kg는 더 늘어날텐데..... 이번 여행도 망했어요.....-_-;;

 

 

 

 

마일리지로 예약을 진행하는데 법사네는 스리랑카 직항이 없어서 동남아에서 경유를 하긴 해야 했다. 기왕 경유하는 거 도시 두 군데로 하자 싶어서 출국엔 싱가포르, 귀국엔 방콕에서 좀 머물기로 했다. 인천-싱가포르-방콕-콜롬보-방콕-인천. 이게 다 바와氏 때문이자나! 책임지세욧!

 

 

 

 

앞으로 4주동안은 못 먹을 한식 한상 든든하게 먹고, 이제 그만 떠나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