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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빈둥빈둥

그냥 걷기 II : 일본 도쿄

by 거지이모 2017. 12. 21.
2017년 12월 20일 수요일   東京

출발 대기하던 버스에 타서 몸을 뜨뜻하게 녹여봄. 평일 낮이라 사람도 별로 없고..

 

한 십여분 정도 타고 가다가 내려서 좀 걸었다.

 

도로 한 켠에 지도가 땋! 손으로 그린 듯한 귀여운 지도를 타일로 만들어 이어놓은 거였다.

 

한 5분 정도 더 걸었던가. 주택들 사이로 보이는

 

세지마 가즈요(SANAA)가 설계한 스미다 호쿠사이 미술관. 우키요에의 대가이자 스미다 출신인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의 작품과 그의 생애에 대한 내용이 전시돼 있다.

 

홀케이크에서 몇조각 잘라놓은 것 마냥 새겨진 틈 사이로 통로가 형성돼 있으면서도 재질에서 표현되는 주변 풍경.

 

빛의 방향, 각도, 크기 등등 조건에 따라 비춰지는 모습도 다르겠지.

 

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것.

 

차가운 재료로 따뜻한 풍광을 보여주는 건축.

 

전시실이 아닌 공간에는 저렇게 빛이 시시각각 스며든다.

 

 

저 벤치에 한참 앉아 볕을 쬤다. 등받이가 있었다면 한숨 잤을지도... ㅋㅋ

 

화장실에 붙어있던, 우수를 이용한다는 팻말. 예전에 수업시간에 우수활용에 대한 다큐를 본 적 있었는데, 도쿄였나 지하에 어마무시한 우수저장고가 있었는데... 정말 극단적으로 집중호우가 내리고 다 빠져버리는 섬에선 필수시설일텐데 잘 활용하고 있던가?

 

전봇대, 전깃줄과 완벽 크로스.

 

너른 운동장이 있어서 애들이 마구 뛰어놀다가도 쉽게 들어갈 수 있는 동네 미술관. 저변을 넓힌다는 건 위치도 한 몫하는 것 같다. 한적한 주택가 한복판에 있으니 자연스레 들어가고 생활 속에 스며드는 문화예술.

 

잘 보고 가요.

 

이제 어딜 갈까 하다가.

 

스미다 강변을 좀 걷기로 했다.

 

해질 무렵이라 노을이 아름다운 것! 그런데 다리 하나만 건너면 아사쿠사인데, 가면 안 될까?

 

아사히 맥주 본사와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아사히 슈퍼드라이홀의 금빛 조형물.

 

저지에 있는 문훈 설계의 한 숙소. 그냥 뭐 생각이 나서..

 

아사쿠사! 서울로 치면 인사동 거리쯤 되려나.. 평일인데도 사람 많더라. 카미나리몬 앞은 사진찍으려는 사람들과 흥정하는 인력거꾼으로 북새통이라 걍 패스.

 

칼 하나 사오고 싶더라..만..... 누가 유럽에서 중세기사 프라모델을 사왔는데 거기 껴있던 모형칼 때문에 매번 곤욕을 치룬다는 블로그를 본 이후로.....

 

쿠마 켄고가 설계한 아사쿠사 관광문화센터. 누가 봐도 그만의 시그니처가 잘 드러난다. 학기 초 사례조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곤 하지.

 

도쿄의 유명한 건축물들을 표시한 모형. 저거 누가 만들었니...얼마나 힘들었을까....

가지런히 꽂혀있는 메시지 보드

 

한참을 서서 구경했다. 충전도 할 겸, 사람 구경도 하고.

 

설계도 설계지만 시공이 받쳐줘야 나올 수 있는 퀄.

 

금빛으로 물드는 스카이트리와 아사히 본사.

 

하루종일 밥을 안 먹었다는 게 생각나서 들른 요시노야(吉野家).

 

역시 고기와 달걀은 옳아!

 

스카이트리 타운이랑 소라마치에서 구경도 하고, 살 것도 사고, 커피도 마시다가 떨이로 사온 초밥 도시락과

 

거지이모의 소울 드링크, 맥주!

 

 

술김에 올라간 루프탑에서 본 스카이트리. 겨울이라 사람이 없어서 거지고모 혼자서 분위기 양껏 취함. ㅋㅋㅋ

 

2017년 12월 21일 목요일   東京-제주

오전 11시 비행기라서 그냥 새벽부터 나와서 목도한 흔한 출근길 풍경.

 

시간이 많이 남아 스벅에서 커피마시다 체크인 순위권으로 마치고 얼른 출국장으로.

 

쏘울 드링크 한나 마시고 섬으로.

 

7년째 가는 건데도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 하늘길. 언젠간 정붙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