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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빈둥빈둥

시내버스로 광주에서 서울가기 : 전주~서울

by 거지이모 2010. 2. 18.
2010년 2월 5일

찜방에서 추노도 보고 사우나도 하고 씻기도 하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자고 있던 곳에서 내 누울 공간 하나 마련하고 자는데, 아무래도 지갑이며 소지품이 신경쓰여서 깊이 잠들지 못하고 내내 뒤척였다. 그러는 와중에 두세시쯤부터 도란도란 피어나는 이야기꽃이 내 귀를 자극한다, '쾅수, 개념 좀 챙겨~'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참다참다 이야기꽃에 알레르기가 생길 즈음 일어나보니 뭔 중학생으로 보이는 애들 네 명이 자고 있는 사람들 틈에서 신나게 떠들고 있다. '조용히 하던지, 딴 데 가서 얘기해! 라고 말할까? 혹시 그러다…?' 둘러보니 다른 사람들은 잘만 자고 있구나 싶어 소심한 거지이모는 그냥 일어나기로 결정, 조용히 주섬주섬 챙겨서 자리를 떴다. 애들 눈치보다 잠도 못 자고 일어난 게 결코 아님. 그냥 노천탕이 맘에 들어서 사람 없을 때 맘껏 이용하고 싶은 거다, 응?




아무도 없는 여자사람 탈의실 대공개!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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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친구랑 왔을 때 너무 맛있게 먹어서 다시 찾은 곳. 딱 국밥만 물랬는데 옆 테이블에서 다들 일잔씩 시켜드시길래 내도 마시고파 타협해서 맥주 일병만 했음, 캬~




다시 만난 전동성당. 서독안경만 못하겠지만 나름 성지임!




전주시 전동 전동성당 → 완주군 삼례읍 공용버스정류장 : 350번 950원 7:40-8:22(42분)
뜨끈한 국밥을 먹었는데도 많이 춥다. 광주보다 높아서 더 추운가… 콧물이, 콧물이……




완주군 삼례읍 공용버스정류장 → 익산시 남중동 익산시청 : 111번 1,300원 8:28-8:59(31분)
꼴랑 맥주 한 병 마셨을 뿐인디 몸이 자꾸 퍼지고 눈이 감긴다…
추운 데서 벌벌 떨다가 뜨뜻한 버스를 연이어 타서 그런가… 따끈한 아랫목이 그리워…




예전 중고등학교 같은 익산시청. 뭐, 구 청사쯤 되겄지…




익산시 남중동 익산시청 → 논산시 강경읍 강경역 : 333번 0원(환승) 9:00-9:53(53분)
원불교 중앙총부가 익산에 있었구나… 아, 글엄 원광대도 원불교 재단인가? 캠퍼스 좋다던데…
꼴랑 맥주 한 병 마셨을 뿐인디 몸이 자꾸 퍼지고 눈이 감긴다…(2)




젓갈집이 생각보다 많이 없었다. 그래도 좀 사가면 엄마한테 이쁨받을텐데, 이리 돌아가는 걸 모르셔서… -_-;




논산시 강경읍 강경역 → 논산시 반월동 논산역 : 번호없음 1,150원 10:02-10:17(15분)
버스시간을 몰라서 언제 오려나 했더니 생각보다 빨리 왔다.




논산역. 지금은 기억도 희미한 그 시절, 훈련소까지 배웅하러 왔었던 논산.
기차는 안 타봐서 모르겠지만 여기서 눈물 흘리며 돌아가는 사람들, 꽤 있을 듯… 생각만 해도… ㅠㅠ




논산시 반월동 논산역 → 계룡시 신도안면 : 연산방면 1,150원 10:54-11:37(43분)
연산면을 지나 계룡가는 길에 개태사가 있나보다. 그러고 보니 버스노선마다 관광지가 제법 있다.
좀 걷긴 해야겠지만 송광사나 운주사도 있었고 죽녹원, 섬진강 기차마을, 임실 치즈마을 등등…
작년에 부산에서 서울갈 때도 둘러볼 곳이 제법 있었다. 하긴 거긴 경주만 해도…
언젠간 시내버스 팔도유람기도 해볼만 하겄다. 아… 이런 생각은 하지를 말아야 하는디… ㅋ




계룡시 신도안면 → 대전시 정동 대전역 : 202번 1,500원 11:39-12:42(63분)
신도안까지 안 가고 양정이나 엄사에서 타도 된다는… 뭐 어쨌거나 대전가는 내내 Gee Gee Gee Gee…




대전시 정동 대전역 → 대전시 신탄진동 신탄진역 : 급행2번 0원(환승) 12:43-13:10(27분)
대전역에서 볼일도 좀 보고 점심도 해결할까 싶었는데 내리자마자 바로 오는 버스에 나도 모르게 탑승!




1년 만에 만나는 신탄진역, 반가워염!




대전시 신탄진동 신탄진역 → 청주시 내덕동 산업단지입구 : 405번 1,190원 13:34-14:29(55분)
작년에 한 번 타봤다고 느긋하게 구경하면서 청주시내 진입.




한 다리 건너 지인이 청주에 하나 밖에 없다고 했던 스벅. 상당구민 여러분, ABCDD 치킨 애용 좀 ㅋ




청주시 내덕동 산업단지입구 → 진천군 진천읍 버스터미널 : 714번 3,970원 14:49-15:44(55분)
시청 홈피의 추천대로 산업단지까지 갔으나 지나고 보니 도청이나 지하상가에서 환승 가능하네? 이런!
도착안내판에는 711번이 안 뜨길래 이 추운 날에 얼마나 떨어야 하는가 절망하며 칼바람을 온 몸을 맞서는디,
번호가 보이지 않는 버스가 슥 다가오는데 앞유리창에 “생거 진천”이 보이는 거다!
예전에 테레비에서 연기가 김태희표정연기 뺨치겠던 시장님이 선전하시던 쌀 광고가 생각나
진천버스로구나! 하며 반갑게 올라탔다.




진천 버스터미널은 이렇게 생겼다.




진천군 진천읍 버스터미널 → 진천군 광혜원면 버스공동정류소 : 번호없음 1,400원 16:20-16:59(39분)
사흘째 버스타고 내리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보니 이젠 정신이 몽롱해진다.
아침에 맥주 마신 거 때문인가? 소주 마셨음 어쩔뻔 했노, 내장전 부칠 뻔 했네, 생각만 해도 아찔…




이제 곧 용인이구나!




진천군 광혜원면 버스공동정류소 → 안성시 죽산면 버스터미널 : 17번 900원 17:19-17:38(19분)
드뎌 경기도 버스, 후아! 내려서 사진을 찍는디 백암가는 마을버스(?)가 보이는 거다.
뭐, 난 저거 안 탈거니까 쿨하게 출발시켰다, 응? 그러곤 터미널 안에 들어가 10번 버스 시간을 확인하려는데…




그럼 아까 쏘-쿨하게 보낸 건 내가 타야할 버스? 그래, 뭐, 제대로 확인 못 한 내 죄지 누굴 원망하겄어…




안성시 죽산면 버스터미널 → 용인시 백암면 : 101번 0원(환승) 18:03-18:23(20분)
조그만 마을버스 같은 101번을 타고 백암으로 왔다.
백암, 백암? 백암순대가 맛있다는 얘길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은디, 왜 낸 이런 것만 들리는 건지…




용인시 백암면 → 용인시 신갈동 : 10번 ?(환승/요금미확인) 18:32-19:43(71분)
용인부터 서울을 어떻게 갈까, 서울로 바로 갈까 아님 성남이나 수원 들러 갈까 하는디 10번이 와서 냉큼 올라탔다.
일단 수원 가서 도중에 언니 집에 들러 옷 좀 챙겨와야지 하는디 머리가 너무 아픈 거다.
타이레놀을 먹었는 데도 별 효과가 없다. 걍 내려서 서울가는 광역버스를 탈까말까 하면서 정류소 몇 개를 지났다.
남녀탐구생활 성우언니야 같은 목소리가 다음 정류소가 신갈임을 알려준다. 그래, 결심했어!




용인시 신갈동 → 서울시 동자동 서울역 : 5000번 1,200원(환승) 19:43-20:41(58분)
으하하,  서울 입성! 어느덧 눈에선 감격의 눈물이 흐를………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아니고 ㅋ




서울역이 용산구였나? 동자동이란 지명도 처음 들어보네, 어쨌거나 시내버스로 광주에서 서울가기 성공, 짝짝짝!




지난 사흘 간의 여정은 전부 이 언니야 때문이라는… 부디 멋진 공연으로 책임지세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