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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빈둥빈둥

제 집 드나들듯 Ⅵ : 서울

by 거지이모 2019. 6. 14.

2학년부터는 개설된 전공과목만 신청하고 나면 학점 다 차니까 시간표 짜는 고민을 따로 하지 않았는데, 오픈하우스 서울 시간표 짜는 게 이렇게 힘들 노릇.. 동선에 맞추면 시간이 안 맞고, 시간을 맞추면 동선이 안 맞고, 가고 싶은 곳을 맞추면 날짜가 안 맞고.... 어찌어찌 짜도 MMCA는 다 떨어지고 저것도 떨어지고 이것도 떨어지고.. 그렇게 이렇게 겨우 짜맞춘 오늘 내일은 부지런히 다녀야 하는 것.

 

 

 

2018년 10월 19일 금요일   서울

 

 

오늘은 경기가 없는 날이라 침대 위에서 뒹굴거리다가 느즈막히 나와서 핫초코 한 잔.

 

 

 

 

통의동으로 가는 길에 ㅌㅌㅌ TTT

 

 

 

 

한참을 기다려서 찍은 광화문.

 

 

 

 

동선 위주로 짜다 보니 가게 된 재단법인 아름지기 사옥 - 김종규, 김봉렬.

 

 

 

 

남쪽에선 안 보이는 2층의 한옥.

 

 

 

 

아름지기 재단의 담당자 분께서 재단과 전시에 대해 설명해주셔서 감사했지만 그래도 조금 아쉬웠다. 전시회를 보러 온 건 아니니까.... 2층부터 시작해서 지하-1층 순으로 이동했는데, 지하는 사진찍지 말라고 하셨다.

 

 

 

 

 

 

 

올라가는 계단은 싫은데 쳐다보는 계단은 좋다.

 

 

 

 

저 문은 실제로 열고 닫냐고 물어보니.

 

 

 

 

저 난간도 동시에 오르락 내리락 했다면....?

 

 

 

 

적당히 비워지고 적당히 가려지고 적당히 채워지는 마당.

 

 

 

 

한옥으로 가려면 건너야(?) 하는 경계석(?).

 

 

 

 

3층에서 보이는 공간. 건너편은 사무동이라고 하셨음. 거 업무환경이 너무 좋은 거 아니오!

 

 

 

 

2층으로 내려가는 길.

 

 

 

 

저 선을 넘으면.. 순식간에 층간이동.

 

 

 

 

네모 안 네모는 몇 개인가.

 

 

 

 

어딜 가기에도, 무얼 먹기에도 시간이 애매해서 다시 경복궁 쪽으로 걸어갔다.

 

 

 

 

평일인데도 빈 자리가 하나도 없어서 기다렸다가 겨우 착석, 카페인 한 사발 들이키고는 한참을 사람구경에 빠졌다. 분주히 일하는 파트너들, 쉴 새 없이 주문하는 사람들, 혼자서 둘이서 셋이서 넷이서 망중한을 즐기는 순간. 거지고모도 이럴 때가 아닌데, 사는 거 참 뜻대로, 계획대로 안 된다 싶다. 감정과 사고의 낙폭이 너무 크니까 감당하기도 힘들고..

 

 

 

 

버스를 잘못 타 경복고로 넘어가는 바람에 부랴부랴 갈아타서 달려온 곳.

 

 

 

 

구가도시건축 조정구 소장님께서 모형을 통해 프로젝트 하나 하나, 작업실, 수요답사 등등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 주셨다. 고맙게도 다과도 준비해주셔서 마시고 먹으며 편안하게 경청했지.

 

 

 

 

그 중에서도 대구의 임재양외과 프로젝트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암환자가 병원에서 가장 오래 머물지만 불안과 긴장으로 초조함이 가득한 그 예의 대기실이 아닌, "대기시간이 길어도 불평하는 이 하나 없다."는  대청마루. 전통적인 5량 대신 4량을 취하고, 진료실 창의 높이, 창살의 무늬도 환자를 위해 배려하고, 사각의 병상에서 홀로 누워있지 않도록 회복실에 신경쓰셨다는 얘기에 없는 병을 만들어 가볼 수는 없고.. 나중에 이모집에 갈 때 슬쩍 지나가봐야겠다.

 

 

 

 

서울에서 홀로 고군분투 중인 후배님을 만나 치맥으로 불금을 소화했다. 담엔 각자 퇴근하고 만나서 치맥하자고 약속했지만. 지킬 수 없을 것 같기만 한 서울에서 마지막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