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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빈둥빈둥

거지이모, 김중업을 만나다 : 안양 김중업건축박물관

by 거지이모 2018. 4. 18.

뉴욕과 제주의 사이에서 시차에 적응하면서 건축에도 적응하기.

 

 

 

2018년 4월 18일 수요일   서울-안양-제주

 

 

이틀 동안 먹고 자고 만나고 보면서 시차에 적응하기. 유유상종님들이 머물다 간 뒤 밥누나와 우만기를 몰아봤다. 초반의 기세를 못 따라가더라, 잘 나가다 산타는 현장 목도. 이래서 들마를 완결 뒤에 몰아보는 건데.. 근데 또 실시간 달리면서 욕하는 맛은 있는데 배우들이 쓸데없이 미모는 열일하고 연기력 낭비해서 안타깝다.... 허허.....

 

 

 

 

기억은 기록이 없이는 곧잘 왜곡되기 마련이니까..

 

 

 

 

서울역 환승센터에서 버스를 타고 한 번 환승한 뒤 안양예술공원에서 하차 후 삼성천 따라 조금 걷다 보면.

 

 

 

 

안양예술공원에 자리한 김중업박물관이 있지.

 

 

 

 

김중업 건축가가 설계한 舊 유유제약 공장. 이 회사의 창업주가 김중업에게 특별히 부탁해서 설계를 했고, 1959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실제 가동했다가 안양시에서 매입해서 박물관이 되었다고 한다. 이번 전시까지 후원한다고 하니 앞으로 유유제약 제품 애용해야겠다고 다짐. ㅎㅎ

 

 

 

 

당시 연구소 건물로 쓰였다던 김중업건축박물관. 상이한 재료와 정확한 비례, 창의 패턴, 캐노피와 Y를 형상화한 것 같은 기둥까지. 아부지 덕에 울산의 공단을 어릴 때부터 가봤지만 아직도 저만한 걸 본 적이 있던가. 지금도 걍 도면만 대충 쳐서 허가만 받은 뒤 뚝딱뚝딱 짓는 경우가 많지. 그 시절에 건축가가 설계한 공장이라니, 창업주가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리노베이션으로 새롭게 단장됐다는 안양사지관. 이번 전시가 열린 곳이다. 대게 계단은 저 어디 구석으로 숨겨둘 법도 한데 박물관인 덕택에 빛을 보게 된 것 같다.

 

 

 

 

거지이모, 김중업을 만나다

: 안양 예술공원로103번길 4의 기억

 

 

 

 

호외요, 호외!

 

 

 

 

댄디한 신사셨구나..

 

 

 

 

운명의 여정, 르 코르뷔지에를 만난 베니스.

 

 

 

 

운명의 명함.

 

 

 

 

35 rue de Sèvres의 흔적을 재현해 놓았다.

 

 

 

 

김중업 건축가의 글. "…떠러지면 떠리질사록 조국이란 귀하고 그리운 곳이다…"

 

 

 

 

암닭은 알을 품어 병아리를 탄생시키고, 밤은 말없이 어둠을 품고 뭘 만들어 내나.

 

 

 

 

입면도.

 

 

 

 

"KIM"

 

 

 

 

직접 참여한 건 아니지만 롱샹 성당의 손도면. 그냥 놀라워서 손이 부들부들.....

 

 

 

 

유니떼 다비따시옹 손도면.

 

 

 

 

지우개 못 쓰는 손도면.. 1학년 때 제도하면서 이 시대에 태어난 게 다행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건축은 인간에의 찬가라는데, 지금 우리는 제대로 부르고 있는가.

 

 

 

 

2층 전시실로 올라가는 계단.

 

 

 

 

"…뼈를 가는 제작의 세계에 몰입한 체험이…"

 

 

 

 

1층은 주로 초기 내지 어시로 참여한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라면, 이제부터는 김중업 건축가가 본격적으로 참여한 프로젝트에 대한 전시가 이어진다. 거지이모도 상세도 그리는 법부터 배워야.....

 

 

 

 

"KIM" 밑에 르 코르뷔지에의 사인이라니.....

저 보조선 하며 희미하게 보이는, 지우개로 지워진 흔적..

 

 

 

 

귀국 후 열린 전시회와 작품에 대한 전시.

 

 

 

 

거지이모는 운이 좋게도, 김중업 건축가가 설계한 본관 소재 대학교를 다 다녔네. 부대 본관에서 교양이랑 사학과 수업을 몇 번 들었는데 겨울에 너무 추워서 덜덜 떨었던 기억도 나고, 콘크리트가 쩍쩍 갈리져도 있었지. 한때 노후와 안전문제로 인한 철거 문제가 대두됐지만 보존으로 가닥잡고 살아남은 반면, 제대 본관은.... 하긴 舊 제주시청도 문화재 등록 하루를 남기고 철거됐는데 하물며 학교 건물 따위야....

 

 

 

 

거지고모는 어디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삼아야 할까.

 

 

 

 

왼쪽부터 안양박물관, 김중업건축박물관, 교육관.

 

 

 

 

호텔로 돌아가서 캐리어 찾아서 김포공항에 가려면 시간이 어떠려나.. 다 둘러볼 시간은 없어서 건축박물관만 보기로 하고 오디오 가이들 대여해서 슬쩍 보기만 했다.

 

 

 

 

박물관으로 들어가면 정중앙에 위치해 쉽게 볼 수 있는 휴먼스케일.

 

 

 

 

 

 

 

간결하지만 특징이 다 담겨있는 스케치

 

 

 

 

김중업의 글.

 

 

 

 

1층과 2층 사이 계단.

 

 

 

 

누가 봐도 이건 롱샹 성당 오마주..?

 

 

 

 

복도 사이로 양쪽에 김중업의 생애와 작품 설명 및 모형이 전시돼 있다.

 

 

 

 

쫓겨나서 9년씩 떠돈 것도 억울한데 삼일로 빌딩 설계비는 받지도 못했다니, 그럼 누구 호주머니로 들어간 거야!!!!

 

 

 

 

 

 

 

 

요즘은 보기 힘든 문과 손잡이. 타일이 있는 걸로 봐선 실험실이었나????

 

 

 

 

프랑스 대사관 모형. 이제 복원한다고 하니 2020년에 꼭 보러가야지!

 

 

 

 

이젠 모형만 남은 제대 舊 본관.

 

 

 

 

서둘러 돌아가야 하기에 마지막 컷.

 

 

 

 

"건축은 인간에의 찬가입니다. … 자신을 송두리째 불사르는 이들입니다."

 

 

 

 

캐노피 아래 기둥을 본딴 정문. 머리의 흰 부분은 조명이겠지?

 

 

 

 

부랴부랴 호텔로 돌아와 맡겨둔 캐리어를 찾아서 김포공항으로.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앞두니 맘이 무겁고 심장이 조여오고 숨통이 끊어질 것 같다만, 인간에의 찬가를 잘 부르기 위해 달려가야 하기에 조금만 더 버텨보자고 맘을 다잡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