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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빈둥빈둥

핸들은 의식의 흐름따라 : 여수-전주-과천-영주

by 거지이모 2013. 2. 20.

어쩌다 보니 차를 빌리고 있었고, 정신차리고 보니 운전을 하고 있더라....?



2012년 8월 17일 울산-여수

원래는 과천 동물원을 가고자 했으나 생각보다 이른 출발이고, 늦은 밤이라 무작정 경부선을 타긴 아쉬워서 어딜 갈까 고민하다 머릿속에 번쩍 떠오른 두 글자, 여 to the 수.


헌데 네비 녀석, 엑스포 대신 공단으로 인도해줬음. 뭐, 울산만 못하다는 걸 확인 ㅋ




여수엑스포역에서 잠깐 정차. 포르테, 나쁘지 않더군.
한밤 중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엑스포가 끝난 여수는 썰렁하기가 거지없었어. 다른 방법으로 활용해도 되겠건만, 불금인데도 조용조용한.. 그래서 오동도도 이동, 실은 코앞이긴 했지만 ㅋ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사람은 없는 오동도. 이따금씩 낚시꾼들이 오가는 걸 보기도 했지만, 다 무시하고 오르기엔 조금 무섭기도 했고 위험할 것 같아 걍 입구에서 왔다 간 티만 내는 걸로 끝내고, 돌산대교 구경 좀 한 뒤, 여수에서 행적은 그걸로 마무리.
지금 생각해 보니 향일암이나 올라갈 걸 싶지만, 또 다시 생각하니 그 계단은 어쩔...-_-; 첨에야 모르고 올라갔지만 지금은 도저히 오르기 싫은..ㅋ



2012년 8월 18일 전주-과천

여수에서 과천 가는 길에 거지이모가 격하게 애정하는 국밥이 생각나 전주에 들렀다.


운전만 아니었으면 소주도 일병 곁들였을텐데 말이지..ㅠㅠ




2010년 이후로 오랜만에 왔더니 이런 건물이 땋! 거지이모 입에선 그저 한숨뿐..




언제 봐도 아름다운 한옥마을. 그런데 이젠 마을이 아니라 시장으로 변한 듯 하여 예전의 그 정취가 아쉽기만 하다.
삼청동의 변화상을 이곳에서도 보는 것 같아서 좀 그래..




그 옛날 처음 전동성당에 들어섰을 때가 생각났다. 조용한 예배당 맨 뒷자리에 앉아 가만히 눈을 감고 기도를 하는데 낯설지가 않았어. 어쩐지 마음이 차분해 지는 듯도 했고.. 그래서 거지이모가 좋아하는 곳.




숭례문 복원한 걸 보니.. 팔달문 공사중인 걸 보니.. 풍남문, 잘 지켜내야 함.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 전주. 근데 어쩐지 그 땐 거지이모 혼자 갈 것 같네요.




과천으로 올라가는데 구름이 너무 아름다워서 넋을 잃을 뻔 했다.
감사하게도 동승자가 찍어주셨지, 혼자였음 그새 까먹었을 거야. ㅎㅎ




그동안 조카들을 위해서나 갔던 탓에 제대로 구경해 본 적 없었던 동물원. 심지어 부산에는 제대로 된 동물원이 없잖아?
어릴 땐 맨날 자갈치에서 운명하신 물고기만 실컷 봤었지. ㅋ 그래서 이번 기회에 동물 구경 실컷 하러 가자고!




꺅~~ 너무너무 아름다운 홍학녀석들. 분명 이들의 종이 서넛 된다고 자세히 설명도 해줬는데, 이제는 기억이 안 나네.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는 길. 적당히 내렸던 비로 신록이 더 푸르게 느껴졌다.




어쩐지 심기 불편해 보이신 호랑이님.




많이 졸려보이는 분.




싸우느라 정신 없으신 분들.




만사 귀찮아 보이는 곰님.




사람 무서운 줄 모르는 공작님.




눈이라도 마주치면 쳐받을 것 같은 버팔로님.




너무 귀여운 아기 캥거루님. 호주에서 본 캥거루는, 빈손인 거지이모는 쌩까더라. 넌 그렇게 크지마! ㅋ




뭘 보나? 하는 듯한 당신!




눈동자 마저 사랑스러운 꽃사슴님.




거지이모님은 처음 본다는 흰사슴님. 이마에 뿔 달았음 유니콘이라고 해도 믿었을 지도. ㅎㅎ




끝끝내 쌍으로 궁디만 보여주신 코끼리님.




후덜덜한 포스의 산양님. 인디아나 존스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도 존스 박사 따위 5편 못 만들게 할 듯..




모가지가 길어도 하나도 안 슬픈 기린님. 단지 잘 때가 좀 불편할 뿐..




이렇게 동물원에서 즐겁게 노신 거지이모님의 무매력 뒷태. ㅋㅋ


어둑어둑해진 탓에 분당으로 이동, 오랜만에 야마다야에서 붓가케 우동을 먹었지. 처음 갔을 때보다 사람도 많고 북적북적 해졌더라만.. 뭔가 좀 아쉬운 듯 했다. 뭐 그랬다고..



2012년 8월 19일 영주-안동

아침의 율동공원을 잠시 산책한 뒤 식사한 뒤 부석사로 향했다. 거지이모가 정말정말 격하게 애정하는 마음 속 고향.
그런데 가는 길에 갑자기 친구가 추천했던 곳이 생각나서..




어서와, 희방사는 처음이지?




세상에나, 이곳에서 C1원을 박스 채로 보게 될 줄이야!!!!!
두리번 거리며 서너병 챙길까 하다가 이내 거지이모가 운전자임을 깨닫고 울면서 이를 갈았음. ㅋㅋ




습한 여름날 시원한 계곡을 따라 걷는 것도 나쁘진 않았는데.. 도대체 희방사는 언제 나오는 거얏!!!!




헌데 알고 보니 이 길이 희방사로 가는 길이 아니었..... 차로 더 올라가면 되는데 모르고 내렸던......
다시 차를 타고 입구에 올라 매표소 아저씨한테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더니 10분이면 간대. 그래서 걷기 시작했는데, 내려오던 등산객 아즈씨에게 물으니 자기 걸음으로 30분은 걸린다고.. 그렇다면 거지이모 걸음으론 1시간은 걸리겠다며 도로 내려갔....torrrrrrrrrrr
친구야, 희방사 금방 올라간다고 했잖아!!!! ㅠㅠ




부석사 가는 길에 발견한 정도너츠. 풍기가 본점이고 이곳은 공장 겸 매장. 레알 강추함! 절대 걍 지나치면 안 됨!




그러나 정도넛 따윈 비교가 되지 않는 부석사와 소백산 자락. 매번 올 때마다 벅차오르는 감동.
여기서 한달만 명상해도 세상 만물의 이치를 통달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는 무리수? ㅋ




죽기 전 거지이모의 소원이 있다면, 안양루에서 배추전에 술 한잔 하고파! ㅋ




신과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




헌데 재민이도 여전하네? ㅎㅎ


그리고 또 여전한 거지이모의 식탐ㅋ으로 곧장 돌아가지 않고 안동으로 이동.


안동역에 있는 일직식당




간고등어 정식, 맛나게 슥슥 다 비웠음. 헌데 식혜는 좀 그래. 먹지 말길 바래, 그 누구든!!!!



2012년 8월 20일 울산


묵묵히 제 몫 다 해내주신 포르테에게 밥 가득 퍼다 주며 고맙다고 인사를 나눴다.
이렇게 별다른 계획없이 며칠을 다녀본 게 참 오랜만이라 좋았다. 다만 끊임없이 운전을 했기에 피곤한 게 살짝 아쉽..

다음엔 의식의 흐름따라 유럽을 다녀보고 싶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