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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빈둥빈둥

내려놓는 연습 : 영주 부석사

by 거지이모 2013. 4. 9.
언제나 거지이모를 반겨준다고 멋대로 착각하는(?) 부석사를 다시 다녀왔다. 번잡한 마음을 비워낼 겸, 겨울의 부석사도 볼 겸.. 2번 다녀오면 마음도 2배로 비워질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더라고. ㅋ


2013년 1월 29일 화요일

보통은 시외버스를 타고 부산-영주-부석사로 갔지만 이번은 기차를 타고 울산-풍기-부석사로 들어갔다. 방학이라 그런지 내일러들이 많더라고. 거지이모도 친구들이랑 그렇게 다니고 싶었는데, 그 땐 패스가 없기도 했고 친구들도 취업 등으로 여유가 없던 지라.. 지금에야 다들 그 때 못 다닌 걸 아쉬워들 하던데, 다시 돌아간다 한들 여전할 것 같다. 암튼 결론은 그들이 부럽다곸ㅋ


풍기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풍기초등학교.




인삼의 고장답게 마크도 인삼 두 뿌맄ㅋㅋ 가운데는 야구공인가? ㅋ




웰콤 투 부석사




매표소를 지나면 일주문까지 이어지는 길.
봄/여름에는 푸르른 신록으로, 가을에는 샛노란 은행잎으로, 이렇게 겨울엔 하얀 눈으로 덮이는 구나.




천왕문을 들어서면 보이는 범종각.




범종각 아래에서 본 안양루와 무량수전.





안양루 아래에서 본 무량수전.
두 곳 모두 낮은 곳에서 수고를 해야 오를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무작정 수고를 하는 게 아니라 나아가야 할 지점을 보면서 갈 수 있으니, 밑도 끝도 없이 감내해야 하는 건 아니다. 수행을 통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을 몸소 느끼게 해주는 걸까..
될 수 없는 걸 바라는 것과 될 수 있는 걸 바라는 것의 차이가 기독교와 불교의 그것이겠지만, 둘 다 거지이모는 이르지 못한다는 게 공통의 함은정 ㅠㅠ




거지이모가 제일 제일 제일 제일 제일 제일 제일 격하게 애정하는 풍경. 이 이상의 것을 보지 못했다.
이곳이야말로 신과 자연과 사람이 빚어낼 수 있는 최상의 광경이 아닐까?
의상대사는 어떻게 이런 곳을 땋! 발견해냈을까? 속세의 사랑도, 선계의 깨달음도 얻은, 다 가진 자! ㅠㅠ




소백산 자락을 병풍 같이 조망할 수 있는 안양루.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죽기 전에 여기서 배추전에 동동주 갈망함ㅋ




무량수전은 서방극락정토를 책임지는 아미타여래를 모시는 곳으로, 아미타여래는 끝없는 지혜와 무한한 생명을 지녀 무량수불이라고도 불리는데, 여기 무량수가 바로 그걸 지칭한다고.
아미타여래시여, 무한은 바라지도 않으니 거지이모에게 지혜 약간이라도 좀 허락해주thㅔ요! (__)




미끄러질세라 조심조심 내려가는 길.
거지이모 몸 생각하여 조심스레 내려가듯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살면
내려놓고 올려놓고, 비우고 자시고 할 일도 없을텐데,
그게 안 되니 굳이 내려놓고 비워내야 하는 수고를 겪어야만 하는
불쌍한 중생이란 사실만 깨닫고 돌아가는,
조금은 쓸쓸한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