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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빈둥빈둥

meet the Exhibition : 서울 광화문-대학로

by 거지이모 2017. 3. 11.

DDP에서 소장님 일행분들께 인사드리며 헤어졌고, 거지이모는 좀 쉬려고 숙소로 가려는데 동생들이 전시 보러 광화문을 간다고 해서 어떻게 할까 고민을 좀 하다가.....

 

 

 

2017년 3월 10일 금요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 <HUNDERTWASSER : THE GREEN CITY>, 훈데르트바서 한국특별전시회.

이틀 뒤면 끝난다길래 또 귀가 얇은 거지이모 솔깃하여 서대문에 안 내리고 광화문에 내렸다.

 

 

 

 

모 교수님께서 좋아한다고 하셨던 게 생각났다. 의외로  사춘기 소년 감성도 아직 갖고 계신....

언제부턴가 저런 모형들을 보면......

 

 

 

 

두 분의 사진을 이쁘게 찍어드리고 싶었는데..

그렇다고 지나가는 사람들 더러 잠깐 서라고 할 수도 없고... 뭐 거지이모 잘못이지 ㅋ

 

 

 

 

오늘은 기쁘고 즐거운 날!

 

 

 

 

각자 숙소로 돌아가 짐풀고 잠시 쉬다가 다시 만나 저녁먹기로 해서 얼른 들어왔다. 깔끔하게 정돈된 침대 위를 어지럽히며 들어갈 때가 제일  행복한 것 같음. 이래서 침대 못지 않게 침구가 중요한데 가난한 자취생의 현실....ㅎㅎ

 

 

 

 

연락기다리는 동안 누워서 탄핵 뉴스 보니 꿀맛이지만 졸음이 슬슬 밀려오는 건 어쩔 수가..

 

 

 

 

이번엔 다를 거란 생각에 심장이 뛴다..... 이번엔 보통의 상식을 갖춘 대통령을 만날 수 있겠지?

동생들 연락받고 홍대로 가서 오랜만에 '추억의 맛집'이라 애들이 명명해준 돈부리를 갔는데....... 추억은 역시 추억으로 묻어두는 게 맞는 듯... 그 땐 왜 힘들게 줄서서 먹었던 걸까 싶은...

 

 

 

 

 

2017년 3월 11일 토요일   서울

 

 

 

 

평소엔 먹지도 않는 아침이지만 호텔에서 자게 되면 꼭 꼭 잊지 않고 챙겨먹는다. 한가로운 토요일 아침, 한산하고 조용한 식사를 기대했는데 의경 수십명이 있어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음식은 얼마 없고 식기 주변이 좀 너저분했고, 몰려든 사람들에 직원들도 힘겨워 보여서 아쉬웠다.

 

 

 

 

더 뒹굴거리고 싶었지만 약속이 있는 관계로 아쉬움만 침대 위에 던져두고 나왔다.

 

 

 

 

 

대학로 아르코 미술관에서 동생을 만났는데, 어제 만났던 그 역전의 용사들을 다시 만났다. 이러다 돌아가는 비행기 옆자리에서도 만나는 거 아닐까.... ㅋㅋ

 

 

 

 

토요일 오후지만 사람이 많이 없어 쾌적했다.

 

 

 

 

럭비공이 어디로 튈 지 모르듯, 각종 제약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튀게 되었는지를 보여주었다. 건축주의 무형자산을 법적 한계에 부합하면서도 유형자산 볼륨의 최대치로 보상해(?) 주는 건축가의 능력이란..

 

 

 

 

여름방학 때 실습 오기만 하라고. 이런 모델 잔뜩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하셔서 사진찍다 소름돋았다. ㄷㄷ

 

 

 

 

현란한 용적률 127, 228, 346, 217, 439, 31, 346.... 저 숫자에 포함되지 않는 지하.

서울 근방에서 몇 년간 살면서 가장 비인간적인 것이라고 느낀 게 지하방에서 살아야 한다는 거다. 습기, 곰팡이, 벌레, 빛 등등 무수한 단점들만 가득찬 공간에서 남들 발 밑에 살아야 한다는 것. 그 모든 걸 뛰어넘은, 가장 서글펐던 건 창문을 제대로 열 수 없어서. 1cm의 작은 틈으로도 거지이미의 일거수 일투족이 타인에게 노출된다는 거다, 누구에게라도, 언제든지.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불안은 정말 잊혀지지 않는다.

교과서에서나 봤던 참담했던 빈민층의, 지금의 우리같은 서민이겠지, 끔찍한 주거환경은 지금도 계속된다.... 창문조차 없어 햇빛 하나 들지 않는 고시원조차 흔하디  흔한 21세기 대한민국.

 

 

 

 

현란한 인포그래픽.

 

 

 

 

네, 그렇습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했던 건축가와 사무소, 그리고 프로젝트를 영상으로 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육지에 와서야 맛볼 수 있는 커피빈에서 가장 좋아하는 핫초코를 마시며 주말 오후를 보낸다.

다시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야 하니, 거지이모에게 남은 시간을 꼽으며 어떻게 알차게 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건 매우 매우 슬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