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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빈둥빈둥

긴급 구인 : 밀양-무주

by 거지이모 2019. 6. 26.

친구의 지인의 동생님네 식당에 일손이 부족하다고 이틀만 일해보지 않겠냐고 해서 그쪽 일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괜찮겠냐고 했는데도 OK하셔서 무주까지 가게 됐네. 그릇 옮기다가 손 덜덜 떨면 어쩌지? 떨다가 그릇 엎으면 어쩌지????

 

 

 

2019년 5월 31일 금요일   부산-밀양-무주

 

 

구포역에서 낙동강 보는 것도 이젠 지겹다. ㅋㅋㅋㅋ

 

 

 

 

이번엔 제일 뒷 차량 맨 앞좌석에 앉아서 책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음악도 들으며 눈누난나 ♫♫

 

 

 

 

저 하우스 아래서 농부님들은 얼마나 힘들게 일하고 계시려나.. 학교 다닐 때 농활 한번 가볼걸...

 

 

 

 

맨 뒷 차량은 어떨까 해서 탔는데 캐리어 둘 공간도 넉넉하고 기찻길 구경도 실컷 하고..

 

 

 

 

실수해서 피해나 주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접선.

 

 

 

 

한 20분 정도 달려서 도착한 밀양돼지국밥의 원조(?)라는 동부식육식당.

 

 

 

 

뽀얗게 우린 맑은 육수가 특징인데 닭육수가 베이스인지 돼지국밥 같지 않더라.

 

 

 

 

완전 힙하게 생겼어, 간판이랑 글자 좀 보소. 뒤쪽은 주택이랑 바로 붙어 있는 형태.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들판이 황금빛이라 친구한테 물었더니 보리라고 한다. 보리 수확하고 나면 모판에 심어뒀던 모를 옮겨서 쌀을 수확하고 다시 보리 심고 그러니까 2모작이라고, 수업시간에 배우지 않았냐고....  교과서에서나 보고 외웠지 실제로는 한번도 못 봤으니.. 도시인의 못 배운 티를 팍팍 냈네, 거지고모 정말 무식하구나....

 

 

 

 

휴게소에 들러 영혼의 아아를 마시고 차로 가는데 귓가를 스치는 울음소리.. 앉아서 보니까 냥이 한 마리가 숨어 있네. 우리가 핫도그랑 소떡소떡 사먹은 거 어찌 알았지????

 

 

 

 

무주에 도착하니까 날씨 너무 좋아..

 

 

 

 

여기도 냥이가 제 집인 듯 편안히 쉬시다가 인기척이 나니 째려보는......?

 

 

 

 

무주리조트 처음 와봤는데 이야, 코스가 무시무시하네.. 운동 싫어하고 추운 거 싫어하니 스키장에 올 일이 없잖아. 여름엔 뭘로 운영하는가 궁금했는데, 기업행사가 많다고 함.

 

 

 

 

비어 있던 식당을 치우고 쓸고 닦고 기물 정리하고 그랬더니 하루가 다 가네..

 

 

 

 

저녁장사 후 치우고 정리하고 저녁먹고 나니 자정이 다 되어간다. 한번 해보니까 우와, 식당일 보통 힘든 게 아니네. 그 중에서도 제일 쉬운 걸 한 건데도 삭신이 쑤심. 이제 앞으론 되도록 음식을 남기지 않으며, 물은 마실만큼만 컵에 붓고, 공기밥 뚜껑은 덮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2019년 6월 1일 토요일   무주

 

 

콘도로 돌아와 새벽까지 조곤조곤 얘기하다가 잠들었는데 너무 깊이 든거지.. 8시까지 가기로 해놓고 8시 반에 일어났다...... 미친 듯이 씻고 짐 챙기다가 밖을 보니 와, 풍경 너무.. 너무....

 

 

 

 

부영이 인수하고선 투자를 너무 안 한다고 하더니 정말로 콘도 꼬라지가 말이 아닌 거다. 세면대 수전이 오른쪽 왼쪽 돌리면서 열고 잠그는 핸들형.. 오랜만에 물온도 맞추느라 식겁했는데, 엘베가 골드스타란다.... 어디 생활사박물관에 들어갈 수준..

 

 

 

 

식당에 가서 300인분 점심 준비하고 테이블 세팅하고 반찬 나르고 음식 나르고 치우고 정리하고 다음 식사 준비를 마치고 나오니까 오후 세시 반. 허리가 아파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 이 일이 이렇게 힘든 거구나... 300인분도 이렇게 힘든데 결혼식 뷔페는 얼마나.... 평소에도 좌식테이블 극혐하는데 이번에 일을 해보니 더 극혐하게 됐다.. 모든 식당에 좌식이 없어졌으면...

 

 

 

 

오늘은 호텔에서 자게 됐다. 원래 5성급인데 부영의 어시스트로 4성급으로 내려갔단다. 그래도 생각보다 상태 괜찮았고, 오스트리아 적상목으로 마감돼서 은은한  향이 더해져서 쉬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소파에 쓰러지다시피 널부러져서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기..

 

 

 

 

저녁먹으러 내려오라고 했지만 밥이고 뭐고 움직이기 귀찮아서 친구만 내려가고 계속 쉬었다. 밤 되니까 불꽃놀이도 펑펑 하고 가수 누구 누구도 왔다 하던데, 아유,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2019년 6월 2일 일요일   무주-밀양-부산

 

 

꿀잠자고 일어나니 걷기도 힘들었는  상태는 거짓말인 것처럼 정상으로 돌아왔다. 걍 덕유산으로 등산해도 될 정도? 여기가 불면증에 효과있다더니 정말이로군. 구로나 오늘은 또 얼마나 힘들 것인가 싶어 두려움에 가득 차 있었는데, 워크샵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100인 정도로, 것도 시간 나눠서 와주는 바람에 일을 한 건지 만 건지도 모르게 끝났다. 그렇게 긴급 알바는 끝이 났고 인사하며 헤어졌다. 세상 쉬운 일은 하나도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