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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빈둥빈둥

木曜逍風 : 통영

by 거지이모 2019. 6. 26.

작년 여름에 전남 고흥을 다녀오면서 통영에 들러 멸치를 사왔는데 엄니께서 맛있다고 또  사러 가야겠다고 하셔서 나선 길.

 

 

 

2019년 6월 13일 목요일   울산-통영

 

 

울산에 들러 잠시 일보고 고속도로 타고 김해를 거쳐 가덕도 휴게소에서 바라본 거가대교. 저번엔 부산 방면 휴게소에서 봤는데 보이는 둥 마는 둥이었는데 확실히 낫군.

 

 

 

 

아침도 거른 채 약간 늦은 점심이어서 모두들 정신없이 먹었던 해물 뚝배기.

 

 

 

 

주차해두고 동피랑 벽화 마을로 걸어간다.

 

 

 

 

옛 우물에서 우리 가족 사진.

 

 

 

 

동피랑1길에서 출발하는 동피랑 벽화 마을.

 

 

 

 

평일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여유롭게 걸었다.

 

 

 

 

마을을 철거하고, 이순신 장군이 설치한 통제영의 동포루를 복원하고 공원으로 만들려고 했었단다. 우리나라를 위해 온 몸으로 싸워 지켜낸 이순신 장군이라면, 동포루 복원하겠다고 살던 사람들 쫓아낸다고 하면, 분명 큰소리로 호통치셨을 것 같다. 고증도 제대로 안 하고 복원할 거면서..

 

 

 

 

오! 나의 우성님이 나온 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소리」의 촬영 배경이 바로 통영이고 여기는 극중 강칠이네 집. 참외를 쌩으로 씹어먹던 강칠이 잊지모태. 근데 가진 거라곤 인물 밖에 없는 우리 강칠이 얼굴이 왜 저 모냥..

 

 

 

 

싸구려 -진짜 싸구려는 아니겠지만- 면티를 입어도 저리 빼어난 미모구만..

 

 

 

 

날이 조금 더워서 조금 힘들어 하시는 엄니를 위해 조금 쉬었다가 다시 올라갔다.

 

 

 

 

통영시가 이순신 해양도시 프로젝트라고 10개의 사업을 추진하려고 했는데 추정된 예산만 무려 4,123억, 시 예산은 600억 정도 출연. 그 중 하나가 통영성 복원으로 이 곳 동포루, 서포루, 북포루를 잇고 4대문을 재건하는 사업. 할말하않.... 이걸 하겠다고 부수려던 마을로 먹고 사는 오늘이 됐다. 막아내고 지켜낸 주민들 정말 대단하다. 이제 이들의 주거환경을 우리가 지켜줘야 하는 게 아닌가 해.

 

 

 

 

과거의 영광을 꼭 물리적으로 복원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동시대에 맞게끔 경관을 다듬어 주는 정도로만 하자. 지금의 풍경이 30년 뒤, 300년 뒤에도 동일하길 원치 않는다.

 

 

 

 

정지나 쌤 집으로 나왔던 동피랑 점빵.

 

 

 

 

정지나 쌤 동물병원이었던 커피숍.

 

 

 

 

강칠이랑 정지나쌤이 눈빛 교환하던 마당.

 

 

 

 

근데 솔직히 드라마니까 봐주지, 실제 저런 상황이면 바로 112 신고지....

 

 

 

 

다른 길로 가거나 서피랑 마을로 가서 천천히 걸으며 벽화 구경도 하고 마을 구경도 하자고 그랬지만, 엄니 머릿속엔 온통 멸치 뿐이었고 아빠 맘속엔 온통 광어우럭참돔 뿐이었다.

 

 

 

 

그래서 중앙시장으로 가기 전에 커피나 한 잔 마시며 쉬자고 들어간 포지티브즈 통영, 인스타 핫플이다.

 

 

 

 

땀 흘리시면서도 안 덥다는 아빠는 그럼 따뜻한 음료, 거지이모는 시원한 음료. 엄니는 뭐였지??

 

 

 

 

한 30분 정도 마시고 이야기하고 웃으며 나왔다.

 

 

 

 

야외에서 피크닉 나온 듯 머물다 가면 더 좋을 포지티브즈 통영.

 

 

 

 

엄니와 아빠,  모두 당신들 일로 바쁘다. 엄니는 멸치, 김, 다시마, 낙지를 사시느라 분주하고, 아빠는 광어와 우럭, 참돔 가격을 흥정하느라 정신없다. 근데 해산물이 정말 싸고 푸짐했다. 그리고 집으로 가져와 먹었는데, 맛도 좋았다. 앞으론 무조건 통영에서 회를 먹자며..

 

 

 

어릴 때 시장에서 꼼장어 잡는 걸 처음 보고 엄청 충격받았다. 꼼장어를 도마에 있는 못에 꽂아 산 채로 껍질 벗기고 잘게 슥슥 무심히 썰던 모습. 근데 그걸 또 맛나게 먹는 꼬꼬마 거지이모.. 미안, 얘들아.. 담 생엔 거지이모가 플랭크톤으로 태어나는 걸로 하자.

 

 

 

 

계속 멍게 타령하던 거지이모에게 엄니가 실컷 먹으라며 멍게 구입. 자매품 해삼도 사주셨다.

 

 

 

 

각자 먹을 거 사서 만족하며 돌아간 통영 소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