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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빈둥빈둥

설계는 안드로, 우리는 섬으로 : 와산리-선흘리-송당리-교래리-아라동

by 거지이모 2016. 11. 25.

동공지진과 멘탈 슬라이스가 동시에 왔던 중간마감 이후로 설계는 거지이모 손을 떠났다. 거지이모조차 만족할 수 없는데, 누구의 평가인들 받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뜻하지 않게 재수강의 동지가 생겨서 하루 바람 쐬자 했다.

 

 

 

2016년 11월 25일 금요일   와산-선흘-송당-교래-아라

 

 

 

 

조천 스위스 마을 가던 길에 발견한 어느 분의 스윗 홈.

이런 집 너무 좋아! 주인님, 거지이모 돈 열심히 모을테니 그 때까지 팔지 마셔유 ㅠㅠ

 

 

 

 

수업시간에도 교수님께서 언급하셨고, 인기도 많다고 하고, 2차도 짓는다며 광고 중인 스위스 마을....

 

 

 

 

평일 정오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고, 아직 오픈 안 한 가게도 절반 정도.

 

 

 

 

정작 스위스에선 이런 쨍한 색감을 못 본 것 같지만, 어쨌든 스위스 마을.

 

 

 

 

동백동산이라고 불리는 선흘 곶자왈. 센터에서 출발하면 2시간 걸린다는데 거지이모 걸음으로 4시간은 걸릴 것 같다며 운전자가 꿰뚫고 있어서 ㅋㅋ 그나마 시간이 덜 걸리는 반대쪽(?)으로 갔다.

 

 

 

 

초입에 있는 으스스한 폐가. 귀신은 썩 물러가~

 

 

 

 

람사르습지로 등록돼 있는 먼물깍

 

 

 

 

금방이라도 물 속에서 무언가가 슥- 나올 것 같기도 하고,

어릴 적 거지이모 꿈 속에서, 개구리 왕눈이가 울며불며 피리 불던 곳이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동안..... 다시는..... 둘이 오지 말자! ㅋㅋ

 

 

 

 

숲 속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은 비록 거지이모의 뺨을 차갑게 스쳐갔지만,

나뭇잎 사이로 샤라락 들려오는 소리는 거지이모의 귀를 깨우고 복잡다단했던 마음의 화를 가라앉혀 주었다.

얇은 슬립온으로 느껴지는 발바닥의 작은 통각은, 거지이모에게 머물러 있지 않고 나아가고 있다며 위로해 주었다.

참 좋은 곳, 선흘 곶자왈.

 

 

 

 

어느 놈(?) 별장 가는 길. 개방하는 시기가 따로 있는데 그걸 모르고 시간만 보고 갔네.

사무실로, 폰으로 전화해도 도통 받질 않으시니 어떻게 해야 하나 계속 차로 빙빙 돌며 20분을 고민하다가....

 

 

 

 

샛문으로....

 

 

 

 

거지이모의 똥손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풍경.

 

 

 

 

어쩜 이런 곳이 다 있느냐며, 그러다가도 걸려서(?) 혼나면 어쩌냐며 쫄면서 걸어간 길.

 

 

 

 

그러다가.....

온 몸의 감각이 소스라치게 깨어나는 순간.

 

 

 

 

담엔 여친이랑 오렴 ㅋ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화답해주던 길.

 

 

 

 

자연이야말로 건축 그 자체로 끝판왕 FINAL BOSS!

 

 

 

 

점심은 평양에서 저녁은 신의주에서 먹겠다더니 정작 다리 끊고 도망가신 놈의 하룻밤 별장.

 

 

 

 

지금은 내가 주인이지, 에헴~

 

 

 

 

저 열쇠구멍, 정말 몇 백년 만에 보는 듯.

 

 

 

 

이름을 바꿨으면 좋겠다, 아님 그냥 옛 대통령 별장이라고 하던지.

차라리 장병들이 오로지 교육과 선교의 목적으로 순수하게 쌓아올린 강병대교회가 더 아름답다.

 

 

 

 

그 곤궁했던 시절 세웠을 전봇대.... 세월의 무상함이란.

 

 

 

 

제대 사거리에 있는 팩토리 소란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나들이를 정리했다.

거지이모, 내년 2학기를 설계 2개로 막 달려야 하느니.....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