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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빈둥빈둥

탐라국과 류큐국 II : 일본 오키나와

by 거지이모 2017. 10. 23.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에어컨 12도로 틀어놓고 다들 드러누워서......

 

2017년 10월 20일 금요일   南風原町

하에바루의 의미있는 장소 6군데를 답사하는데, 첫 번째가 류큐 카스리 회관(琉球かすり会館)이었다. 오키나와 전통공예인 류큐 카스리(琉球かすり)는 틀에 직물을 짜는데 마을을 대표하는 문양을 새겨넣는다.

 

카스리를 짜기 위한 실을 가져와 풀먹이고 말리던 장소.

 

첨엔 어르신들 운동기구인 줄..

 

답사하느라 마을의 골목길을 구비구비 따라 다니다가 보게 된 계단식(?) 정원.

 

  

마을의 담벼락, 벽마다 새겨진 마을의 대표 문양. 각각 다 의미하는 바로 있는 것.

 

마을의 신단에 제사를 지내던 캰 노무라 공원(喜屋武農村公園). 갑자기 비가 내려서 나무 밑에서 좀 쉬었다.

 

마을회관으로 올라가는 길, 카스리 로드. 여기서 마을축제인 줄다리기가 열린다. 사진으로 보니 별 거 없는데 실제로 걸을 땐 땀이 비오듯 헉헉..

 

예전 사탕수수 공장이 있던 자리에서 시미즈 교수님께서 열심히 설명해주고 계셨는데 거지이모는 딴짓. ㅋㅋ

 

다시 마을회관으로 돌아와 설명 다 듣고 사진찍고 제사시간이 돼서 그거 보러 간다는데, 우리 일행은 숙소에서 쉴 수 있게 배려해 주셨다. 셋이서 방에 드러누워 기절..

 

저녁은 우리가 묵는 민박집 사장님네 가게에서 다같이 모여서 먹었다.

 

 

꼭 먹어 보고 싶었던 고야 참플(ゴーヤーチャンプルー). 오리온 생맥이랑 같이 먹으니 꿀맛이던데, 이게 왜 일드에선 인상찌푸리는 음식이 된 거지? 호타루가 뒷마당 구석에서 퍼먹던 거 잊지모태.

 

다시 숙소로 돌아와 워크샵 준비. 두 개 조로 나뉘어서 각자가 마을의 재생에 대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 우선은 간단한 내용으로 꾸며서 내일 마을회관에서 주민들 앞에서 발표하고 한달 뒤에 파일 만들어 제출하기로 했다. 이 마을도 청년들이 떠나게 되면서 점차 활력을 잃어가고 전통축제인 줄다리기도 점점 시들해지는 상황을 타개해보고자 이번 워크샵에서 방법을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손님들은 돌아가고 우리끼리 남아서 맥주 한 잔 했다. 처음인 것 같아, 교수님이랑 술 마신 거. 이번 워크샵에 대한 거, 지난 3년 간의 위셋 활동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이야기도 하면서 솔직담백한 시간을 보냈다. 졸업하려니까 이러네, 진작 이랬으면 좋았을텐데...

 

2017년 10월 21일 토요일   糸満市

다행히 오전 스케줄이 없어서 조금은 느긋하게 일어난 토요일 아침. 시미즈 교수님께서 우리들을 어엿비 여기신 건지 잠깐 오키나와 바다 구경을 시켜주신다고 와주셨다. ㅠㅠ

교수님께처 추천해주신 오키나와 소바(沖縄そば) 맛집 치나(茶処真壁ちなー).

 

이번 워크샵의 버팀목이 돼주신 교수님 두 분.

 

여기서도 열일하는 시사.

 

어휴, 곱배기를 먹었어야 했는데.....ㅠㅠ

 

근데 빙수는 설빙이 낫네. ㅋㅋㅋ

 

늘 이 모임의 처음이자 끝인 두 동생. 십년 뒤에 두고 보자, 거지이모가 은혜를 엄청 되갚아줄거야!

 

오키나와까지 왔는데 바다를 한 번 못봐도 되겠나 하시면서 데려다 주셨다. 시미즈 교수님께서 태풍이 북상 중이라 비행기가 뜰 수 있을까 걱정하셨는데, 구름을 보니 아리까리 하드라. 만약에 결항돼서 월요일 수업 빠지게 되면 거지고모의 5학년 설계는 출석미달로 F가 될 운명이라서.... 야호~~~~~~~ ㅂㄷㅂㄷ

 

그럴 바엔 차라리 상어밥이 돼야 하나...

 

녀석의 강한 생명력을 본받아야 하는데....

 

조카 따라서 바다탐험대 옥토넛을 좀 봤더니 딱 알 수 있겠던 소라게를 따라 다니면서 산호를 엄청 주워댔다. 차 안에서 각자 득템한 새하얗고 어여쁜 산호를 자랑하며 다시 마을로 돌아갔다.

 

수업 없는 류큐대 학생들과 우리가 각자 발표를 하고 마을 주민의 이야기를 들었다. 학생들의 짧은 식견으로 뭐가 도움이 될 지 잘은 모르겠지만 이런 시도와 노력들이 계속 이어져야겠지.

 

그 와중에 애들이 강당에서 걸레를 들고 있긴 한데, 놀다가 청소하는 건지 청소하다가 노는 건지 모르게 씐나게 놀더라. ㅋㅋ 이 더운데 저런 체력이 되다니 부럽다, 부러워.

 

발표를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워크샵은 끝났다. 2박3일을 힘들게 달려오긴 했는데 아쉬움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