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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빈둥빈둥45

이제는 육지인 I : 성산읍 왜 하필 지금인지 모르겠다. 그냥 지금쯤이면 괜찮을 것 같았고 지금이 아니면 못 갈 것 같았다. 다 잡은 알았던 거지이모의 마음은 일을 그만 둔 후에 다시 한번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또 다른 일에 몰두하니 조금씩 제 자리로 돌아가는 거 같아서 용기를 냈다. 2019년 10월 24일 목요일 부산-제주 저가항공사로 제주가는 비행기 값이 싸졌다고는 하지만, 결국 주말이나 공휴일에 오가기 때문에 항상 왕복 20만원 정도가 들었다. 이젠 자유인이 되어 평일 오후 제일 싼 좌석으로 가게 됐다. 서울-부산 KTX 타느니 서울-제주-부산 비행기가 더 싸다며 평일에 시간으로 돈을 아끼던 친구가 생각나네. 덕분에 거지이모도 그 방법 요긴하게 써먹기도 했지. 암튼 느즈막히 떠나는 섬 나들이. 언제부턴가 바다를 보면 꼭 감옥.. 2019. 12. 10.
이제는 육지인 II : 성산읍-중앙로-애월읍-구좌읍 오늘도 계속되는 육지인의 섬나들이. 2019년 10월 29일 화요일 성산읍: 고성리-온평리 이젠 뭐 습관이 될 것 같은, 아침에 스벅에서 성산일출봉 보며 커피마시면서 책 보기. 약속시간 맞춰서 온평리로 갔다. 잔잔한 온평 포구의 모습 분식후경에서 떡볶이, 미나리김밥, 버터장조림비빔밥을 마구 흡입했다. 정구지 찌짐도 시키려다가 둘이서 그건 너무 했다 싶어서 포기. 역시 우리는 스트레스를 먹부림으로 해소하는 먹보들. 동생은 다시 일하러 가고, 거지고모는 근처 빛의 벙커나 가야지 했더니만 어제까지만 전시하고 오늘부터 두어달 동안 철거작업으로 휴무.... 가까우니 아무 때나 가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한 게 화근이구만. 그래서 다시 돌아와 도렐에서 커피 마시며 독서. 대체 이 두껍지도 않은 책은 언제나 다 읽는단.. 2019. 12. 10.
이제는 육지인 III : 성산읍-표선면-노형동-삼도동 10월과 11월 사이에도 계속되는 섬나들이 2019년 10월 31일 목요일 성산읍-표선면-노형동-삼도동 숙소에서 짐을 정리한 후, 플캠 내 샤오츠에 가서 우육면을 먹었다. 거지고모야 뭐 여기 있으면서 몇 번 갔지만 그래도 질리질 않으니 이번엔 친구 맛 보여준다는 핑계로 또 감. 표선으로 달려가 청초밭영농법인에서 운영하는 메밀밭엘 갔다. 오라동은 지난 태풍으로 쓰러져서 다 밀었다고 하는데.. 여긴 아직 심은 지 얼마 안 돼서 쪼꼬미 메밀밭. 그래서인지 사람도 별로 없고, 그러나 입장료는 받고.. 여기도 축제 기간이 지나고 나면 다 갈아 엎을 거라 그래서 좀 불쌍해졌다, 이 메밀꽃.. 아니, 花無十日紅이라고 했거늘, 2020 원더키디가 코앞인 지금, 최소 보름은 살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니오! 메밀밭 구경을 .. 2019. 12. 10.
내셔널 트러스트 제주답사 I : 애월읍-한림읍-서귀동 애초에 이번 섬나들이의 시작은 내셔널트러스트 제주답사였다. 3월 대전답사에서 10월에 예정되어 있다는 얘길 듣고, 그 때쯤이면 가도 괜찮으려나 생각만 했었지. 참가모집 공지가 뜨고 나서도 가도 될까, 괜히 가서 또 힘들어지지는 않을까 고민하다가 대기라는 말을 듣고 뭐 아직은 인연이 아닌가부다 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참가 소식을 들었지. 빈 집 관리도 하고 정리도 할 겸 온 거지. 뭐든 핑계가 있으면 와 지나 보다. 2019년 11월 2일 토요일 공항-애월읍-한림읍-서귀동 공항 입국장에서 기다리는데 일행분들을 만나서 간단하게 인사하고 버스를 탔다. 답사 안내해주시는 해설사 선생님께서 제주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한 8년 살았는데 첨 듣는 얘기도 있고 뭐 그런.. 애월 배무숭이 소금밭은 칸칸마다 주.. 2019. 12. 10.
내셔널 트러스트 제주답사 II : 서귀동-조천읍-구좌읍-성산읍 어젯밤 한바탕 놀고 나서 좀 늦게 잤다고 아침에 늦잠을 잤다...............................................................................는 건 아닌데, 급행 첫 차 시간까지 넉넉해서 여유부리다가 뒤늦게 정신차리고 1호광장으로 달려갔지만 첫 차는 놓치니 다음 차까지 30분.. 조천에 8시 반까지 가야 하는데 시간이 맞을 듯 안 맞을 듯 긴가민가 해서 걍 택시를 탔다. 남조로 타고 오면서 기사님이랑 이런 저런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가 정신차리고 내림. 2019년 11월 3일 일요일 서귀동-조천읍-구좌읍-성산읍 택시타고 온 덕분에 여유있게 도착해서 집결장소로 천천히 걸어가는데 낯익은 상호를 발견. 그렇다고 과장님 담당은 아니라고 했음. 함덕도 꽤나.. 2019. 12. 10.
제주에 오난 어떵 하우꽈? 도망치듯 빠져나온 작년 여름이 아직도 생생하고, 지난 가을 잔잔해질 수도 있겠다 싶은 추억이 희미해질 즈음 다시 찾은 겨울의 섬. 2019년 1월 4일 금요일 부산-제주/아라동-연동-일도동-성산읍-아라동 착륙안내방송이 나오고 창 밖을 보니 한라산 아래로 살짝 걸친 구름과 섬자락이 보였다. 살고 있을 땐 몰랐던 섬의 아름다운 모습. 밖에서 보면 이렇구나.. 매년 십수번을 봤는데 막상 나오고 나니 새로이 보인다. 다재다능한 2집 가수님을 만나 평소 즐겨찾던 바삭 본점을 오랜만에 갔다. 아라동에 분점이 생긴 이후로는 여길 올 이유가 없었으니.. 거지고모 최애 메뉴, 김치나베. 진짜 전날에 술 아무리 마셔도 이거 한 그릇이면 거뜬하다. 해장국보다 나음! 1학년 때였나, 물어물어 찾아갔던 고로케야. 테이블도 2갠.. 2019. 6. 25.
어떵 살코 저들지 맙서, 촘앙 살민 살아집니다 서귀포에서 치맥으로 저녁을 달리고, 오늘은 토평 주민께서 혁신도시까지 왕림해주셨다. 2019년 1월 6일 일요일 서귀포-제주-부산 헬스케어타운 이제 어쩌냐고 걱정 아닌 걱정을 하며 올라간 솔오름전망대에서 본 미악산(살오름)과 구름에 가린 한라산. 어제 미세먼지가 그렇게 많더니, 돌아가는 날 날씨가 이렇게 좋을 일??? 전망대에서 오뎅이랑 핫도그 흡입하고 5·16도로 타고 산천단으로 가는 길. 차로 넘어갈 때면 종종 들러서 내려다 보곤 했다. 저 멀리 사라봉이 땋! 여기 말고 또 즐겨찾던 뷰포인트는 어승생 공설묘지였는데, 이번에는 못 가겠네. 4년동안 살았던 원룸. 정신사나운 벽지와 블라인드로 눈 둘 곳을 찾기 힘들었지만, 밤마다 편의점에서 술마시며 소리지르는 것들과 마당앞 치킨집에서 퍼져오는 냄새에 속사.. 2019. 6. 25.
비우러 가는 길 : 우리동네 산천단 지난 여름 떠나오면서 미처 짐을 가져오지 못한 상태인데 계약기간은 끝나가니까 어떻게 해야 하나 궁리하다가, 이사업체를 알아보니 이건 뭐.. 더구나 책이 좀 많이 있어서 견적이 예상보다 많이 나와서 아빠한테 부탁해서 차를 가져가서 실어오기로 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아빠랑 단둘이 2박3일 나들이를 하게 됐네? 2018년 12월 14일 금요일 울산-여수-제주 출근할 때 간단하게 짐 챙긴 뒤 퇴근하고 아빠랑 옥동 법원사거리에서 만나 여수로 곧장 이동했다. 여수산단의 불빛, 그리고 기름내를 맡으니 흡사 울산 같기도 하고 뭐 그랬다. 여수항에 오니 선적하기 위해 대기하는 트럭이 어마어마하게.... 일반 승용차는 따로 들어간다 해도 생각보다 시간 많이 걸리더라고. 차를 넣어두고 터미널에서 기다리는데 단체관광객이 많.. 2019. 6. 25.
제 집 드나들듯 Ⅲ : 제주 2018년 10월 2일 화요일 - 12일 금요일 제주 대충 3개월 만에 다시 온 섬. 저 멀리 용연구름다리가 보이고.. 이제 나쁜 기억은 고마운 사람들과 행복한 추억으로 덮어버리려고.. 한동안 열심히 먹어댔던 넝쿨하눌가든 오리탕. 제주사람 과장님과 서귀포사람 대리님이 이 곳을 모른다고 하여 육지사람 거지이모가 데리고 가줌. 이 집 전구 열댓개는 거지고모가 갈아줬지 않았을까? 오픈하우스 서울 예약하는데 서버가 터짐. 거지이모의 속도 터짐. 태풍 콩레이의 상륙으로 모든 약속은 취소되고, 산천단을 후려치는 거침없는 빗소리를 들으며 두부김치에 한라산을 들이킴. 서귀포로 발령오신 친구느님과 지난 3년 간 주구장창 들락거린 법환동 이태리치킨. 이 집 벽돌 한 스무 장은 거지고모의 지분이 있을 듯. 친구느님은 아마도.. 2019.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