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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빈둥빈둥

마지막 학기 이야기

by 거지이모 2017. 8. 25.

과연 졸업을 할 수 있을까, 그 날은 과연 오기나 할까,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을까. 그렇다고 졸업을 하고 나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불안과 걱정과 긴장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 마지막 학기의 기록.

 

 

 

2017년 8월 25일 금요일   서울 김포공항

 

 

집에 들를 새도 없이 서울에서 바로 제주로. 개강은 왜 이리 꼬박꼬박 오는 건지, 빚 받으러 오는 것 마냥.

 

 

 

2017년 8월 31일 목요일   제주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5학년 설계 대지가 함덕 해수욕장 인근이라서 오랜만에 가봤는데, 예전의 그 기억은 이제 추억이 됐더라고. 만춘서점에서 사온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새벽 감성에 걸맞는 것 같기도 하고 공감이 가기도 안가기도 한 건 아직 다 이해를 못 해서 그런 거겠지.

 

 

 

2017년 9월 1일 금요일   제주 일도동 간세라운지

 

 

언제나 동일한 주제와 장소에서 반복되는 프로그램에 아주 귀찮은 작업이 추가된 8학기 전체 모임. 답사 중에 잠시 쉬면서 주제를 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 간단한 브리핑을 했다. 막학기에 설계 2과목인데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계획은 물거품이 돼버리고, 차라리 수강취소하고 내년에 재이수해야 하나 고민만 안겨준 수업.

 

 

 

2017년 9월 4일 월요일   서울 코엑스

 

 

수업째고 간 UIA 서울세계건축대회인데 아차.. 싶은 기분.

 

 

 

2017년 9월 5일 화요일   서울 코엑스

 

 

제주에도 도심에 이런 공간이 있었으면..

 

 

 

2017년 9월 5일 화요일   서울 DDP

 

 

서울로 오신 엄니랑 함께 DDP에서 비엔날레 관람.

 

 

 

 

지난 여름실습 때 작성한 전시계획서가 아른아른. 다른 도시와 비교해 보니 좀 더 신경썼어도 됐지 않았나 싶다. 뭐 거지고모야 시키는 대로 꾸미고 작성한 것 밖에 없으니...

 

 

 

2017년 9월 22일 금요일   제주 오라동 메밀밭

 

 

과제는 잠시 잊고, 설계수업 가기 전에 잠시 잠깐 오라동 메밀밭으로 드라이브.

 

 

 

2017년 9월 23일 토요일   제주 애월읍 장전리 카이로스

 

 

내년 전시회를 위해 얘기할 게 있다고  하셔서 따라나선 곳. 커피랑 먹은 제주 고사리+불고기 파니니가 맛있었다. 그거 먹으며 저기 해먹에 앉아 낮잠자면 딱이겠다고.. 서울에 계신 분들을 농락하는 톡도 보내고 ㅋㅋㅋ

 

 

 

2017년 9월 28일 목요일   제주 이도동 백성원해장국

 

 

수업이 코앞인데, 과제고 뭐고 일단 내장탕에 소주. 교수님 죄송합니다.

 

 

 

2017년 10월 14일 토요일   제주 산천단

 

 

버스번호야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적응되겠지만 고작 2.7km 되는 중앙차로 만들겠다고 수십년된 가로수 베어낸 것에는 분노함.

 

 

 

2017년 10월 15일 일요일   부산 우동 영화의 전당

 

 

중간고사 기간에 집으로 와서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러 가는 길에 담아본 부국제가 열리는 영화의 전당. 빨리 돌아와서 프로그램 짜면서 영화보고 싶다.

 

 

 

2017년 10월 20일 금요일   沖縄県 糸満市 喜屋武

 

 

교수님, 위셋 멤버와 함께 간 오키나와 류큐대학과의 교류 워크샵. 추라우미 수족관엔 꼭 가고 싶었는데..

 

 

 

2017년 10월 27일 금요일   제주 학교 강의실

 

 

전시회를 위한 모델링 중. 밤엔 일해도 새벽엔 자고 싶드아...............

 

 

 

2017년 10월 28일 토요일   제주 애월읍 곽지리

 

 

건축자산 기초조사연구를 위한 답사.

이 많은 사진을 언제 다 구성하고, 조사표는 언제 다 정리하며, 최종보고를 위한 PPT는 언제 또 만드나..

 

 

 

2017년 11월 1일 수요일   제주

 

 

일하느라 계속 빠졌던 4학년 설계 일정이 나왔네. 팬미팅은 못 가겠다..ㅠㅠ

 

 

 

2017년 11월 2일 목요일   제주 학교 박물관

 

 

마지막 전시회가 이렇게......

 

 

 

2017년 11월 3일 금요일   제주 학교

 

 

금요일 학교는 너무 한적하다. 가을을 더 쓸쓸하게 느끼라고 학우들이 배려해주나 보다.

 

 

 

2017년 11월 4일 토요일   제주

 

 

일하러 갔다가 또 일이 늘었다. 분명 그 계획의 시작은 미약했는데..........?

 

 

 

2017년 11월 9일 목요일   제주 학교

 

 

학기초에 뜯은 트레이싱지 거의 쓰지도 못하고 이리 두툼하게 남았다. 이렇게 과제도 못 하고 일만 하다간 설계 2과목 모두 F 받고 내년에 또 학교 다닐라...

 

 

 

2017년 11월 10일 금요일   제주 조천읍 교래리 교래손칼국수

 

 

아몰랑, 수업째고 닭칼국수에 소주 거나하게 마심.

 

 

 

 

한라산의 아름다운 단풍

 

 

 

 

해장은 커피와 책으로!

 

 

 

2017년 11월 16일 목요일   제주

 

 

석달 만에 열어본, 스리랑카에서의 거지이모가 제주의 거지고모에게 보낸 편지. 현눈터져서 또 한잔

 

 

 

2017년 11월 18일 토요일   제주 조천읍 선흘리 한면가

 

 

제주한면가에서 먹는 고기국수. 탄신일에 국수 먹으면 오래 사는가? ㅋㅋㅋㅋ

 

 

 

 

후식으로 방어회에 소맥으로 달려줌.

 

 

 

2017년 11월 21일 화요일   제주 이도동 산방식당

 

 

온면 개시.

 

 

 

2017년 11월 26일 일요일   서울

 

 

거지고모도 가고 싶었는데.. 무려 20주년인데..... 왜 못 갔느냐......

 

 

 

2017년 11월 29일 수요일   제주 학교 강의실

 

 

벌써 열흘째 마감치는 중. 교수님들 낚시에 파닥파닥 걸려 아직도 마감을 친다고요. ㅠㅠ

이럴 줄 알았으면 팬미 그냥 가는 건데.

 

 

 

2017년 12월 1일 금요일   제주 학교 공대4호관 소강당

 

 

드디어 산 하나 넘었다.

 

 

 

2017년 12월 3일 일요일   제주 이도동

 

 

대낮부터 불려나가 소주3병 들이킴. 취하지도 않는 걸 보면 아직도 가을인가 보다.

 

 

 

2017년 12월 3일 일요일   서귀포 법환포구

 

 

아름답다.

 

 

 

2017년 12월 5일 화요일   제주 연동 메종글래드

 

 

캡스톤 결과발표회 부스지킴이. 전날까지 교수님 알바로 밤새다 오니 책은 눈에 안 들어오고 잠만 쿨쿨.

 

 

 

2017년 12월 8일 금요일   제주 산천단

 

 

처, 첫눈? 전날에 너무 달렸더니 오늘은 어디 나돌아댕길 생각말고 푹 잠이나 자라고 하늘이 도와주시는 것.

 

 

 

2017년 12월 13일 수요일   제주 학교 강의실

 

 

마감이 코 앞이라 코가 빠져도 달려야 하는데, 왜 평소엔 보지도 않던 주간아를 보는 것인가!

 

 

 

2017년 12월 18일 월요일   제주 학교 강의실

 

 

눈이 감기니까 모델링도 엉망진창. 눈떠란 말이다! -_-b

 

 

 

2017년 12월 20일 수요일   東京都 墨田区 押上 ONE@Tokyo

 

 

마감치다가 어쩐지 빡쳐서 급결제해서 날아온 도쿄, 쿠마 켄고의 호텔에서 쿠마 켄고의 책을 읽었지.

 

 

 

2017년 12월 27일 수요일   부산 우동 센텀시티몰 모모스커피

 

 

한 십년 전인가, 아니 칠팔년 전인가. 친구가 온천장에 괜찮은 카페가 있다고 해서 몇 번 갔었지. 섬에서 몇년 살다보니 어느새 센텀시티까지 입점한 성공한 브랜드가 됐더라고. 친구들을 기다리며 커피 한 잔.

 

 

 

2017년 12월 31일 일요일   서귀포 표선면 성읍민속마을 옛날팥죽

 

 

 

따뜻한 시락국밥과 호박죽으로 마지막 학기 마지막 식사로 마지막 학점을 잊어본다.

 

 

 

 

남순아, 흥수야. 너네도 졸업했지? 거지고모도 이제 졸업이야!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