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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빈둥빈둥

1만원으로 떠나는 경주

by 거지이모 2010. 12. 27.

시험은 끝났고 결과만이 거지이모를 기다리고 있는 요즘, 그동안 억눌렀던 잉여력 대폭발 시켰지.

마샤와 나나코의 폭주하는 비주얼 <미녀 혹은 야수 美女か野獸>, 아침묵는데 코끼리가 뛰놀고 기린이 춤추는 <부호형사 디럭스 富豪刑事 デラックス>, 하얀 빙판 위의 김탁후와 유코짜응의 <프라이드 プライド>, 역시 발연기는 후카쿙 <농가의 며느리가 되고 싶어 農家のヨメになりたい>, 거지이모도 타키 담임이 되고 싶다는 <마녀의 조건 魔女の條件>, 배우는 2번이나 작품 따라간다는 <속도위반결혼 できちゃった結婚>, 최고의 명대사 '아루요' <히어로 HERO>, 마성돋는 여인네, 나나코에 홀렸지만 범인이 차~암 뜬금없던 <얼음의 세계 氷の世界>, 고로를 골로 보내고 싶었던 이번 4분기 게츠쿠 <유성 流れ星>까지..

헉헉, 많이도 달렸구나! 헌데 이대로라면 심각한 비타민D 결핍이 염려되어 하루 정도는 가까운 데로 마실을 가야겠다 싶더라구. 거지이모네 가까이로 마실 나갈 데가....

설마 또 경주? 국민학교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참 많이도 갔다만 혼자 조용히 간 건 없는 듯..
생각도 정리할 겸 반나절 정도 바람 좀 쐬고 왔다, 총 예산 1만원으로!




2010 12 23 경주



일단 이런 걸 받아봤다. 콸콸콸 쓰시는 분들에겐 유용할 듯..






멀지 않은 곳이니 딱히 준비물은 필요없었지만..






집에서 태화강역까지 버스요금 1,000원.






사실 울산 시내와 가까운 이곳이 울산역이, 지금의 울산역은 통도사역이 맞는데 교회들이 억지생떼를 쓰는 바람에... 내도 교회를 다니긴 하지만 이건 정말 아니지 않나? 하긴 정말 아닌게 어디 이뿐이랴, 하나하나 거론하자면 내 죽을 때까지 끝도 없겠다.






태화강역에서 경주역까지 기차요금 2,500원.






동대구까지 가는 이 기차, 경주에서 내리지 말고 대구까지 가서 우동이랑 납작만두 무꼬 오까 하는 유혹에 잠시 빠졌으나, 총 예산이 1만원이라는 냉엄한 현실을 깨닫고 이내 정신차림.






호계, 불국사를 지나 도착한 경주역.






약 40km를 평균 76.4km의 속도로 달려왔음.






자, 이제 거지이모는 어디로 가야할까? 무열왕릉? 아니면 안압지?
아니, 그곳은 바로!








중앙시장 안에 있는 조그만 김밥집, 홍아김밥. 2줄에 2천원이니 너무 큰 기대는 곤란하지만 밥과 단무지만 쓸데없이 거대한 김밥천국보다야 100배 낫더라. 김밥 1인분(2줄) 2,000원.

그렇게 김밥 2줄을 들고 룰루랄라 걷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보니..






자고 일어나 보니 너므 무덤 앞! ㅋ






노서리 고분군 되시겠다.
뉘댁의 무덤인진 모르겠으나 금관도 나왔다 하니 높으신 양반임엔 틀림없겠네. 아마 그 냥반은 천년 뒤에 어느 외국인(이라고 하기엔 이 분도 높으신 양반, 스웨덴의 황태자임)이 자기 무덤을 열어볼 줄은 상상도 못 했겠지?






대릉원 가다 발견한 PC. 김효진씨 행시 합격하신 거 지나가던 거지이모도 축하드려염~! ㅋ






김효진씨는 머리를 많이 쓰시고, 거지이모는 발을 많이 쓰시고..






좌회전하면 일번지 막창, 우회전하면 대릉원. 자,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한 8초 고민 했음. ㅋ






덕수궁 돌담길 뺨 후려치는 대릉원 돌담길. 다정한 연인이 걸으면 백퍼 깨진다는 거지이모의 저주가 전해내려 온다지...-_-;






그래서 사람들이 없나?






미추왕께서 잠들어 계신다는 대릉.
표 끊어 들어가서 관람? 따윈 거지이모에겐 없다! 유료관람도 사치일뿐..






저 너른 벌판을 뛰놀고 싶었지만 [출입금지]가 거지이모를 막아선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댄는데, 잔디보다 못난 거지이모란 말이가!






이렇게 첨성대 보면서 김밥 먹는 자, 나와보라구 해! 라며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지 ㅋ






거지이모 입에 들어가려고 들기름 바르고 깨소금으로 꽃단장 한 뒤 예쁘게 기다리고 있는 김밥.






온기가 아직 남아있었으나 차가운 바람 때문에 밥알이 얼고 ING~






커피 마시며 신나게 김밥 먹는데 갑자기 시끄러워져 고갤 돌리니 소풍 나온 유딩들.






입장료 500백원이 아까워(?) 밖에서 구경한 첨성대.
이게 정말 당시 천문대였을까? 대체 어떻게, 뭘 관찰한다는 거지? 천체를 관측하기엔 꼭대기의 ㅁ부분은 너무 좁게 느껴짐. 뭐 그렇다고..






아까 봤던 유딩들. 근데 배경이랑 원복 색깔이 비슷하여 누가 누군지 알아보기 힘들겄다.






여기가 어딘지 경주 김씨들은 알지? ㅋ






석빙고를 가다가 문득 뒤돌아보니, 아니 글쎄,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는..






조선시대 영조 때 축조했다는 얼음 창고. 글엄 여기서 얼린 얼음은 한양까진 어떻게 옮겨다 날랐지?






계단을 따라 내려가보면,






내부가 보이는데 뭔가 좀 으스스하다.






반월성에서 내려다본 경주 시내.




안압지를 가려고 내려가다가 이런 걸 보았지.



아니, 동이를 여기서 찍었다고? 내 조만간 확인해 볼 것이야. 헌데...






아니, 아무리 직접적인 배경이었다곤 하지만 <동이>를 무시하니? 누군 전봇대로 타이틀을 잘라먹고, 누군 기념촬영하라고 발판까지 마련해놓고!!!!






안압지 앞 횡단보도 건너는데 차가 안 보이는 고야, 신기해서 찰칵!






안압지 안의 나무에 매달리던 유딩들 고발할 겸 안압지 내부를 울타리 너머로 볼 겸.






여름에 왔다면 아름다운 연꽃을 볼 수 있었을텐데..
하긴 그 때면 사람들이 너므 많아서 연꽃 반, 사람 1/4, 카메라 1/4이었겠지?






국립 박물관은 들어가려고 했는데 늦게 온 바람에.. 에밀레 종을 한 번 보고 싶었는데 말야.






어느 새 해가 지려고 하네. 선덕여왕릉을 가려면 아직 멀었는데... 발걸음을 서둘렀다.






지금 거지이모가 가려는 아니, 도전해보려는 건 이렇게 끝이 잘 안 보이는 길. 행여나 도중에 멈추거나 탈선해서 종착역까지 못 가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거지이모의 다짐을 갉아먹고 있다.






아무도 없던 낭산을 서둘러 올라가니 나타난 표지판.






이걸 보니 거지같던 선덕여왕 마지막 회가 생각났어. 정말 뜬금없던 유신과 알천의 회상 씬, 왜 넣은 거유?






최초의 여왕님, 선덕여왕.
왕좌를 두고 가상에서 다투시던 미실께서 드뎌 대통령이 되셨답니다! 요지경인 드라마속 세상~






선덕여왕릉 가는 길에 있던 능지탑지, 문무왕의 시신 화장터로 추정된다고..






선덕여왕릉은 보고 내려오는 길에 또 만난 기찻길.
그래, 그 까이 꺼, 종착역이 안 보여도 ,가다가 탈선하면 그런대로 한번 달려보는 거지. 달려보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녹슬어버린 기차보다야 그래도 달려보려고 하다가 부서진 기차가 더 값지지 않겄어?






경주역에서 낭산까지 누구나 움직이는 코스.
다음엔 남산엘 한 번 가봐야겠다. 거지이모 산타는 거 싫어하지만, 남산은 나즈막하니 수월찮게 움직일 수 있다니 도전해봐야지.






여기서 모화역으로 가는 600번 버스를 탔다. 버스요금 1,500원.






퇴근시간 정체로 돌아가는 시간은 좀 많이 걸렸다.
모화역에서 울산버스 1402번으로 갈아탔다, 버스요금 1300원.






떠난 지 7시간만에 돌아온 태화강역. 여기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지만 환승으로 0원.




이동거리 86.5km 이동시간 7시간 소요경비 8,300원으로 떠나는 초저렴 경주 나들이!
이럴수가, 원래 예산에서 1,700원이나(?) 남았네. 만원으로 떠나는 경주여행은 이로써 대실패!
다음엔 좀더 철저하게 조사하고 계획해서 꼭 만원 다 쓰고 와야겠다고 반성해본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