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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빈둥빈둥

시내버스로 광주에서 서울가기 : 광주~전주

by 거지이모 2010. 2. 18.

부산에서 광주까지 버스타다 산 넘고 또 버스타고 달려온 거지이모(내용이 궁금하면 요기), 그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곧장 서울로 출발하지 않고 떡갈비 상을 하사하느라(내용이 궁금하면 요기) 올라가는 시간이 조금 지체됐다. 이러다 제 시간에 서울 못 들어가면 어쩌나, 그래서 토요일 새벽에 어렵사리 예매해둔 아바타를 못 보게 되면 어쩌나 그런 고민은 구수한 뼛국으로 날려버렸음!
그래도 예정보다 시간이 지체된 건 맞아서 한번 도전해보려고 계획했던 노선 대신에 이전에 다른 사람들이 많이 댕겼던 노선 따라 올라가기로 했다.



2010년 2월 4일 목요일


어쨌거나 송정리 갔다가 다시 돌아온 유 스퀘어에서 서울로 가는 여정의 첫 차에 몸을 실었다.




광주시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 담양군 담양읍 버스터미널 : 311번 1,800원 12:55-13:33(38분)
전남대를 지나 조금 달리다 담양에 도착하여 터미널 안에 가보니 옥과가는 버스는 이미 13분 전에 떠났댄다.
근데 담 버스는 두 시간 뒤..ㅠㅠ 물어보니 죽녹원을 둘러보는 데 한 시간 정도면 넉넉하다고 해서 죽녹원으로 고!
여긴 다음에 친구들이랑 떡갈비 먹으며 둘러보려고 KEEP 해두고 싶었는디....ㅋ




내도 언젠간 저 두 사람처럼 다시 찾아와 걸으리라! 두 주먹 불끈 쥐며 다짐했으나,
어디 다짐하고 돌아온 곳이 한 두 곳이라야 말이지.. :ㅅ;




신록이 푸프른 계절이었으면 사진찍는 사람들로 가득차 비어있을 틈이 없었을 텐데..
근데 1인용 의자도 좀 가져다 놓아주면 어디가 덧나냔 말이다! 솔로는 셀카도 이쁘게 못 찍는 더러운 세상!
내가 가서 앉았으면 왠지 쩍~ 갈라질 듯 해서 걍 지나쳤음;;




다시 돌아온 담양버스터미널.
죽녹원이랑 가까워서 그냥 시부지기 걸어와도 됐으련만 가방이 무겁다는 핑계로 버스타고 왔음.




담양시 담양읍 버스터미널 → 곡성군 옥과면 버스터미널 : 군내버스 1,700(현금) 15:20-15:51(31분)
옥과를 3km 정도 남겨두고 혼자가 되었다. 그래, 원래 인생은 혼자 왔다 혼자 가는 법.
하지만 가는 길 내내 혼자라면? 내 인생이 그렇다면? 생각만 해도… ㅠㅠ 아, 생각조차 말아야지…




곡성군 옥과면 버스터미널 → 곡성군 곡성읍 공용터미널 : 군내버스 1,900원(현금) 15:52-16:21(29분)
옥과에 내려 사진찍고 기사아저씨에게 곡성행 버스를 어디서 타느냐고 묻는데 지금 출발하는 버스래, 악!
아, 진짜 순식간에 우사인 볼트로 닥빙, 겨우 잡아탔다. 대략 이런 그림?




자료화면 제공해주려고 지난 추석에 뛰어주신 길씨, 땡삼! ㅋ




복귀하는 군인 총각(?) 두 분 발견. 추운데 고생많으시다는....ㅠㅜ




하동에서부터 본 섬진강. 이틀을 꼬박 댕겼어도 아직도 섬진강을 못 벗어났다.
완전 부처님 손바닥에 놀아나는 오공이 신세.. ㅋ




터미널 안에선 소년소녀가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놀더라. 레크리에이션의 장으로도 활용되는 놀라운 곳.. >.<




곡성군 곡성읍 공용터미널 → 남원시 금동 공설시장 : 2-200 1,650원 16:55-17:24(29분)
55분 출발인 버스가 53분이 돼도 안 와서 건물 옆에 서 있던 버스기사아저씨께 물으니 거기서 출발한댄다,
가만히 승강장으로 오기만을 기다렸으면 눈 앞에서 놓칠뻔 했다....ㄷㄷㄷ




오늘의 목적지, 전주가 71km 남았다. 뭐, 무난하게 도착하지 않겄나..
몇 년 전에 전주에서 너무 맛있는 걸 마이 먹어서 참 행복했다, 34시간 동안 7끼를 먹었다....응?
이번엔 뭘 무꼬 갈꼬.. 벌써부터 행복한 고민에 빠진 거지이모~




버스타고 가다가 내 눈이 잘못됐나 싶어서 찍은 추어탕 삼거리! 뭔고 했더니만 추어탕 집이 제법 있었다는..




남원시 왕정동 서문사거리 → 임실군 오수면 오수터미널 : 540번 1,600원 17:39-18:08(29분)
날이 어두워지면서 바람이 매서워지고 콧물이 줄줄 흐를려는 찰나에 와준 고마운 540번!
근데 여긴 뒤로 타고 앞으로 내리면서 요금을 내고 보니 처음 일본에서 버스탈 때가 생각났다.
멋 모르고 앞으로 탔는데 내리려는 아지매가 성질을 불같이 내는 거다. 어찌나 무안하던지..




곧 리차드 아저씨의 하치이야기가 개봉할 모양이던데,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 오수의 개가 더 낫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주켄 하치코 상에서 사진찍고 온 거지이모 ㅋ




임실군 오수면 공용버스정류장 → 임실군 임실읍 버스터미널 : 군내버스 1,350원 18:30-18:48(18분)
오수에서 50분 출발인 줄 알고 어떻게 기다리나 했더니만 30분에도 버스가 있는 거다. 재수~~
의견의 기운이 내게도? 허나 의견의 기운이 아닌 불운이 스믈스믈 오고 있었으니…




다시 혼자가 된 나, 갑자기 공포괴담이 좀 떠오르기도 하고.... 누군가 내 뒤에......
한 겨울 늦은 밤 막차를 몰고 간다 치면 갖가지 괴담들이 떠올라 거지이모는 절대 못 할 듯..




버스에서 내리자 말자 사진찍고 시간표 확인하니 2분 후다, 얏호!
이대로라면 저녁시간에 맞춰 전주 도착이네? 아님 무리해서 익산까지 가든가…
암튼 룰루비데? 아니, 룰루랄라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터미널로 들어서는데 내 눈에 보이는 건?








그렇다. 6시 50분, 7시 40분 버스는 없어지고 8시 20분 버스가 20분 당겨졌다, 털썩… 이 무슨… ㅠㅠ
하늘에서 해골이 내린다면 이런 기분일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임실군 임실읍 버스터미널 → 임실군 관촌면 공용버스터미널 : 군내버스 950원 20:00-20:13(13분)
히터도 안 틀어주는 임실버스터미널!에서 벌벌 떨다 타게 된 관촌행 버스.




근데 낯익은 지명, 관촌. 관촌? 어디서 들었더라..... 아~ 관촌수필! 혹시 그 배경이 된 곳인가?
하여 찾아보니 그건 또 아니네.. 충남 보령이 배경.... 아~ 무식한 거지이모..




임실군 관촌면 공용버스터미널 → 전주시 태평동 중앙시장 : 752번 2,280원 20:28-21:00(32분)
오늘의 마지막 버스. 뭐, 그럭저럭 전주에 도착했다.
중앙시장에 내려 스파라쿠아를 가려고 정류장에 서 있으면서 지금 오원집을 갈 것이냐,
낼 아침에 남문피순대를 갈 것이냐 한 30초 정도 고민하는데 버스가 왔다.
그 많던 생각들은 온데간데 없고 저절로 버스에 몸을 실어 카드 찍.
뭐, 오원집에 가면 옷에 냄새가 많이 배여 낼 댕기가 힘들 거라며 되뇌였다…
뭐, 오원집보다 진미집이 더 유명하다는데 진미집은 가기 싫다며 되뇌였다…




생긴 지 얼마 안 됐다는 스파 라쿠아. 가면서 보니 진미집도 근처에 있었음....ㅠㅜ
소문대로 시설도 좋고 깨끗하고 옷도 괜찮아 좋긴 한데,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너무 시끄웠어.
아, 근데 노천탕, 좋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