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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빈둥빈둥

짬뽕과 단팥빵 :전라북도 군산

by 거지이모 2010. 3. 28.
"아무개야, 니가 내라면 떡갈비를 먹겠나, 짬뽕을 먹겠나?"
라고 물어본 내게 아무개는 기다렸다는 듯이 떡갈비를 먹으라고 말했다.
원래 나의 계획은 부산에서 광주까지 하루 만에 가서 저녁으로 떡갈비를 먹고, 다음 날 서울가는 길에 군산에 들러 짬뽕을 먹는 것이었다. 근데 계획이 헝클어져 단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거다.
라고 설명하며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짬뽕 사진 좀 보고 다시 말해달라며 전화를 끊었다.
몇 분 뒤 아무개는 내게, "거지이모야. 우선 떡갈비를 먹고 올라온나. 그리고 짬뽕은 내랑 무러 가자! 아하하~"
라고 말하며 급하게, 신나게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역시 우리는 이래서 살빼기 어려운 거라고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며칠 뒤 군산으로 떠났다, 짬뽕을 외치며!


2010년 2월 6일 토요일  군산



이미 유명해질 대로 유명해진 군산 복성루.
볶음밥도 먹을 거라며 일찍 출발해야지 했으나 전날까지 버스를 타느라 지쳐서 그랬는지 늦잠을 자서 안양 친구네 집에 늦게 도착하여 출발이 늦었다.
주변에 너무 조용하길래 설마 노는 날인가 하며 문을 여는 순간, 테이블마다 꽉찬 사람들이며 방 앞에 어지러이 널부러진 신발까지.. 역시 우리같은 사람이 많군, 많아 하면서 방으로 들어갔다. 혹시나 하며 물어보니 볶음밥은 이미 주문 끝! 어쩔 수 없이..








테이블에 합석했던 아저씨의 짬뽕밥을 보며 군침흘리고 있던 우리에게 짜장면과 짬뽕이 내린다면?












"거지이모야, 고맙다. 내가 니 아녔음 언제 여기와서 이런 거 먹어보겠노!" 라고 아무개가 말했다.
하지만 감사한 나도 마찬가지. 아침부터 운전대 잡아준 아무개씨에게 보답하기 위해 내가 준비한 곳은?














블로깅을 하다 보니 우리나라 최초의 빵집이라고 하던 이성당.
거지이모는 빵 별로다, 밥이 더 좋다. 대학 새내기 때 점심으로 빵 먹자던 친구와 싸웠던 적도..-_-;




아, 근데, 근데, 근데 이 집 빵은 너무 맛난 거다. 다른 사람들 보니 쟁반에 수북이 쌓아가는 거다.
그저 단팥빵 서너 개 맛보러 왔던 거지이모와 친구 아무개씨, 갑자기 마음이 다급해진 거지이모와 친구 아무개씨.
급기야 친구 아무개씨는 지갑을 가지러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갔고 거지이모는 허겁지겁 빵을 담기 시작했다.
우리 이래도 되는 거냐며 아무개씨와 거지이모는 또 그렇게 먹어댔다.
이윽고 제정신을 차린 우리는 여자사람이라면 이래선 곤란하다며 좀 걷기로 했다.




이미 유명해질 대로 유명해진 군산(2) 기찻길.
기차가 다니는 마을엔 아이가 많다는데..^^; 이제 더 이상 기차가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빈 집이 많았다? 는 아니고, 얼핏 재개발 된다는 걸 본 것 같다.




출사나온 두 분 도촬. 이 분들 카메라에도 나와 아무개가 찍혔을 거야....ㅋ




기찻길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놀았어도 소화가 안 된 거지이모와 친구 아무개씨. 이대로 돌아가기엔 뭔가 아쉽고 해서 기왕 여기까지 온 거 내소사를 가자며 길을 나섰다.




내소사 입구에 있는 전나무길. 그저께 죽녹원에서 중년 커플이 내 눈을 흐리게 하더니 오늘도..
내 저들에게 복수할 날은 대체 언제란 말이뇨....흙흙..




내가 좋아하는 대장금의 촬영지이기도 했던 내소사. 한상궁에 의해 궁에서 잠시 내쳐진 장금이가 낙심하고 있을 때 곁에서 위로해준 민 종사관 나으리




내게도 사모하는 종사관 나으리가 생기면 꼭 가을에 와볼 것이야! ㅋ


그런데 대장금을 복습할 때마다 이상한 것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생각보다 많이 작았던 내소사. 공사 중이고 너무 늦게 와서 제대로 못 봤다.




이병훈 감독님은 내소사를 무척 좋아하시나보다. 대장금, 서동요, 이산 모두 이 곳에서 찍으셨어. 이제 막 시작한 동이에서도 내소사가 나올까?




신도들의 바람이 적힌 쪽지? 몇 개 읽어보니 다들 바라는 것은 가족의 건강이 으뜸이었다.




안 그런 곳이 어딨겠느냐만, 가을이 되면 단풍으로 참 아름다운 내소사 입구. 지금은 추운 겨울이라 황량하기 거지(?)없었지만 내년 가을엔 꼭 다시 가보리라, 종사관 나으리 손 잡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