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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빈둥빈둥

Brach seals shocking win : 미국 뉴욕

by 거지이모 2019. 6. 11.

거지고모에게 허락된 단 두 번의 주말, 다행히도 양키스와 메츠 사이좋게 한 주씩 홈경기가 있더라고. 하나씩 보고 오려는데, 오랩네서 맨하튼까지 가려면 오랩이 버정까지 데려다 주면 버스타고 기차타고 가야 하는 것. 이 분이 협조를 안 해주면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건데..... 끝끝내 부정하지만 어무이 닮아 잔소리 장난 아닌 오랩의 걱정을 뒤로 하고 거지고모는 가련다.. 시전.

 

 

 

2018년 4월 8일 일요일   Nanuet-Bronx

 

언니가 콜이 걸려 있어 출근하고 오랩이 둘을 돌봐야 하는데, 거지고모는 쿨하게 경기장으로!!! 대신 오후 5시까지 태리타운 역으로 돌아오기로 타협하고 오랩 폰을 뺏어 들고 출동.

 

아무리 봐도 적응 안 되는, 전깃줄에 매달린 신호등과 표지판. 섬이라면 꿈도 못 꾸지. 수초에 수십 번도 변하는 바람의 방향에 엉망될 듯..

 

 

 

걍 어느 한적한 주택 같은 기차역. 거 야구하기 딱 좋은 날씨일세!

 

 

 

기차 기다리는 동안 티켓도 예매해둠.

근데 배터리가 꼴랑 35퍼일세?

이걸로 5시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

 

 

 

바람이 어찌나 부는지 털비니도 뒤집어 쓴 채, 기차타고 야구보러 가는 길이 행복해서 눈누난나 ♪

 

 

 

그 길고 긴 허드슨 강에 다리가 꼴랑.. 그래서 맨날 미친 듯 막힌다고 오랩이 욕하던 태펀지 브릿지. 이거 아님 저~~~~ 아래 조다리까지 가야 하니까 어쩔 수 없다며.. 안 그래도 아침에 뉴스 틀면 여기 교통상황부터 나오더만.. 그래도 짓고 있는 다리 개통하면 좀 낫겠지....

는 거지고모랑 무슨 상관이여, 기차타고 야구보러 가는 길이 행복해서 눈누난나 ♪♬

 

 

 

드디어 도착했다!!!

 

 

 

시간맞춰 온 거 같은데 의외로 한산한?

 

 

 

전에 왔을 땐 오른쪽 헤리티지 필드에 있던 구 양키 스타디움이었지. 겨울에 왔던 탓에 구장 투어만 해서 실제 경기를 못 보고....흙흙  매년 스케줄이 나오면 MLB투어 하겠다고 계획만 짜다가 이렇게 실제 경기를 보니 기쁘더라. 그런 연고로 빨리 LA 가서 우리 귀쇼 경기를 봐야 할텐데....

 

 

 

보도블럭에는 지난 세월동안 축적된 MLB나 양키스의 마일스톤이나 이벤트 들이 기록돼 있었다. 서브웨이 시리즈 거지고모도 재밌게 봤는데요. 그 땐 메츠 응원했습니다, 거지고모는 약자의 편이니까요.....?

 

 

 

애들 먹일 거만 허용해주는 검색대를 지나 그레잇 홀에서 엘베 타고 서둘러 자리로, 자리로!

 

 

 

2층인데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군. 좋아, 좋아.

 

 

 

오랩 아이폰은 배터리가 20퍼 이하로 내려가 일단 꺼두고 그지같은 거지고모의 블베로 와파 접속

 

 

 

오늘의 선발 투수인 조던 몽고메리(Jordan Montgomery). 작년에 데뷔해서 9-7 3.88로 ROY 6위를 한 괜찮은 투수. 그러나 이 친구는 약 두 달 뒤 부상으로 토미존 수술을 받게 돼서 시즌 통으로 날리게......

 

 

 

그 애런 저지! 우리 벨린저보다 조금 잘 했던 친구.

 

 

 

첫 타석부터 시원하게 안타치고 출루했다.

 

 

 

그 지안카를로 스탠튼. 거지고모는요, 마이크 스탠튼로 뛰던 現 마이애미 舊 플로리다 마이너부터 아주 조금 얕은 팬이었다구요. 이제 소년가장에서 파라오가 되셨지만요..

 

 

 

그러나 무사 1,3루에서 루킹삼진 당한 고개숙인 남자. 이건 시작에 불과했으니....

 

 

 

1회말부터 5점이나 내서 별 일만 없으면 무난하게 이길 것 같은 경기라 이리저리 둘러보다 하늘을 보니 비행기가 날아가네. 일주일 뒤엔 거지고모도 저기 실려 있겠지..

 

 

 

디스펜서도 양키스

 

 

 

쓰레기통도 양키스

 

 

 

외야쪽도 가보니 뷰가 생각보다 나쁘진 않네.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트리플 플레이 그릴에 줄을 섰다.

 

 

 

마음을 굳건히 했지만 눈 앞에 펼쳐진 가격표를 보고 현실적(?)으로 택한 갈릭 프라이와 핫초코. 나름 중무장 하고 왔는데 이 날 기온도 기온이지만 바람이 너무 불어서 갓 나온 치즈가 감튀보다 더 딱딱했다고.... ㅎㅎㅎ

 

 

 

앞사람의 모밍아웃! 양키스 팬도 아닌데 왜! 한쪽 가슴이 아려오나..

 

 

어디서나 유쾌한 클리닝 타임. 카메라가 양손가락 쪽쪽 감튀 빨아 먹고 있는 거지고모 쪽을 비추지 않길 간절히 바랬다.. (╯°□°)╯

 

 

 

방구석에서나 부르던 Take Me Out to the Ball Game을 현장에서 반주에 맞춰 따라 부르니 어찌나 감격스럽던지 찍을 타이밍을 놓침. 어서 어서 다저스타디움에서 부를 수 있도록 분발해야겠다.

 

 

 

8회말에 구원 등판한 베탄시스

 

 

 

야유 가득하던 스탠튼과는 달리 인기 쩔던 디디

 

 

 

과연 양키스의 3루수로 붙박을 수 있을까 싶은 안두하. 심지어 정면에는 FA로이드 먹은 마차도가 있음..

 

 

 

그리고 한 남자.

4타수 무안타 삼진셋 병살타에 빛나는 이 남자.

홈구장 외야에서도 야유 받는 저 남자.

 

 

 

동점 상황에서 양키스가 이기길 바라며. 저려미 사인볼아, 승리요정이 되어주렴!

 

 

 

그래도 이번엔 헛스윙 삼진이라고.... ('ㅅ')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 

첫눈에 난 내 사람인 걸 알았죠....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뿌린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

 

 

 

9회를 무실점으로 잘 마무리했지.....만 경기는 결국 연장에 돌입했다.

 

 

 

두 팀이 짠 듯이 7득점 14안타 1에러. 관중석이 꽤나 비기 시작했고, 시간은 어느덧 4시 51분.

응? 4시 51분이라고!!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아직도 파악하지 못한 거지고모.

 

 

 

마차도가 크게 선풍기 돌리고, 2루 땅볼 아웃.

 

 

 

볼넷이랑 에러가 겹쳐 무사 만루의 찬스를 앞둔 저지.

걍 외야플라이 하나만 쳐줘도 될텐데, 투수 앞 땅볼로 병살타를 쳐줌....

 

 

 

그래도 2루에 주자 남았다며.. 발빠른 가드너라서 짧은 안타라도 충분히 홈에 들어올 수 있는데....

 

 

 

7타수 무안타 5삼진이라는 기록을 남기셨다.... 이걸 쌩으로 보다니....

여기 스탠튼의 이름을 지우고 터너를 써봤다... 이걸 왜 상상하는가....

본인이 제일 속타겠지.... 그럴 거야....

 

 

 

0대5에서 8대7로 역전한 오리올스 칭찬해!

 

 

 

양키스가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꿀잼이라는 케네디 스코어 경기 봤네.

 

 

 

아쉬움에 구장 내부나 더 둘러볼까?

 

 

 

미친 척 질러볼까 수십분을 고민했다....

거지고모의 월급이 얼마지..?

 

 

 

다저스랑 월시에서 만나요! ㅋㅋ

 

 

 

기차를 기다리면서 가방에서 아이폰을 꺼내고서야 깨달았다. 오랩과의 약속시간 5시........가 2시간 지났음을.. What?!!

 

 

 

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서 충분히 느껴지는 날것의 감정.... 아, 멍청이 거지이모..... 떠나는 기차에 몸을 싣고 쥐구멍으로 도망가고 싶었다. 오랩도 오랩이지만 조카들도 2시간 넘게 기다리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깟 공놀이가 뭐라고.... (;゜д゜)

 

 

 

걍 원래 계획대로 버스타고 들어갈 걸.....

 

 

 

퇴근하는 언니 픽업하고 돌아올 오랩을 조신하게 안 기다리고, 정신 못 차리고 사진이나 찍었네..

 

 

 

저녁이 되니 더 추워져서 그나마 실내인 육교에서 쭈굴시럽게 대기.

 

 

 

그래도 생각보다는 덜 혼났던 게, 야구 좋아하는 거 아니까 정신팔린 거 너그러이 이해받았다. 무엇보다 조카님들이 괜찮다며 용서해줌. 덕분에 훈훈하게 마무리된 처음이자 마지막 일요일.  ┐(´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