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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빈둥빈둥

십년 전 빈둥빈둥 : 일본 모지~시모노세키

by 거지이모 2010. 12. 11.

대체 시험은 언제인가, 언제쯤이면 해방될 것인가를 생각하는게, 공부하는 것보다 더 열심이었던 거지이모는 해방된 그 날이 옴과 동시에 2박3일 - 비록 체류시간은 26시간이지만 ㅋ - 짜리 상품을 예약했다. 그동안 고생했으니까 쉬려고? NO! 그럼 무엇땀시?






참으로 더웠던 지난 여름, 유코짜응이 쉴 새 없이 마셔댔던 저 맥주!  우리나라에는 안 파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가 마시고 싶단 말이다! 거지이모보다 나이도 어린 게 지만 바닷가에서 홀짝이고 말이야! 좋아, 내도 가서 실컷 마셔주리라!





호리프로 창립 몇주년 어쩌구 하던 영화. 후카쿙도, 사토시도 안 나오고 가서는 그림만 봐야되는 일본 영화지만 이것도 한 번 봐주리라!

하면서 영화보고 맥주만 사오면 되겄네 싶어 일정이고 뭐고 아무것도 생각 안 했었는데 출발인원 미달이니 4만원을 더 내랍신다. 싱글차지 무는 것도 서럽구만..흙흙.. 하는 수 없이 날짜를 일주일 미뤘드만 10월 16일에 개봉한 영화는 리버워크에선 11월 27일까지만 상영한다고... 후쿠오카 캐널시티로 갔으면 볼 수 있었을려나...;ㅅ;

어쨌거나 뜻밖에 시간이 생겨 뭘 할까 싶어 여행책을 몇 가지 봤지만, 고쿠라 같은 작은 도시에 대한 자세한 여행기가 있을 리 만무. 블로그를 검색해봐도 대충 가는 덴 뻔해 보이니, 난 그냥 지난 과거를 추억하는 걸로 결정했다. 어차피 배는 모지에서 내릴거고, 시모노세키까지 이동도 해봤으니 가보면 몸이 알아서 기억해내겠지. 배고픔이나 귀찮음 같은 본능에 충실한 거지이모니까! ^^;




2010 11 28 부산-門司



한 대로 보이지만 실은 두 대임. 앞의 것은 후쿠오카로 가는 카멜리아, 뒤의 것이 모지로 가는 세코마루. 시모노세키로 가는 배-성희였던가?-같이만 안 더러우면 된다. 아우, 정말 그 때 탔던 배는.. 안 타 본 사람은 말을 마셔요!






슬쩍 둘러본 세코마루 호는, すごい~~ 재취항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당연하겠지만 선내가 깨끗해서 일단 합격! 글쿠 뭣보다 사람이 별로 없다는 점이...ㅋ 대신에 자판기가 두 대 밖에 없고 휴게 공간이 많이 없어서, 여름이나 성수기 때 타면 꼼짝없이 침대에서만 놀아야될 것 같은 단점이..






가난한 자의 저녁은 컵라면+김밥! 공화춘 짬뽕이 괜춘하단 걸 어디서 보곤 사봤으나.. 걍 나의 사랑, 사리곰탕면이나 사먹을걸... 그렇다고 해서 남기는 으뜸가는 죄악(?)이니 우선은 다 먹..
고, 그래도 속은 듯한 기분에 허해지는 속을 달래고자 카페 베네 근처를 얼쩡거렸으나 딱히 땡기지 않아 삼다수로 배를 마저 채웠다. 콩다방이나 들어오지, 뭔 베네는..






출항하기 전, 롯데백화점과 터미널과 용두산 공원.






24,946t급 선박에서 내게 허락된 침대 한 칸. 그래도 이게 1등실이에염! ㅋ 짧아도 너무 짧게 가는 거라 짐이라곤 저 가방 하나.






밤새 거지이모를 달래줬던 그지같은 넷북과 꼬깔콘! 새우깡이라도 가져가라는 엄니 말씀에, 초등학생 소풍가는 거 아니라고 했다가 터미널 매점에서 눈물을 흘리며 1,200원이나 주고 사선 한 개 먹을 때마다 한 열 번은 씹어 먹었다. 물론 옆 사람들 시끄러울까봐 녹인 다음에 열 번을.. ㅋ




암튼 거지이모의 긴긴 밤을 달려주었던 고마운 드라마, <아츠히메 篤姫>



유우익과는 달리 개념도 충만하고 연기도 잘 하는 옆집 여동생 같은 귀여운 아오이짜응! 50부작의 타이틀롤로써 40년 가까이를 연기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평균 시청률이 20%를 넘었다니 거지이모야가 대단하다고 칭찬해주고 싶은데, 거지이모 따윌 알 리가 없는 그대는 연예인~






<아츠히메 篤姫>를 추천했던 사람들이 왜 중반부터 재미없다고 했는지 알았음. 다리에서 떨어지려던 아츠히메를 붙잡던 이에사다 사마한테 간 거지이모! 내 남자, 우성이를 두고 왜 또 딴 남자에게 눈이 돌아가냔 말이다! 우리의 이에사다 사마여, 거지이모만의 이에사다 사마가 돼줄 순 없는가!? 12월 12일까지 기간한정으루다! ㅋ
암튼 거지이모 독점 남자가 생기기만 해봐라, 같이 오손도손 밤새 오목을 둘 것이야! ㅋ






지난 10개월 동안 기른 머리 인증. 미용실 갈 때마다 숱 없다는 소릴 이상득 포항 챙기듯 들었는데, 저렇게 찍으니 왠지 풍성하게 보이는군. 이렇게 몇 장 찍으며 놀다가 이에사다 사마 품으로..




2010 11 29 門司-下関



하선 전에 찍은 시모노세키.






다시 부산으로 가기 위해 준비 중이던 세코마루 호. 거지이모도 한때 이런 배와 함께 살아갈 거라 꿈을 꾼 적도 있었지만 문제는 늘 대망한 회계학..흙흙....






모지항에서 레트로 광장 가는 길.
그래도 겨울이라고 옷을 껴입고 왔다가 하나씩 벗었다. 엄니 말대로 내복이라도 껴입고 왔으면 아침부터 땀을 한 바가지 쏟을 뻔 했네. 역시 옷 벗기기 최강자는 북풍이 아닌 태양이라능...






시모노세키로 가는 배를 타러.
10년 전에 처음 왔던 일본. 7일 동안 시모노세키--도쿄를 왕복했던 무시무시하고도 무식했던 일정. 그래도 한번 와봤다고 나름 반가웠던 곳.






이렇게 왕복표를 끊고.
시모노세키나 모지나 모두 門자가 들어가는 걸 보니 도시의 기능을 대강 짐작할 수 있겄다.






30여명 정도 탈 수 있는 작은 배. 역시 배는 작은 걸 타야 파도를 느낄 수 있지.






출발하기 전 잠깐.






큐슈와 혼슈를 이어주는 칸몬대교. 첨엔 지하터널로 가려고 했지만 왜 하필 거지이모가 걸어주려는데 공사중?!






가라토 시장 가는 길에.






  

넘들은 서로 찍어주고 같이 찍고 한다지만, 모태솔로 거지이모는....
어우, 근데 구멍난 얼굴을 계속 보고 있자니 좀 으스스하다, 갑자기 귀신이 불쑥~?






주말에 왔으면 스시며 각종 음식을 양껏 잡수셨을텐데 평일이라 초큼, 아니 억수로 아숩다. 그러고 보니 10년 전에도 평일이었지, 뭐야! 안 되는 놈은 끝까지 안 되는 구나.






허나 여기까지 와서 차마 빈 속으로 떠날 순 없지, 암! 공복으로 떨리는 위 만큼이나 떨리는 손으로 무려 1,000엔! 이나 주고 산 복어. 거지이모는 막입이라 이걸 광어라고 해도 그러려니 했을 거야! 는 좀 심했구나? 암튼 처음 무 본 기라 뭔 맛인지 잘 몰라서 걍 털어 넣었음. 근디 이게 화근이었을려나..






가라토 시장에서 조금만 가면 나타나는 아카마 진구. 모지에서 배를 타고 오면서도 잘 보인다.






후아, 어디 내놔도 넘사시러운 10년 전 사진! ㅋ






시간은 10년이나 흘렀어도 아카마 진구는 그대로고 거지이모의 잉여짓도 여전하고....






복어가 명물인 도시답다. 2MB가 명물인 우리나라에도 어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많은 이들이 애정을 듬뿍 담아 양껏 밟으며 사랑해줄텐데 말이지.






시모노세키 시내



사진을 찍다보니 모스버거가 보이지 뭐야? 또 여기까지 와서 안 무꼬 지나칠 순 없지 않겄어? 그거슨 족발 시켜선 새우젓만 묵는 참사라는..






아, 아.... 사랑합니다, 모스버거



거지이모 혼자 눙물, 콩물 쏟아내며 배불리 드시곤 아쉬움을 달래며 다시 모지로 돌아갔다.






연인이 어쩌구 저쩌구 하던 블루 윙 모지. 모태솔로인 거지이모는 어차피 건널 맘도 없었는데, 하필 이 날부터 통행금지랰! 나원참, 평생 안 건너줄 거야!






왜냐면 이미 건너봤으니께. ㅋ
블루 윙 모지에서 보이는 모지코 레트로 전망대와 국제우호 기념 도서관.











모지코 관광의 중심지라고나 할까? 헌데 여기도 공사중. 예전에 와봤으니 망정이지 초행길이었으면 오뉴월에 함박눈 내릴 정도의 한 많은 욕재이 츠자와 접신했을 뻔!






구 모지 미쓰이 클럽의 숨막히는 뒤태






구 모지 미쓰이 클럽의 아슬아슬하게 잘린 앞태






저렇게 대충 어슬렁거리다 도착한 모지코 역. 이제 고쿠라로 넘어가자!






역 안에 있는 인력거. 이 앞에서도 찍은 사진이 있으나 그거슨 차마 올릴 수 없는 베수비오 화산폭발 급이라 자제.






10년 만에 다시 찾은 시모노세키와 모지.
그동안 거지이모는 무얼 했나 돌아보면 넘들한테 말할 게 별로 없네. 하다 못해 넘들 다 갖고 있는 대학 졸업장 마저도 학과사무실 어딘가에 쳐박혀 있지. 아니, 벌써 폐기처분 했을 지도.. 비밀번호 까먹어서 졸업증명서 발급도 쉽지 않다는....ㅋ
암튼 그 생각을 하고 있자니 울적해지고, 아침에 털어넣은 몇 점 안 되는 복어가 거지이모 표 위산과 만나 없던 독도 내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고개를 떨구니..






주인 잘못 만나 언제나 고생하는 발님.
대한민국 평균 이상의 거지이모를 감당하는 발님아, 어쩌니?! 그게 니 팔자란다. 우짜겠노, 그러려니 하며 앞으로 40년은 더 욕 바래이. 그래도 널 생각해서 힐은 안 신잖니?

앞으로 10년마다 지난 시간을 반성하는 마음으로 여길 오자며 다짐하는 거지이모, 이제 4번 남았네? 담엔 내 남자 손 잡고, 그 담엔 내 새끼 손 잡고, 담담엔 내 손주 손 잡고 가고 싶구나. 그리고 마지막엔 역시 혼자 오게 되려나....? 그러기 싫으니 언제 만날지 모르는 내 남자여, 이에사다 사마처럼 먼저 가면 안 돼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