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섬에서 빈둥빈둥

바다 한복판에 홀로 우뚝 솟아 있다

by 거지이모 2011. 3. 20.
2011년 3월 5일 토요일

룸메이트들은 MT 가버려 혼자서 맞게 된 제주에서 첫 토요일.
거지이모는 뭘 하며 보낼까 하다가 한라산 너머 서귀포로 마실 나가기로 했다.
뭐 지도를 보니 갈 데는 참 많은데 어디를 어떻게 가야할 지 몰라서..




이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우리 학교 정문이라곰 ㅋ
항상 교내에 사람이 많았던(?) 부대와는 달리 대여섯 시만 넘어도 사람 보기가 어려운 제대. 교정이 넓어서 그런가?
하긴 2만 효원인과 1만 아라인의 차이가 크긴 하겄지.




이 곳은 제주시청. 여기서 서울, 부산이 저만큼 멀다네.




516 버스를 타고 도착한 서귀포. 첨에 룸메가 516번을 타면 된다고 해서 찾는데 암만 봐도 그런 번호는 없는 거다. 요상네, 요상타 하다가 알고 보니 5.16 도로를 지나는 시외버스를 516 버스라고 부른다는 걸 알았지. ㅋ

아, 근데 생각보다 넘 일찍 서귀포엘 온 거야. 원랜 8시 반쯤 도착해서 향급이 알려준 용이식당에서 아침을 먹으려고 했는디(블로그 검색 결과 8시 30분부터 영업한다길래).. 그래서 동네 한 바퀴 슬슬 돌았지. 그러곤 용이식당엘 갔는데, 악~~~~~ 9시부터 문 여신댘! 할 수 없이 식당 안에서 기다려도 되냐고 물으니 앉으라시네. 아지매가 열심히 고기 뒤비시는 소릴 들으며 블베로 시간을 때우고 있는디 아지매들이 한 분씩 속속 도착하신다. 그래서 9시가 되기도 전에 식사 시작! 거지이모가 뭘 문는 지 궁금하시면 아랠 클릭!


아침부터 고기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선 버스를 타고 쇠소깍을 향해 Go!




효돈에서 만난 너므 집 감귤밭. 아, 거지이모도 서귀포에서 살면서 뒷마당에 귤나무 몇 그루 심고 싶네. 겨울에 입이 심심하면 마당에 나가서 귤도 까무꼬 말이지. 구워무도 그래 맛나다는디.. 아...




어디선가 정겨운 갱상도 사투리가 들리길래 고갤 들었드만 카약을 타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음.




후아, 물이, 물 색깔이.... 순간 여기가 대한민국이 맞는가 싶었다. 이태백氏도 이걸 봤다면, 나 여기서 죽을래 하셨을끼야!




내도 타고 싶은데.. 으앙~~
왜 거지이모는 또 혼자 온 것인가!
쇠소깍 가라고 한 누구氏는 왜 이런 걸 알려주지 않은 겐각!!!!!




뭐, 혼자면 어떤가. 즐겁게 타면 되.....는..........
총각이 바람이 많이 불어 노 젓기 힘들 거랬는데 뭐 딱히 힘든 줄은.....ㅋㅋ




저기가 부엉이 바위래. 그 분이 생각나..




바다와 만나는 모래톱은 위험하니까 가지 말라고 했는데 꼭 말 안 듣는 사람들 있지. ㅋ



카약 타고 나서 해변가로 가서 혼자 놀고 그러다 다시 버스타고 서귀포로 돌아갔어. 이중섭 미술관 가려고 노선도를 열심히 보고 있는데, 차창 밖으로 정방 폭포 이정표가 보이는 거야. 뭐 내릴 때도 거의 다 됐고 해서 여기도 들러보자 싶어 잽싸게 하차!


정방 폭포 가는 길, 섶섬.




중2 때 누리단으로 제주도에 왔었지. 그 땐 여기 오면서도 딱히 감흥은 없었고, 단지 계단이 왤케 많은 거냐며 불평만!
오늘은 가까이에서 시원스레 떨어지는 폭포를 보고 있자니 속이 뻥! 하니 뚫린 듯 상쾌했다. 단지 혼자 왜 온거냐며 불평만!












안녕, 정방 폭포군. 담엔 친구나 가족이나 누구든지 꼭 혼자 오지 않을께이! ㅋ




이쯤 해서 보는 거지이모의 이동 경로.
평소 엑페에 계시는 박대리가 참 끈기있는 녀석이다 싶었는디 요즘 영 비리비리해져서 여기서 한번 끊어줌.


이중섭 미술관은 어딨냐며 혼자 두리번거리며 걷고 있는데, 물고길 쥔 소년1이 거지이모를 찾아왔다.




조금 더 걸으니 물고길 쥔 소년2가 거지이모를 반겨주대~






그렇게 이중섭 거리를 얼마 지나지 않아 당도한 이중섭 미술관.
미술에 관해선 일자무식(어느 분얀들 안 그렇겄느냐만은)인 거지이모는 약 2~30분 정도 진행된 해설을 들었지. 이중섭에 관해선 소 밖에 몰랐어, 소도 그렇게 종류별로 많은 줄도 몰랐고 왜 제주도에 이중섭 미술관이 있는 지도 몰랐지.
암튼 그의 생애에 대해 쭉 듣고 나니 너무 슬프더라. 물론 당대에 인정받고 명성을 누린 화가가 별로 없다는 건 알지만 불행한 한국 현대사에서 고통받다가 죽었다는 걸 알고 나니 참....
그토록 사랑한 남편이 그렇게 죽은 걸 안 부인, 야마모토 마시코 여사는 얼마나.....




자신이 미치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그렸다던 자화상.
이걸 보는데 거지이모도 모르게 눈물이....




이중섭이 피난 시절 살았다는 집, 알고 보니...




이렇게 좁은 쪽방에서 네 식구가 살았대. 이 시절 먹을 것도 없고 그릴 도구도 없어 그렇게 고생했었지만, 그래도 지나고 보니 여기서 이렇게 네 식구가 같이 살았던 1년 남짓의 이 때가 가장 행복했었다고 야마모토 마사코 여사가 말했대. 이중섭의 그림에 대한 법적 권리는 지금 조카에게 있다는데, 가족들에게도 조금 나눠지면 좋겠다 싶더라.




서귀포에 가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픈 이중섭 미술관.
그리고 여기 이중섭 거리에서 만난 또 하나 반가운 것은,




나는 요새 엠보트 차가 그리 마시고 싶네?




이중섭 거리에서 멀잖은 서귀포 성당. 대한민국에 있는 성당이 아니라 스페인이나 저 어디 중남미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구름 뒤로 숨은 햇님.




암만 잘 봐줄래도 아니, 이건 딱 UAE의 버즈 알 아랍이란 말이지.




거지이모가 지금 제주도에 있다는 걸 실감시켜 주는 땅바닥.




천지연 폭포. 수량이 많을 때 오면 더 이쁘다던데 내 눈엔 지금도 충분히 이쁨, 저 옆에 거슬리는 애만 빼고. ㅋ




천지역 폭포 입구에 있는 해녀 아지매. 다들 이 아지매 코 만지고 가던데 뭔 속설이 있는가?



폭포를 나오면서 몽가 출출해진 거지이모의 뱃 속을 달래기 위해 이것을 잡쉈지.





천지연 폭포에 있는 관광안내소에 가서 외돌개까지의 거릴 물으니 한 20분이면 간다고 해서 걷기 시작했지.




저 멀리 보이는 한라산, 사진으론 잘 안 뵈는디 눈도 쌓였음.




걷다가 만난 올레길 표지판. 잠깐, 이 길이 올레길이었어? 걸으면서도 몰랐던 거지이모. 아, 그래서 나무에 몽가 리본이 너풀거리고 있었구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걷는 길에 우왕ㅋ굳ㅋ 같던 숙소가 있던데 거기서 키우는 듯한 견님, 두 마리. 왼쪽 너, 외모가 참~ 거지이모 뺨치겄구나! ㅋ




저기 저 집은 뉘집일꼬? 집 앞 마당에서 보면 말이지, 이런 광경이 펼쳐져.




이 정도면 맨날맨날 칼퇴할 맛 나지. ㅋ




20분은 커녕 50분이나 걸렸어, 뜻하지 않게 올레길도 걷고 말이직! 2.7km를 20분 만에 걷는 분은 대체 뉴구?




바다 한복판에 홀로 우뚝 솟아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외돌개.
제주 한복판에 홀로 우뚝 솟아 있는 한라산 기슭에 사는, 거지이모.




어라? 여기가 <대장금> 촬영장소였다카네? 자칭 대장금덕후인 거지이모가 이걸 놓쳤다뉘 반성해야겄어!
실은 거지이모도 저 장금이 판 뒤에 서서 사진찍고 팠는디 때마침 거지이모 주변에 사람도 없더라고.
하긴 있었어도 부탁하기가 민망하야 안 했을 듯. 이래서 삼각대, 삼각대 하는 구나! ㅋ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광경. 오른쪽 끄트머리에 월드컵 경기장도 보임. 찍사가 후달려서 그렇지, 걍 갖다대면 엽서컷이었음.




외돌개 댕겨간 인증.




서귀포에서 동부해안따라 버스를 타고 오니 시간이 3시간이나 걸리더라고. ㅎㄷㄷ
지친 몸을 이끌로 기숙사로 올라가는데 왠지 뿌듯했다는.. 앞으로도 자주자주 댕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