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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빈둥빈둥

1일 3식

by 거지이모 2012. 4. 2.

누구네 집은 자던 애 깨워서 아침 멕이고 다시 재운다지만 우리집은 다같이 둘러앉아 아침을 먹어본 기억이 없네? 아부진 엄니가 안 차려줘서 못 드셨다카고, 엄닌 아부지가 안 드셔서 못 차렸다카니 닭인가 달걀인가.. 그래도 뭐 누구네 집 딸내미로 태어났어도 아마 잔다고 아침밥은 안 먹었을 거지이모.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서너끼를 먹는 건 뭐지????

이날도 제주도에 대해 알아본다며 박물관 몇 군데를 갈 생각을 했지만 실은 사이사이 끼니 때울 계획을 더 치밀하게 세웠다지, 그래봐야 국수 두 그릇과 국밥 한 그릇이지만 7시간 동안 3식이라는 게 함정!


2011년 4월 2일 토요일

'담주는 결혼식 때문에 육지 가야 해서 과제를 할 수 있는 건 이번 주말 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내내 긱사에 있기는 싫은데..'
라며 긱사에서 밍기적거리다 결국 나섰다.


법원에서 내려 걸어가던 중 교육청 담벼락에 피어있던 동백꽃.
용필신이 부르시던 동백섬이 생각날똥 말똥하며 걷다가 드뎌 도착한 식당.


 

그렇게 부른 배 부여잡고 산지천을 따라 슬슬 걸어내려갔다.
4월이라곤 해도 아직은 쌀쌀맞기 거지(?)없었던 제주 날씨.


학생문화원 앞 인도에 있던 그림.

사진으로 찍으면 입체감 있게 나온대서..




제주문예회관에서 서예전을 한다길래 전시실에 들어갔는데 토욜 오후라 그런지 한산~


거지이모님 맘에 들었던 서체.
거지이모님도 한때 천자문 공부하고 서예 배우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땐 먹 갈기가 어찌 그리 싫었던지..
연필이나 볼펜으로 슥슥 쓰면 될 것을 왜 먹갈고 붓정리하고 옷에 묻혀가며 써야 되냐며..;;


문예회관에서 나와 민속자연사박물관으로 가는 길의 신산공원.
여기 있는 샛길 통해 민속자연사박물관으로 들어가면 표를 안 사도 되는....응???


거지이모는 정말이지 건물 입구에 계단 많은 거, 정말 싫어!!!
물론 옆에 엘리베이터나 계단없는 오르막길이 있다지만 그냥 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면서 올라가기 싫어진단 말이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제주의 어머니? 아니, 할머닌가?


수학여행 온 중고딩으로 북적였던 입구 매표소.
거지이모는 저 나이 때 이렇게 박물관 둘러보는 게 참 싫었는데 쟈들도 그랬을라나..?
도착하면 몇시 몇분까지 오라고 하면 그걸로 끝. 여기를 왜 왔으며 뭘 중점으로 볼 것이며, 이러저러 하니께 잘 보고 오너라며 친절하게 설명해준 슨생님은 없었다. 하긴 자기들도 모를 것이니께..


이곳은 삼성혈 입구.
제주의 기원이 되는 세 성氏의 시조가 구멍에서 슝~ 하고 나오셨대.


좀 가까서 보고 싶었는데 안 보여줌. 구멍이 있는지 없는지도 안 보임.
사진이라도 좀 찍어서 세워놓지! 이런 배려심없는!!!!!!
그완 다르게 거지이모는 위님에 대한 배려심이 남달라 그를 위해 잠시 어딘가를 들렀다.

 

  

계속해서 산지천을 따라 내려가다 동문시장을 지나서 걷던 국립제주박물관 가는 길.
위치가 좀 생뚱맞고 계속 걸어 좀 피곤하긴 했지만 일단 '국립'이니께 믿고 가보는..




가는 길에 발견한 거상 김만덕의 무덤터.
"김만덕은 1739년 양가의 집에서 태어났으나... 기녀가 되어... 객주 집을 차려 큰 부자가 되었다... 온 재산을 내놓아... 구제하였다..."
요즘 시대에도 흔치 않을 대단한 인물. 하찮은 거지이모님이 밟고 댕길라니 송구스럽네.




제주국립박물관 전경.
순간 예술의 전당이 생각나기도 한 지붕.




탐라순력도 중 하나, 성산관일.
무려 제주목사께서 탐라의 여러 고을 이곳저곳을 둘러본 걸 기록한 것.
헌데 뭐.. 재미진 여행이었겠다 싶은 거였음. 어디선 술도 거나하게 마셨을걸? ㅋ




제주국립박물관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로비 천정의 스테인드글라스라고 생각함.
제주의 기원 설화가 담겨있는 이 아름다운 게 하필 천정에 있는지라 목이 부서질 듯 아팠지만..
한참을 목을 꺾어 보고 있자니 직원분이 좀 안돼 보였는지 다가오셔서 설명도 해주셨지, 이미 다 알고 있던 거긴 했지만..


어쨌거나 이렇게 박물관 투어(?)를 무사히 종료한 기념으로 가는 길에 동문시장에 들렀다.




헌데 이미 파장 분위기. 분명 이것저것 사먹을 포인트를 아까 봐두고 갔었는데!!!!!!! ㅠㅠ
그런데도 여기서 뭐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