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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빈둥빈둥

궁극의 먹부림 : 해남-진도-목포 I

by 거지이모 2019. 9. 30.

국밥이 맛있다는 말 한 마디에 세명이 모인 천리 길.

국밥 먹으러 간 김에 목포나 가보자고 떠난 천리 길.

 

 

 

2019년 9월 28일 토요일  부산-해남-진도-목포

 

 

새벽부터 운전한 친구 교대하느라 잠시 들린 휴게소에서 기절초풍할 오징어 발견!

 

 

 

 

꼭 먹어야 한다며 엄지를 거듭 치켜 세웠던 친구의 추천이 납득이 갈 만한 국밥이었다. 평소의 거지이모라면 소주도 한 병 시켜서 들이켰겠지만, 아직은 상태가 그 정도가 아니라서 콜라로 퉁.

 

 

 

 

쓸데없이 경치 좋은 남도의 국밥집

 

 

 

 

식당 앞 잔디밭에서 구르고 뛰며 열심히 사진을 찍고 진도로 향했다.

 

 

 

 

근데 하필 명량대첩축제에 맞물려 전망대로는 올라갈 수가 없고, 축제장 근처는 몰려든 차들로 도로가 주차장. 그래서 운림산방(雲林山房)으로 목적지를 바꿨다.

 

 

 

 

조선 후기 남종화의 대가 소치(小癡) 허련(許鍊) 선생이 쓰던, 요즘으로 치면 아뜰리에지.

 

 

 

 

집안에 흐르는 피가 정말 따로 있는 건지, 후손들도 다 미술계에서 계보를 이어가시는 것 같더라. 우리 혈육의 직계들에게는 어떤 DNA가 꽂혀 있는지 두고 볼 일이네.

 

 

 

 

도시락 싸들고 소풍오면 딱 좋을 곳.

 

 

 

 

진도에 온 김에 진도개 선수촌도 와봤지. 예전에 떠나간 몽실이도 생각나고..

 

 

 

 

진도에서 목포로 넘어가는데 날씨가 너무 좋았다. 친구가 새로 장만했다는 노트10의 카메라도, 거이지모의 블베를 보다 보니 개안할 수준이더라.

 

 

 

 

목포에 도착하자마자 시작된 먹부림. 우선 탕탕이부터!

 

 

 

 

칼칼하고 그윽한 연포탕을 한 숟갈, 두 숟갈 먹으니

 

 

 

 

도저히 그냥 나갈 수 없는 소주 한 잔.

 

 

 

 

배가 부르니 맛만 볼까 해서 들른 코롬방 제과 2호점으로!

 

 

 

 

친구들은 한밤의 먹부림을 위해 잠시 숙소에서 잠들고,

혼자 아무도 없는 마루에 누워 있자니 대구 이모집에 온 기분이 들었다.

수리하기 전엔 근대 한옥의 운치가 있었지만, 그와 맞바꾼 생활의 불편이 너무 컸지.

 

 

 

 

이 곳에서 편히 쉬려면 통으로 빌려 고즈넉하게 지내는 게 좋을 것 같다.

 

 

 

 

먹부림을 위한 시에스타를 잠시 즐긴 친구들과 다시 동네 마실을 나왔다.

미리 대본을 짜둔 것도 아닌데도 쉴새없이 이어지는 수다를 끊는 방법은.

 

 

 

 

역시 먹부림이지! 8천원짜리 정식의 위엄. 조기를 쌓아주는 식당이 어딨어! 조기 찌개와 두루치기가 무한리필 되는 식당이 어딨어! 양념게장과 고등어조림이 사이드로 나오는 식당이 어딨어!

 

 

 

 

8천원 내고 8만원치 먹고 나서 걷다 보니 펼쳐진 건맥축제!

 

 

 

 

정신은 우울해도 위장은 찢어진다며..

 

 

 

 

그래도 커피는 한 잔 해야겠다고 골목길을 이리저리 걸었다.

 

 

 

 

 

 

 

 

 

 

다리가 아파 잠시 쉬러 들어간 카페

 

 

 

 

무화과가 첨이라는 거지이모에게 맛보라고 주셨다. 아, 이런 맛이구나..

 

 

 

 

1930년대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舊 광생의원.

어긋나는 비례와 비대칭이 오히려 인상적이다. 대체 이유가 뭘까 궁금하다.

 

 

 

 

어두운 골목에서 환하게 빛나는 숙소의 불빛만큼, 우리 방도  새벽까지 수다로 환했는데  신기하게도 무슨 얘기를 했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거지이모의 뇌에 쌓여있는 스트레스가 그만큼 흩어진 걸로 받아들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