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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빈둥빈둥

가우디 천재디 II : 스페인 바르셀로나

by 거지이모 2013. 8. 10.

어제는 대강 어디에 뭐 있고 뭐 보면 될 지 파악했고, 오늘과 내일은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다니며 둘러보기로 했다. 아기 데리고 그냥 걸어다니기엔 날씨가 너무 덥지 말입니다.


2013년 8월 6일  Barcelona


숙소에서 카탈루냐 광장까지 걸어가는 길에 본 건물의 파사드. 담에 한번 써먹어야지! ㅋ




비둘기 천국, 카탈루냐 광장(Plaça de Catalunya). 19세기 이후 중세 성곽이 철거된 이후 세워진 도시계획에 의거해 만들어졌다. 저 엄청난 수의 비둘기도 그 때부터 고려된 거냐며! ㅋㅋ
시티투어버스는 여기서 출발하는데, 빨강 파랑 두 종류가 있다. 블로그를 조합해 본 결과 빨간 버스이 좀 더 낫다는 거였는데, 나중에 보니 코스는 뭐 주요 포인트는 다 가는 거고 파란 버스에 사람이 더 많아서 배차간격이 더 짧더라. 휴가철이라 사람은 많지, 더워 죽겠는데 줄 서며 기다리기가 좀 그래서 나중엔 파란 버스 탈 걸 싶더라는....ㅎㅎ




뭐 어찌 됐건 줄서기가 참 미묘한 거라 앞자리는 포기하고 뒷자리에 앉아 버스 탑승! 이어폰 나눠주면 그걸로 오디오 해설도 들을 수 있는데, 뭐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 못 느꼈고 듣는 사람도 없음.ㅋ




구라파人들의 로망, 요트.




해수욕 해본 지가 언젠지 기억조차 희미하다..... 어디엔가 누드 비치도 있다던데, 역지사지를 생각하면 거지고모는 얼씬도 해서는 안 됨! ㅠㅠ

이후 구도심를 벗어나 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신시가지으로 진입했다. 도시계획에서 바르셀로나를 빼면 오케스트라에서 제1바이올린이 사라진 느낌적인 느낌? 22@이라고 하는 도시재생프로그램에 따라 버려진 공장지대가 새롭게 조성됐다. 시티투어버스가 바로 그 곳을 통과했는데, 승하차지점 하나 없는 곳을 굳이 지나가는 건 자랑하려고 그러는 건가? ㅎㅎ




Fish, Frank O. Gehry & Associates, 1992
1992년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각품. 앞 건물 때문에 꼬랑지만 찍혔다는..... ㅠㅠ
혼자 온 게 아니니 놓치는 것에 연연해 하지 말자고 마음 먹었지만, 막상 이런 사진을 보고 나면 속이 쓰린다. 쉬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서 더 그런 듯..




Parc de Recerca Biomèdica de Barcelona (PRBB), Manel Brullet & Albert de Pineda, 2006
초코케잌을 가운데만 파먹은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ㅋ




Torre Diagonal Zero Zero, EMBA, 2011
삼각형의 대지에 정말 삼각형의 건물이 들어섰다!!!!
그러한 고로 시내와 해변가 모두 동시에 조망할 수 있대. 임대료 겁날 듯.. ㄷㄷㄷ




Forum Building, Herzog & de Meuron, 2012
바르셀로나 자연사 박물관(Museu Blau de les Ciències Naturals)인 이곳은 삼각형의 모양으로 대지의 고저차로 사진 속 정면이 25미터나 떠 있다고 해.




잠깐만요! 어서 보고 싶더라도 신호는 지키고 가실께요~




아그바 타워(Torre Agbar), Jean Nouvel, 2004
바르셀로나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른 장 누벨의 아그바 타워. 몬주익에 올라가도, 구엘공원에 올라가도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아그바 타워가 바르셀로나를 양쪽에서 지켜주는 형국이었다.
바르셀로나에선 도시계획상 고도제한을 엄격히 받는데, 여기가 우뚝 솟은 이유는.. 인천 송도에 포스코가 쏟아부은 걸 떠올리면 되겠다.
근데 롯데는 강민호 잡은 거 말곤 부산에 딱히 쏟아부은 게 없는데 왜......? 으아하다?




드디어 시야에 들어온 사그라다 파밀리아! 조용하던 버스 안(?)이 순간 시끌벅적 해지더라.




Basílica i Temple Expiatori de la Sagrada Família, Antoni Gaudí, 2026-2028
名不虛傳, 有口無言 가우디의 인생역작! MAGNUM OPUS으로 평가받는, 아직 다 짓지도 못했는데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두 말이 뭐야! 한 말해도 입 아픈 곳.
영국 가디언 지가 가우디를 하나님의 건축가(God's Architect)로 칭송했다니, 이건 노아의 반열이 아닌가! ㅋㅋ




1882년에 시작되어 2026년이나 2028년에나 완공된다는 전설 아닌 레전드!
그 명성에 걸맞게 매표소 앞에는 성당을 한바퀴 휘감은 줄이 더 장관이었다! ㄷㄷㄷ
그렇지만 그 자리에서 인터넷예매하니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뭐지, 다들 줄은 왜 서....?




무려 132년째 짓고 있는 이 성당은, Josep Maria Bocabella라는 한 책장수가 바티칸을 방문한 뒤 시작됐다.
이 아즈씨도 일이 이래 커질 줄은 몰랐겠지? ㅋㅋ
Francisco de Paula del Villar의 뒤를 이어 Antoni Gaudí가 설계에 나섰는데, 죽을 때까지도 15-25%밖에 진척이 안 됐단다. 그래도 어찌어찌 짓고는 있었는데, 스페인 내전 때 그만 모델이며 도면이 홀라당 타버린 거다!? OTL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과격주의자가 범인이지 않을까 싶은데, 이봐요! 분리독립해도 여기 이 성당으로 계속 먹고 살건데 그걸 태우남? ㅠㅠ
암튼 그래서 이미 지어진 데서 어찌어찌 복원해서 여태 짓고 있고, 앞으로도 지을 거란다.
입장료가 공사비로 쓰인다고 하니, 다들 부지런히 방문들 하세요, 거지고모 죽기 전(?)에 완공되는 거 보게. ㅋㅋ




성당 앞에는 모델이 있어 어떤 형태로 지어질건가를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다.




성당의 파사드는 일련의 주제를 가지고 성경의 여러 장면들이 묘사되어 있다. 여긴 입구에 있는 예수의 골고다행과 십자가에 못 박힌 장면. 성당 들어갈 때마다 예수의 고난으로 말미암아 얻은 구원을 까먹지 말고 속죄하라는 뜻?




성당에 딱 들어서는 순간, 할 말을 잃게 된다.
가우디도 사람이고 거지고모도 사람인데, 왜 때문이죠????




마치 숲 속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나무들마다 곧게 뻗은 가지에 나뭇잎이 무성한 수풀?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 어떻게 이런 구조를 생각해냈을까? 어떻게 이걸 현실로 구현해냈을까!
거지 같았던 거지고모의 역학 점수는요???? ㄷㄷ




아름답다 라는 말조차 내뱉기가 무색해졌다. 이래서 가우디, 가우디 하는구나....
하지만 정작 가우디는 전차에 치여 죽으면서도 초라한 행색 탓에 누군지 몰라봤다는구나.




매주 미사가 열리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 곳은 조용히 앉으라고 함.
앉으면 자연스럽게 목이 부러질 정도로 이곳 저곳을 둘러보게 되던데, 이게 종교적으로는 맞는지 모르겠다.
건축물이 너무 뛰어나니까 정작 정면에 있는,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은 안 보게 되잖아. 거지고모만 그랬는지는 몰라도.




스테인드 글라스가 있고 없고의 차이. 있으나 없으나 이쁜 건 매한가지. ㅎㅎ




가우디에게 영감을 준 것은, 그가 살던 고향땅이었다고 해.
가족, 고향, 조국 이런 것들은 호도되기 쉬운 것들이긴 하지만, 그만큼 사람에게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일까.




거지고모는 곧잘 언니에게 이렇게 묻곤 했다.
"언니야, 거지고모는 우리 같은 사람이 예수님보다 더 힘든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 예수님도 고난과 역경이 많았고 유혹도 있었지만 결국 이겨낼 수 있었던 건, 그 결과가 뭔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아니까 가능한 거 아닐까? 막말로 아빠가 하나님이야! ㅎㅎ"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거지고모의 내일을 기약하며 버스에 올랐다. 안녕, 담에 꼭 다시 올 거야!




어쩐지 이곳이라 가능한 색의 조합 같았.. 나중에 과제할 때 써먹어야지! ㅋ




거지고모가 당당히 밟은 곳은?




바로 구엘 공원(Park Güell)!




원래는 단지로 계획되었고 가우디가 우선 주택 두 채를 설계했지만, 비싸서.. 아무도 안 사서....ㅠㅠ
가우디 가족이랑 아부지가 들어와 살음. 이럴 땐 가족이 쵝오! ㅋ ㅠㅠ 지금은 그 집이 박물관으로.




근데 입구를 들어선 순간 어마어마한 인파에 놀랬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여행자 9할이 가우디네에 다 몰려 있나벼? 버스 내려서 고바위를 걸어왔는데, 길이 달랐는지 우리만 한적하니 걸어왔던 나머지 사람이 이래 많은 줄은 몰랐지. ㅎㅎ
암튼 덥고 힘들어서 매점에서 잠시 쉬었다. 명성(?)에 걸맞게 음식은 냉동식품 데워 나오고, 파리는 휘휘 날리고, 에어컨은 깨작대고, 화장실은 돈받으면서도 휴가 3칸만 끊어주고. ㅎㅎ 공원이잖아! 근데 왜 쉬지를 못하니....-_-;




사람도 사람이지만, 우리에겐 유모차가 있으니 정면의 계단으로는 못 올라가고 옆길로 살살 걸었다.




사람도 없고 한적하니 좋더라. 이 동네가 대부분 그렇지만 그늘을 쉬엄쉬엄 걸으니 또 시원하더라고.




길 끄트머리에는 돌로 깔아놨더라고. 맨발로 걸음 딱인데? ㅋ




중간 지점이라고 해야 하나? 박물관이 있는 지점까지 올라와 잠시 쉬었다. 유모차와 선풍기 안 챙겨왔으면 이렇게 못 다녔겠지. 아직 태어난 지 150일 밖에 안 됐지만 어른들 위해서 비행기 타고 더위 이겨내며 다녀준 조카느님, 고맙습니다.




다들 힘들어 하길래 거지고모만 더 다녀오기로 했다. 근데 공원 안에 왠 터널이 있어? ㅋㅋ
공원 내엔 돌로 육교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있는데, 그걸 지지하는 아래통로였던 것이었던 것.




가우디 아즈씨, 볼트 너무 좋아하나봐! ㅋ
여기, 빛은 환하게 들어오는데 바람이 기둥 사이로 불어들어오니 너무 시원하더라. 돌은 또 어쩜 저리 가지런히 다듬어 쌓아서 눈도 호강시켜 주시는지!




자기가 나고 자란 고향 땅에 있는 돌로 쌓아올려 만들어 낸 걸, 다른 사람들이 이만큼이나 많이 와서 봐주고 칭찬해주고 아껴주면 그 기분, 어떨까?
어떻게 돌로 이렇게 정교하게 아치와 볼트를 만들어 내지? 아, 그건 벌써 수십세기 전 로마가....ㅎㅎ




안에서 바라 본 가우디 박물관(Casa Museu Gaudí). 저기 텅 빈 구엘 공원에 살면서 무슨 생각했을까?
이건 마치 사대문 안에 살지 못하고 압구정 배 밭에 혼자 사는 도할배라고 하면 밸런스 맞나? ㅋㅋ




정상에서 바르셀로나 시내를 바라보고 있던 거지고모 feat.오랩 도촬




그 당시 돈 있던 자들, 왜 여기 안 샀을까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걍 주말 별장으로 사면 안 됐었니?
그러나저라나 도시계획이 얼마나 잘 진행됐으면, 해안에서 근 7-80km는 떨어진 이곳에서 조망이 이리 잘 되냐?
부산시청, 보고 있나? 딴 건 다 그렇다 쳐도 달맞이 고개가 왜 그 꼬라지니? ㅠㅠ




담에 또 놀러 오겠습니다. 그 땐, 매점 음식의 맛이 좀 나아지길 기대하며....




다시 시내로 돌아와 저녁 먹고 좀 걸으며 이 날의 피로를 풀었다.




수고했어, 고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