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밖에서 빈둥빈둥

꽃보다 거지고모 IV :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by 거지이모 2014. 1. 17.

2014년 1월 12일 일요일  Marjan brdo, Split


어두침침한 지하에 있다가 훤한 밖으로 나오니 하, 공기가 역시 달라. 공기맛을 보니 입이 심심하여 군것질에 나섰다. ㅋ




uštipak라고 하는 일종의 도넛인데, 우리는 걍 설탕이나 뿌려 달달하게 먹었지. 와~ 하는 맛은 아닌데 자꾸 먹고 싶은 건 뭘까? ㅋㅋ 이런 둥글둥글한 형태도 있고 얇게 펴서 파르페처럼 이것저것 소스 발라 먹는 것도 있다.




마르얀 언덕은 좀 쉬었다가 오후에 올라가기로 했다. 조카님을 위한 브레잌 타임!




자옥누나야가 구두 사던 가게. 저 구석탱이에 승기어빠가 찌그러져 있었지.




나로드니 광장의 한 까페에 앉아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를 잠시 즐기기로 했다.




스타벅스에 가지 않는 한,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즐기는 건 불가능한 유럽은 이제 적응 완료! ㅋ




아빠, 저 비둘기도 걸어다니는데 왜 나는 못 걷죠..?




아빠, 저 오빠언니야는 뛰어다니는데, 왜 나는 못 뛰죠..?
비뚤어질테닷!! ㅋㅋ




오랩네는 셋이서 사진찍고 노는 동안 거지고모는 땅바닥 구경이나 했다. ㅋ 바닥에 스플리트의 문장을 붙여놓은 게 인상깊었다. 황제의 궁전에, 크로아티아의 상징인 체크, 그리고 성 도미니우스이다.




숙소로 가는 길에 가득 비친 햇살. 차디찬 독일 시골에나 있다가 이렇게 광합성을 하니 얼마나 따스한가..




고개를 들면 동그란 하늘이 보이고




고개를 숙이면 이천년동안 사람들이 돌아다녀서 닳아버린 흔적이 보여.
지나온 세월을 생각하면 그렇게 많이 닳진 않았군. 더 많이들 다녀도 되겠어! ㅋ




아드리아의 햇살을 가득 받으며, 조카느님과 깨볶는 오후를 보냈다. 우리 조카님, 보고 싶잖아! ㅠㅠ




좀 쉬고 나왔더니 글쎄, 사람이 없어. 일요일 오후 잉여돋는 페리스타일이로세!




리바 거리에는 저물어가는 주말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가득?은 아니고 조금?도 아닌 적당히 있더라.




순재옹이 좋아하시는 직진을 하면 마르얀 언덕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뭐 이런 완만한 계단이 다 있어? 이래서 희애누나야가 슬슬 올라갔구나?
처음엔 이 정도면 끝까지 갈만 하겠다며 여유로웠지.




근데 그런 여유도 잠시뿐, 곧 계단이 휘몰아쳐왔다. 냥이가 거지고모 비웃는 것 같잖아! ㅠㅠ




헐~ 대체 얼마나 올라온 거니? 헉헉..
저~~~ 멀리 수십(?)층의 아파트가 거지고모 눈높이라뉘!




근데 또 얼마나 더 올라가야 되는 거야??!!!!?!?!???!!!!
거지고모 이마와 눈에선 피눈물이 쉴새없이 흘러내리고 있는데, 오랩네는 버리고 간 건지 보이질 않아. 다리는 후덜거리고 발가락은 저리고 턱밑으로 피눈물이 흐르고 입안에선 단내가 나고 어깨는 부서지기 일보 직전이잖아! OTL로 기어가고 싶은 느낌적인 느낌? ㅋㅋ
근데 고작 해발 178m 언덕 하나 오르면서 왜 그렇게 에베레스트 오르듯 힘들었냐고욬ㅋ?




거지고모 등 뒤에 11kg에 빛나는 조카느님이 계셔서.....ㅋㅋ




그래도 힘들게 올라온 보람은 있더라. 석양이 비치는 스플리트의 전경이 한 눈에 보여.
이렇게 풍경이나 보며 땀 식히고 돌아갈 줄 알았지.




근데 굳이 일몰을 봐야겠다는 거야! ㅠㅠ 그래서 알로에 돋는 산책길을 더 올라갔다.




기럭기 길게 뻗은 오랩 내외와는 달리 짜리몽땅 거지고모와 조카는 일몰 따위 볼 수 없었다고 한다. ㅠㅠ
대신 성 니콜라스 교회(Crkvica Svetog Nikole)나 구경ㅋ




전망대에 있는 까페에서 야경을 좀 더 구경하고 내려가기로 했다.
근데 여기 종업원 귀가 구린지 거지고모 혀가 구린지, 코코아를 주문했는데 차가운 콜라를 가져온 건 뭐지? ㅠㅠ 항상 피고용인의 편에 서는 거지고모! ㅋㅋ 는 걍 주는 대로 얼음 씹으며 마시다가 얼어버리는 줄 알았단다. ㅋㅋ




돌아갈 땐 리퍼블릭 광장 말고 해안가로 걸어내려갔다.
오는 사람도, 가는 사람도 없어서 또 넷이서 찍고 찍고 또 찍고, 난간 위로 뛰어댕기며 쌩쑈를 하며 갔지롱~




무슨 비밀의 화원 같은 기분도 들고 새하얀 돌바닥을 걷는 느낌이 굿굿굿! 희애누나야도 그 때 비만 안 왔으면 이리로 걸어가며 씐나게 화보 더 찍었겠지. 꽃누나 팀은 여기도 답사 다녀갔을 텐데 아쉬웠겠다..




아름다운 스플리트의 야경도 이제 마지막이네..




숙소로 돌아와 아쉬운 마음에 부엌 창문을 열었더니 어제 갔었던 궁전 터가 보였다.
시끌벅적했던 토요일 밤과는 달리 조용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