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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빈둥빈둥

독일냄새나는 프랑스동네 : 프랑스 꼴마르

by 거지이모 2014. 2. 16.

이번 주말여행의 여정은 꼴마르-롱샹-슈투트가르트였다. 늦게 출발한 것도 있고 해서 롱샹으로 바로 갔고 오늘, 꼴마르를 갈랑가 말랑가.. 뭐 언제든 다시 갈 수 있다지만 얹혀가는 거지고모 입장에서 다시 가자고 하긴 좀 그렇고, 또 작은 소도시니까 시간 얼마 안 걸릴 것 같아 들렀다 가기로 했다.



2014년 2월 15일 토요일  Bad Krozingen-Colmar


독일의 도시 이름에 Bad가 들어간다면 그곳은 백발백중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여기 바트 크로징겐도 예외는 아닌데, 원유라도 얻을까봐 시추하다가 온천이 터졌다고 한다. 신세계 센텀시티 터지는 소리! 의료용 온천으로 유명해서 손님이 바글바글하대. 하지만 우리는 뭐 걍 자러만 간 거라 그런 거 따위....ㅎㅎ
호텔 베란다로 하천이 졸졸졸은 아니고 비가 와서 콸콸콸 흐르고 있었다. ㅋ




호텔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보슬보슬 내리던 비가 프랑스 국경을 넘자마자 마구 쏟아졌다. 괜히 가자했다 싶은 게 내도록 운전만 하는 오랩한테 많이 미안했.....OTL




독일돋는 프랑스동네, 꼴마르에 도착해서도 비는 계속 계속 내렸다.




꼴마르가 속한 알자스 지방은 그 지배를 두고 독일과 프랑스가 치고 박고 싸운 곳이다. 동토돋는 시베리아일지언정 있으면 갖겠다고 아우성이겠지만,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가 철광석 매장량. 프랑스 철광석 생산량의 90%, 독일은 35%에 달하기 때문에 두 나라가 서로 눈에 불을 켜고 뺏고 뺏기는 전쟁이 지속된 거다.
하지만 단일민족으로 단일어를 사용하는 단일문화권 한반도와는 달리 이곳은 그렇지 않다. 신성로마제국의 직속도시였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프랑스의 지배를 더 오래 받았다. 그런데 또 지형적으로 라인강변에 위치한 탓에 언어적으로는 독일에 가깝다고. 따라서 여긴 그냥 이도저도 끼우지 말고 알자스 지방색이 강한 동네라고 하자! 그런 고로 알퐁스 도테의 <마지막 수업>은 밸런스 붕괴. ㅎㅎ 어릴 때 이걸 보고 흘린 거지고모의 눈물이 아까웠다고 한다.
좌우지당간에 스트라스부르도 그렇고 콜마르 역시 독일풍의 건축물이 많이 보이고, 아기자기한 그 아름다움으로 다들 알 듯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배경이 되었다.




앙시엔 두안느 광장(Place de l'Ancienne Douane).




알자스 지방의 상징인 황새. 스트라스부르에도 그렇고 여기에도 황새인형 많이들 팔더라.




생 마르탱 성당(Collegiale St. Martin).


 




새운동화 신고 마구마구 걸어다녀 주려고 했는데 하늘도 무심하시게 비가 오는 바람에 발이 점점 젖고 있었다. 빨리 맨홀 뚜껑 찾아야 하는데, 비가 오니까 다들 빨리 걷지 우산도 들어야지 주변 사진도 찍어야지. 그래서 걍 아무 거나 밟아버렸다. ㅠㅠ




본격 쇼핑가. 날씨만 받쳐줬다면 이 가게 저 가게 둘러볼 터인데, 비가 오니까 우산 접고 펴고 귀찮아서 생략.




주택의 외관도 프랑스 속 독일풍이라 독특하지만 지붕 역시 만만치 않다.




쁘띠 브니즈(Le Petite Venice)로 가던 길에, Pôle Média-Culture Edmond Gerrer.




맨홀 대신 느낌아는 돌길에서..




어느 골목길의 미니어쳐 느낌적인 느낌. ㅋ




비도 오고 춥기도 해서 잠시 몸을 좀 녹일 겸 시장(Le Marché Couvert de Colmar)으로 들어갔다.




청과물, 해산물, 빵 같은 걸 파는 가게와 까페 등등이 있었는데 뭐 확 땡기진 않고 화장실은 당연히 유료고.. ㅎㅎ




저 턱받이, 우리 조카느님이 하면 이쁠라나 하던 찰나.




로슈 강(La Lauch)을 따라 흐르는 집들이 귀엽기만 하다
만, 왜 쁘띠 브니즈인가!




그 옛날에는 정말 코딱지만한 이 강을 따라 들어선 집을 가려면, 아직 길이 없어서 배를 타야 했단다. 그리고 또 와인가도로 유명한 동네다 보니 포도를 가득 실은 배들이 왔다리 갔다리×300...? 그렇다고 한다면 노 잘 젓는 팔뚝좋은 사나이들이 인기많았겠네? 거기에 대한 얘기가 안내표지판에 있었는데 내용은 까먹었음. 붕어와 호형호제하는 거지고모. ㅎㅎ
암튼 베네치아가 들으면 피식할 규모의 쁘띠 브니즈라 거지고모 살짜쿵 낚였다는 생각이 슬며시....




비가 많이 오기도 하고 어서 슈투트가르트로 가야하기에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독일 시골마을에서 그래도 한 다섯달 가량 살았다고 이제 이런 건 눈에 안 차는 배부른 거지고모. 일부러 왔다면 분명 실망했을 거야. 걍 오랩네 마을 근처에 쬐그만 강 하나 흐르는 건데 라며. ㅋㅋ
이제 저장 버튼을 누르고 나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려고... 분명히 극장에서 재밌게 봤는데 내용이 뭐였더라...? 심지어 미야자키 하야오의 다른 애니메이션이랑 막 섞여있음. ㅎㅎ 오랜만에 김탁후 어빠야의 목소리를 들을 거란 기대에 부푼 마음을 안고 이제 그만 츄스(Tschü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