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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빈둥빈둥

꽃보다 거지고모 I :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by 거지이모 2014. 1. 17.

원조 유느님께서 밀라노에 갈 지도 모른다는 썰에 오랩 내외가 휴가를 밀라노로 가겠단다. 차를 가져가니 마니 하면서 호텔이랑 비행기 막 알아보다가, 무도에서 나온 걸 보아하니 아니 올 것 같아 어딜 갈꼬 하더라고. 거지고모한테도 물어보길래 아테네라 했더니 또 막 알아보다가 터키간다고 또 알아보다가 결국 꽃누나 보드만 스플리트 간다고..... 꽃누나를 진작 좀 방영하지 그랬어요? 그랬음 이리저리 시간 안 버렸잖아. ㅋㅋ



2014년 1월 10일 금요일  Landstuhl-Split


새벽부터 일어나 부지런히 달려 공항에 도착했다. 싱가포르, 런던, 부다페스트, 암스테르담, 쿠알라룸푸르 등등 아직도 못 가본 데가 왜 이리 많은 건가.. 언제 다 가보지????




진짜로 가는구나. 살다 살다 거지고모가 크로아티아(Republika Hrvatska)를 가게 될 줄이야....
겨울이고 주말이긴 하지만 금욜 오전이다보니 만석은 아니더라고. 3열 좌석 거지고모 혼자서 낙낙하게 차지했다.




이게 유럽 구름? ㅋㅋ




기내식으로 맥주랑 파이를 먹었다. 근데 둘 다 쏘쏘. 거지고모 입엔 Rothaus가 짱짱!
맥주는 오쥐스코(Ožujsko)라고 크로아티아에서 제일 잘 팔리는 거래. 초당 10병씩 팔린다고 함. ㄷㄷㄷ 그 정도의 맛은 아닌 것 같던데?
하긴 카*나 *이트 나부랭이도 잘만 팔리는 나라가 있는데. ㅎㅎ




새벽부터 일어나서 좀 졸리기도 하고 맥주도 마셨고 해서 팔걸이 다 올리고 쿨쿨쿨..




드디어 도착! 근데 공항이 참 작아. 활주로에 비행기도 내리고 사람도 내리고....ㅎㅎ 공항 건물까지 슬슬 걸어서 들어갔다. 들어가서도 출입국 심사대는 2개 뿐. 휴가철 되면 더 많아지겠지..
참, 크로아티아가 유로에 가입은 했지만 아직 쉥겐조약국도 아니라는 걸 미처 확인을 안 해서 독일에서 나올 때 덜덜 떨었다. 작년 여름에 왔던 거지고모는 쉥겐 말고 양자협정을 이용해서 독일에 입국한 거라서. 그 드넓은 유럽대륙을 어떻게 달랑 90일만 다니라는 건지 모르겠다. 그것도 멀티풀도 아니고 180일이내라는 제한도 두고 말야. 게다가 출국일 기준으로 바뀌어서 더 혼란스럽잖아! ㅎㅎ




미리 예약해 둔 택시를 타고 스플리트 시내로 들어가는 길. 저~~~~~ 멀리 보임.




이젠 흔하디 흔한 유럽의 차양.




마침내 밟아보는 제국의 땅! ㅋㅋ




정면은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Gaius Aurelius Valerius Diocletianus Augustus)의 궁전 성벽이고
오른쪽 건물이 우리가 머문 아파트.
사실 뭐 성벽이고 뭐고, 여기 자체가 황제의 궁전 내부니까 거지고모는 황제가 자던 데서 잤다?
는 아니고 위치상 궁전의 부엌과 식당이었대. 황제가 먹던 데서 먹은 건 확실! ㅋㅋ




이제 아파트로 들어간다. 이 골목 끝은 또 어디로 연결됐나 들어가봤지만 막다른 골목길이었음.




우리 앞 집. 바르셀로나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빨랫줄이 정겹다.




우리 아파트는 4층이었는데 엘리베이터 따위 있을 리 만무하니 다들 13kg 정도씩 이고 올라오자니 숨이 턱턱 막히고 왜 이러나 싶고 집에 도로 가고 싶고....ㅋㅋ 헌데 거실에 딱 들어오니 독일에선 구경할 수 없었던 햇살이 비치는데, 와~~~~~




창문을 여니 아드리아 해(Adriatic Sea)가...... 1600년 전 황제가 보던 걸 거지고모도 보게 됐.....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마리얀 언덕(Marjan brdo)이 보였다. 오랩이 숙소 잘 잡았구나....짝짝짝




우리가 짐 정리하고 창 밖 보며 고함지르며 사진찍는 동안 유느님은 엄마 가방 뒤지며 놀더라. 그 안에 지갑이며 여권이며 다 들어있는데, 핵심을 꿰뚫어 보는 혜안을 가진 듯. ㅋㅋ




그새 독일에서 쬘 햇살 7일분은 본 것 같은데 이렇게 지는 게 아쉽더라고. 낼부터 해만 보고 다닐 거야!
저녁은 조카도 있고 해서 간단하게 아파트에서 먹고 밤마실을 나가기로 했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여 돌아올 때만 해도 이 리바 거리(Splitska riva)는 없었지. 황제 니는 못 걸어본 길이대이. ㅋㅋ
근데 여기는 불금이 없나봐요. 그나마 밤문화가 있는 휴양지라고 했는데....torrrrrrr




쇼핑할 데가 별로 없다며 아쉬워하던 오랩 내외. 거지고모한테 돈 쓰면 되잖아, 응? ㅋㅋ




조~~~오기 꽃누나네 숙소가 보이는 나로드니 광장(Narodni trg u Splitu).
말이 광장이지 학교 운동장만한 곳이다. 그럼에도 워낙 좁디 좁은 골목길이 이어지다 보니 너르게 느껴질 뿐이고, 건물 사이 공간이다 보니 밤에는 말소리며 발걸음소리가 마구 울려퍼진다. 꽃누나들이 휴가철에 갔으면 시끄럽다고 승기 타박했을 듯. ㅋ




숙소 돌아오는 길에 너므 가게 창가에 앉아 꾸벅꾸벅 조는 냥이 발견, 귀여워서 찍으려니 귀신같이 눈떴지만, 졸음이 아직 덕지덕지 붙어 있음. ㅋㅋ 걍 여기 터줏대감인가봐, 돌아가는 날까지 봤어.




물이랑 뭐 이것저것 사러 슈퍼 간 김에 맥주도 일병 사왔다.
이건 카를로바츠코(Karlovačko)라고 앞서 기내에서 마셨던 오쥐스코에 이은 매출2위.
이건 뭐 마실수록 Rothaus가 그립자나!




이걸 들고 다닐 수도 없고. ㅋㅋ




이건 너무 많아서 다 마실 수가 없자나! ㅋㅋ
암튼 오랜만에 본 햇살에 너무 흥분한 나머지+과다한 광합성+미미한 알콜흡입으로 소파에서 걍 자버렸다고 하는 거지고모. 이렇게 첫 날은 흘러가고....